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 6일 전
장동혁 면전에 "농지조사 더 세게 하라!"던 농민대표, 알고보니?
"저는 농지 전수조사, 제 생각에는 더 세게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정부의 농지 전수조사를 '농민 수탈'이라며 중단을 요구하던 간담회장에서, 농민 단체 대표가 마이크를 잡고 이렇게 말했다. 한국후계농업경영인(한농연) 충주시연합회장 이복해 씨였다.
'농민의 분노'를 듣는 자리였다
9월 30일 충북 충주 하나로마트 탄금점. 간담회의 이름부터 '농민 수탈 농지 전수조사 간담회'였다. 농민 단체 관계자들은 땅이 안 팔린다, 농지은행은 1급지만 사준다며 하소연했다. 농민의 불만을 듣고 모으는 자리였다.
이 회장도 "욕 한 번 하고 시작하겠다"며 입을 뗐다. 그런데 욕의 방향이 정부가 아니라 정치권이었다. 그리고 곧 "더 세게 해야 된다"는 말이 나왔다.

그의 논거는 수상할만큼 구체적이었다. 서울 사람이 천 평쯤 되는 땅에 호두나무를 심겠다고 허락을 받아놓고, 막상 호두나무는 두세 개만 꽂아놓고 농지를 보유했다는 등의 사례를 들며 그는 "그게 잘못된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땅이 몇 평인지, 무슨 나무인지, 몇 그루가 심겼는지까지 안다. 농사를 오래 지었다고 남의 땅에 호두나무가 몇 그루 꽂혔는지까지 아는 건 아니다.
수수께끼는 본인 입으로 풀렸다. 이 회장은 서울 사람이 농지를 사겠다고 시에 올라오면 나이 들어 땅을 팔려는 분들 때문에 막을 수만은 없다고 말하면서, 자신이 현직 군 농지 심의위원이라고 밝혔다. 호두나무 사례는 농지 취득 신청서를 심사하는 자리에서 본 장면이었다.
농민 이름표를 단 이해당사자
농지위원회는 농지를 사려는 사람의 영농 의지를 따져 투기성 취득을 걸러내는 기구다. 법이 정한 기능에는 농지 소유 등에 관한 조사 참여도 들어 있다. 정부 계획도 마찬가지다. 전수조사 심층조사 중 불법 임대차가 의심되는 농지는 농지위원회 위원과 마을 이장 등이 참여하는 탐문조사를 병행하기로 했다.
전수조사의 조사 틀 안에 들어가 있는 사람이, 농민의 분노를 듣겠다고 연 간담회에 농민 단체 대표라는 이름표를 달고 섞여 들어와 "조사를 더 세게 하라"고 외친 것이다. 시험 감독관이 수험생 대표 자격으로 나와 "시험을 더 어렵게 내라"고 하는 모양새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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