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 2026. 4. 28.
민주 '한예종 광주 이전'에 해외 살펴보니… 中·프랑스도 수도에 위치
더불어민주당 주도 ‘한예종 광주 이전법’ 발의에 총학생회 강경 반대 성명
입시 현장선 벌써 기피 현상… “동국·중앙·세종·성균관 등 타 서울권 대학으로 목표 선회”

더불어민주당이 한예종(한국예술종합학교)을 오는 7월 출범하는 전남광주특별시에 이전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23일 학교 구성원들은 총학생회를 통해 반대입장을 명확히 밝혔고, 입시생들 사이에서도 기피 현상이 커지고 있다. '지역 균형 발전'이라는 정치적 명분을 앞세워 예술을 '창작자의 성과'가 아닌 '정치적 성과'로 보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지난 22일, 더불어민주당 정준호 의원을 필두로 광주광역시 지역구 의원 8명(정준호·조인철·박균택·안도걸·양부남·정진욱·전진숙·민형배)이 공동발의한 한예종 광주 이전 법안이 큰 사회적 혼란을 야기했다. 총학생회는 "정치적 편의를 위해 학생들에 대한 고려나 일말의 예고 없이 추진된 주장"이라고 비판했고, 일각에서는 국가가 입법 권력을 동원해 특정 대학의 소재지를 강제 이전하는 것은 교육의 자율성을 침해하는 행정 폭력이란 목소리까지 나온다.
중국의 3대 예술대학인 중앙희극학원과 베이징 필름 아카데미(Beijing Film Academy), 상하이 희극학원은 각각 베이징과 상하이에 위치하고 있다. 프랑스 역시 순수미술계의 최고 권위 대학 파리 국립고등미술학교(Beaux-Arts de Paris)를 파리에 위치시키고 있다. 공산권의 영향이 미치거나 미쳤던 국가에도 예술 대학만큼은 창작 활동 반경과 소비 패턴에 맞춰 대도시에 위치한다. 정부와 의회가 정치적 목적을 위해 국립대학을 강제로 이전시키려는 시도는 다른 국가들에서도 유례를 찾기 힘들다.
광주 이전에서 가장 큰 쟁점 역시 ‘문화예술 생태계와의 단절’이다. 총학생회가 인용한 2025년 공연예술통합전산망 결산 자료에 따르면, 전국 문화기반시설의 36.9%가 수도권에 위치해 있으나, 실제 티켓 판매액 비중은 무려 82.7%에 달한다. 전업 예술인의 50~60%가 수도권에 거주하며 활동하는 철저한 ‘수도권 중심’ 생태계다. 성공한 서울의 캠퍼스를 뚝 떼어 비서울에 옮겨 놓는다고 해서 인프라가 없는 진공 상태의 지방 자생력이 저절로 높아지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탁상행정’의 부작용은 당장 입시 현장에서 가장 크게 느끼고 있다. 매체 연기를 희망하는 한 입시생은 “최근 희망 대학 순위가 동국대, 세종대, 성균관대, 그리고 한예종 순으로 바뀌었다”고 토로했다. 한예종 광주 이전 소문이 돌면서 주변에도 예전처럼 한예종 진학에 매달리던 학생들이 급감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예종 총학생회는 성명을 통해 "(해당) 법안은 교육기관의 본질과 학생들의 학습권을 외면한 채, 정치적 필요에 따라 학교를 이전 가능한 대상으로 취급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특히, 한예종의 오랜 숙원 사업인 '설치법 제정'을 볼모로 잡아 부지 이전 의제와 하나로 묶어 발의한 것에 대해 "입법권자가 선제적으로 위치를 특정하는 횡포"라며 깊은 우려를 표했다.
한편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경기지사 예비후보 역시 1일 '공약 2탄'을 내고 한예종을 경기도로 이전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하남 감일지구가 검토되고 있다. 정준호 의원은 "수도권에만 집중된 문화예술 인프라를 지역으로 분산해 예술 균형발전을 이뤄야 한다"며 전남광주를 법안에 넣었고, 조상호 더불어민주당 세종시장 예비후보는 세종시로 반드시 한예종을 유치하겠다며 고준일·김수현·이춘희·조상호·홍순식 5인의 경선 후보 명의로 서명식을 거행했다.
강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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