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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민주당, 팩트파인더의 펜대가 치졸한 사법사냥에 꺾이겠나?
  • 윤갑희 기자
  • 등록 2025-11-12 11:48:19
  • 수정 2025-11-12 12:45:19



2025년 11월 11일은 대한민국 언론 자유에 큰 치욕으로 기록될 것이다.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팩트파인더 박주현 칼럼니스트를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했다. 이에 박 칼럼니스트는 피고발인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거대 여당이 대통령에 대한 비판적인 텍스트 하나를 문제 삼아 언론인 개인의 목에 형사 고발이라는 칼을 들이댄, 명백한 '언론 탄압'이자 '정치 보복'이다. 


칼럼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7월 포스코이앤씨 산재 사망 사고를 두고 “산재는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라며 날선 발언을 한 사실을 지적했다. 이런 폭압적인 발언에도 언론이 비판 한마디 없이 침묵한다면, 과연 대한민국 언론은 무엇을 위해 존재하겠나.


박주현 칼럼니스트가 한 일은 그 '논리의 거울'을 대통령에게 그대로 비춰준 것뿐이다. 칼럼은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와 연관된 주변 인물들이 연이어 극단적 선택을 한 비극적 사실을 상기시켰다.  박 칼럼니스트의 표현대로, "그의 주변을 맴도는 죽음의 그림자가 얼마나 짙고 서늘한지 다들 익히 알고 있다." 급기야 그의 비서관마저 "이젠 정치를 그만두시라"는 피맺힌 유언을 남기고 스러져 갔다.    

더불어민주당사 (사진=연합뉴스)

칼럼은 이 명백한 사실들을 토대로 대통령의 논리를 대통령에게 되돌려주었다. "설령 죽음을 직접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자신의 행동이 누군가를 벼랑 끝으로 몰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인지하면서도 그 질주를 멈추지 않았다면, 그것이야말로 그가 기업에 들이대는 ‘미필적 고의’의 정의 그 자체가 아닌가." 


이것이 어떻게 허위사실인가? 이것은 대통령 자신의 논리를 돌려준 명백한 ‘논리적 비평’이자 자유로운 ‘의견 표명’일 뿐이다.

설령 대통령에게 타인을 ‘살인’으로 몰아붙일 수사적 특권이 있다 하더라도, 그렇다면 언론인에게는 그 표현을 비판할 자유조차 없다는 말인가? 이런 치졸한 고발장을 작성한 자도 이 사실을 모를 리 없다.


법리적으로도 민주당의 고발은 성립 불가능한 억지다. 대법원 판례는 '사실의 적시'와 '의견 표명'을 명확히 구분한다. '사실'은 증거로 입증이 가능한 구체적 사건을 의미한다. '미필적 고의에 의한 정치적 책임'은 법정이 아닌 '여론의 법정'에서 평가될 '가치 판단'이지, 입증 가능한 '사실'이 아니다. 

평균적인 독자라면 그 누구도 이 칼럼을 읽고 "대통령이 측근들의 죽음에 법적 책임이 있구나"라고 생각지 않는다. 박주현 칼럼은 대통령의 발언 과 측근의 비극적 죽음  및 유서 라는 '진실한 사실'에 기초하여 '의견'을 개진했을 뿐이다. 


이번 고발은 비판 언론에 재갈을 물리려는 민주당의 체계적인 '전략적 봉쇄 소송'(SLAPP)의 일환이다.  2024년 한 해에만 민주당은 언론중재위에 124건의 제소를 남발했고, 그중 65%가 '기각' 또는 '취하'되었다. 이길 수 없는 싸움이라도 일단 걸고 보는, 언론사를 괴롭히기 위한 '소송전' 그 자체다. 어디 그뿐인가. 당 홈페이지에 '민주파출소'라는 사설 검열 기구를 차려놓고 지지자들을 동원해 '가짜 뉴스' 신고를 독려하며 11월 기준 21만 건이 넘는 제보를 쌓았다. 심지어 "카톡도 성역이 아니다"라며 일반 국민의 사적 대화까지 검열하겠다는 '디지털 사찰' 의지까지 보인 바 있다. 글자 그대로 체계적 입틀막 시스템이다. 

