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 2026. 4. 30.

AI전문가 하정우, 악수하는 법은 AI에게 안 물어봤나?

구포시장 상인들과 악수한 후 손을 털은 하정우 전 수석

정청래 및 기자들과 악수한 후엔 손을 털지 않아

악수는 정치인의 약속이라 했던 루즈벨트, 클린턴, 박근혜

AI전문가 하정우, 악수하는 법은 AI에게 안 물어봤나?


부산 북갑 보궐선거에 출마한 하정우 전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이 첫 지역 행보에서 ‘악수 후 손 털기’ 논란에 휘말렸다. 4월 29일 부산 구포시장을 방문해 상인·주민들과 악수를 나눈 뒤, 일부 상인들과 손을 맞잡은 직후 손을 털거나 비비는 듯한 장면이 영상에 포착됐다. 3초짜리 ‘손 털기 짤’이 온라인에서 급속히 퍼지면서 “상인 손을 더럽다고 여긴 거냐”, “엘리트의 오만함”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구포시장을 방문해 상인과 악수를 한 후 손을 털고 있는 하정우 전 AI수석(커뮤니티 갈무리)
구포시장을 방문해 상인과 악수를 한 후 손을 털고 있는 하정우 전 AI수석(커뮤니티 갈무리)

더욱 논란이 가열된 것은 같은 날 청와대 출입 기자단과의 마지막 인사 악수에서는 손을 털거나 닦지 않았기 때문이다. 시장 상인과는 다르게 기자들과의 악수에서는 자연스럽게 마무리한 모습이 비교 영상으로 확산되면서 “상인 손은 털고, 기자 손은 안 털고?”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은 “나도 하정우 만나면 악수하고 바로 손 털어봐야겠다”며 직격했다.


정청래 대표와 악수하는 하정우 전 AI수석(사진=연합뉴스)
정청래 대표와 악수하는 하정우 전 AI수석(사진=연합뉴스)

정치인에게 악수는 단순한 인사가 아니다. ‘스킨십 정치’의 핵심이다. 강하고 따뜻한 악수는 신뢰를 심어주지만, 한 번의 무성의한 행동은 서민을 멸시하는 프레임으로 치명상을 입는다. 특히 소셜미디어 시대엔 3초 클립 하나가 선거판을 뒤집을 수 있다.


클린턴과 박근혜의 악수 투혼

역대 미국 대통령들은 악수를 ‘대중과의 약속’으로 승화시켰다. 테디 루즈벨트(Theodore Roosevelt) 전 대통령은 1907년 신년 백악관 오픈하우스에서 단 하루 만에 8,513명과 악수하며 기네스 세계기록을 세웠다. 평균 4초에 한 명씩, 10시간 넘게 악수를 이어간 ‘인민의 대통령’ 이미지는 그의 정치적 자산이 됐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역시 “악수할 때마다 눈을 맞추고 집중한다”는 평가를 받으며 ‘사람 냄새 나는 정치’의 상징이 됐다. 조지 W. 부시, 존 F. 케네디 등도 대량·진심 악수로 서민층 지지를 끌어모았다.


2012년 부산 구포에서 선거유세를 하고 있는 박근혜 당시 선대위원장 (자료사진)
2012년 부산 구포에서 선거유세를 하고 있는 박근혜 당시 선대위원장 (자료사진)

국내에서도 박근혜 전 대통령(당시 선대위원장)의 ‘손 부상 악수’는 대표적 긍정 사례다. 2012년 총선 기간, 과도한 악수로 오른손에 극심한 통증이 생겼다. “악!” 소리를 내며 손을 빼는 장면이 포착됐고, 붕대를 감고 유세를 이어갔다. 당 관계자들은 지지자들에게 “왼손으로 악수해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지만, 박 후보는 통증을 참으며 악수를 멈추지 않았다. 이 ‘희생적 투혼’은 오히려 강인한 이미지를 더하며 대선 승리 요인으로 꼽혔다. 악수가 정치인의 ‘직업병’이자 ‘헌신의 증표’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다.


악수후 손을 닦았던 해리스 부통령

반면, 악수 후 ‘손 닦기·털기’는 비난을 부른다. 2021년 5월,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은 백악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악수한 직후 오른손을 재킷에 문지르는 장면이 포착됐다. 영상이 바이럴되면서 미국 보수층과 SNS에서 “insulting gesture(모욕적 행동)”, “외교 결례”라는 거센 비판이 쏟아졌다. “악수한 손을 바로 닦다니, 상대를 더럽게 여긴 거냐”는 지적이 잇따랐고, 해리스의 ‘엘리트 이미지’에 타격을 줬다. 외교 현장임에도 불구하고 ‘인간성 테스트’에서 실패한 대표적 워스트 케이스다.


하정우 후보, AI 전문가인데 ‘악수 예절’은 AI에게 안 물어봤나?

하정우 후보의 구포시장 장면은 해리스 사례와 판박이다. 청와대 AI 수석으로서 ‘국가 AI 정책’을 총괄한 인물이, 정작 정치의 기본인 ‘악수 예절’에서 실수한 셈이다. 기자들과의 악수에서는 손을 털지 않았으면서 상인과의 악수에서는 털었다는 비교 영상이 더 큰 화를 부르고 있다. 만약 AI에게 “정치인 악수 예절은 어떻게 해야 하나?”라고 물었다면, 아마 이렇게 답했을 것이다.


AI에게 선거 운동 악수 예절을 물어봤다 (AI 생성)
AI에게 선거 운동 악수 예절을 물어봤다 (AI 생성)

“악수는 진심 어린 눈맞춤과 따뜻한 그립으로 유권자와의 신뢰를 쌓는 행위입니다. 테디 루즈벨트처럼 대량 악수를 통해 ‘인민의 대통령’ 이미지를, 박근혜처럼 통증을 참으며 ‘헌신’을 보여주세요. 절대 악수 후 손을 털거나 닦지 마세요. 카멀라 해리스처럼 3초 클립 하나로 ‘엘리트 오만’ 프레임에 갇힐 수 있습니다. 특히 상인과 기자 사이에 ‘선택적’ 행동은 더 큰 역풍을 부릅니다.”


누군가는 ‘그런 사소한 장면 가지고 트집을 잡느냐’고 말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선거는 이성보다 감성이, 무엇보다 첫인상이 훨씬 더 강력하게 민심을 움직이는 전장이다.

이재명 대통령의 AI미래기획수석이라는 높은 자리에서 정치판에 첫발을 내디딘 하정우 전 수석에게, 구포시장 상인과의 악수 후 손을 털었던 그 순간은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서민과의 거리감을 드러낸 아픈 상징이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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