여기에 '징벌적 손해배상'이라는 법적 흉기까지 벼리고 있다.  최대 5배의 배상을 물리겠다면서, 정작 이 법을 악용할 소지가 다분한 '정치인'과 '고위 공직자'는 배상 청구 대상에서 제외하자는 언론계의 합리적 요구를 묵살했다. 이 법이 '가짜 뉴스 근절'이 아니라, '비판 언론 손보기'를 위한 '권력의 무기'임을 스스로 자백한 셈이다. 한겨레, 경향신문 같은 진보 매체와 언론 현업 단체들마저 "권력 감시 위축"을 우려하며 반대하는 이유다. 

가장 역겨운 것은 그들의 뻔뻔한 '내로남불'이다. 불과 얼마 전, 검찰이 이재명 대표를 수사할 때 그들이 외쳤던 구호를 기억하는가. 그들은 검찰 수사를 "가히 '인간사냥'이라 부를 만하다"고 맹비난했다. 이 대표 스스로도 자신을 향한 수사를 "이재명을 잡을 때까지 하는 '사법사냥'"이라고 비판했다. 

그랬던 그들이, 이제는 권력을 잡고서 한 민간인 언론인의 '표현'을 문제 삼아 국가권력(경찰)을 동원해 '언론 사냥'을 자행하고 있다. 그들은 '인간사냥'을 반대한 것이 아니었다. '사냥감'이 되는 것이 싫었을 뿐이며, '사냥꾼'의 자리를 탐했을 뿐이다.


민주당에 준엄히 경고한다. 칼럼니스트 개인을 경찰서에 세워 모욕을 주는 방식의 '법률 전쟁'은 이미 언론인의 펜을 꺾은 것이 아니라, 거대 권력의 폭압적 행태를  증명하는 '명예의 훈장'이 될 것이다.


우리는 이 야만적인 언론 탄압에 맞서 한 치도 물러서지 않을 것이다. 역사는 2025년 11월 11일을 '민주당 언론탄압의 날'로 기록할 것이다.
(참고로 11월 11일은 펜대가 4개나 바로 서 있는 날이다.)

고발당한 기사 : 대통령 한마디에 기업 하나정도는 날아가는 나라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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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ain7772025-11-13 12:07:03

    팩트파인더 참언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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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5-11-13 09:39:26

    바른말하는 언론은 팩트파인더가 유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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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5-11-13 06:23:46

    잘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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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5-11-13 03:52:00

    이런 신생 작은 언론까지 입막음하려는 정부. 참 알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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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rrp04712025-11-12 23:14:13

    항상 응원합니다! 미약하나마 원고료 납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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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5-11-12 16:47:56

    귀한 기사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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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5-11-12 16:32:37

    기사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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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5-11-12 14:56:57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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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5-11-12 14:46:24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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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dongong2025-11-12 14:02:11

    응원할게요!! 팩트파인더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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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5-11-12 13:54:18

    싫은 소리 하나 안 들으려고 부들거리는 게 딱 이재명 수준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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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5-11-12 13:16:43

    짜잔하고 치졸한 모리배들...ㅉㅉ
    거대 여당이 한 개인의 칼럼이나 문제삼다니
    공산국가 특히 북한에서나 볼 수 있는 일을 스스럼없이 자행하다니 더불어공산당의 종착지가 다가오는듯 하네요. 박주현님 팩트파인더 홧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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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on6er2025-11-12 12:28:43

    얼마나 트집잡고 싶었으면 아니면 찔리는게 있었던건지 저런 비판도 못 견디나 싶네요
    앞으로 또 얼마나 괴롭힐지
    팩트파인더 응원합니다 어떤 압박이 있어도 정신줄들도 항상 함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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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5-11-12 12:10:19

    11월 11일 꺽이지 않는 펜대의 날로 기억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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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5-11-12 12:02:24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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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5-11-12 11:56:09

    감히 펜대를 꺾으려 하다니요 민주당 언론탄압을 규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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