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 2026. 5. 26.
서소문 사고에 ‘호재’? 정원오 지지자의 패륜에 경악한다
26일 오후 2시 33분경 서울 서대문구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 현장에서 상판 구조물이 붕괴했다. 59년 된 노후 고가도로 철거 작업 중 발생한 참사로 현장소장·감리단장·외부 전문가 등 3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 구조물이 도로를 덮치면서 작업자들을 매몰시켰고, 인근 철도 운행까지 중단됐다.
사고 소식이 전해지자 더불어민주당 정원오 서울시장 후보와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는 선거운동을 잠정 중단했다. 정 후보는 “사고 수습이 최우선”이라며 즉시 현장을 찾았고, 오 후보도 “시민 안전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며 현장 방문 의사를 밝혔다. 정 후보 캠프는 내부 공지로 “일체의 선거 캠페인 연계나 상대 비방을 금한다”는 자제령까지 내렸다.
그런데 바로 그 순간, 정 후보 지지자 단톡방 ‘정원오의 착착캠프 지지자 모임’(117명)에서는 전혀 다른 반응이 터져 나왔다. 속보 기사가 공유된 직후 한 참여자(닉네임 ‘부끄러운 앙몬드’)가 다음과 같은 댓글을 올렸다.

“호재입니다! 정원오 후보께서 이걸 적극적으로 공세에 활용했으면 좋겠습니다! 기왕이면 피해가 더 커야 좋을텐데요....!!”
다른 참여자가 “이 글 가려주세요”라며 수습하려 했고, 결국 방은 오후 3시 57분경 강제 종료됐다. 해당 캡처 화면은 이용호 전 의원이 페이스북에 공유하면서 논란이 본격화됐다.
이에 대해 X에서는 "한 10명 20명 100명 죽어야 만족할런지", "개딸은 정신병이다", "병이 아니라 괴물", "인류애가 사라진다" 등의 비판적인 언급이 쏟아졌다. 한 X 사용자의 말처럼 대체 몇 명이 죽어야 저 정원오 지지자는 만족할까. 저들은 스타벅스 사태에서 홍위병 노릇을 하면서 역치가 높아진 도파민을 충족시키려 혈안이 된걸까.
철없는 일개 지지자의 일탈일 뿐이라고? 불행히도 정원오 캠프와 민주당 측의 초기 반응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사고 직후 정 후보 캠프 종합상황본부장을 맡은 채현일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다음과 같은 글을 올렸다.
“오늘 서소문고가차도 붕괴는 오세훈 시장의 안전 불감증이 낳은 예고된 참사”, “시민 안전은 뒷전으로 밀어두고 늘 보여주기와 땜질 처방에만 매달린 오세훈 시정의 민낯이 그대로 드러난 것”, “오늘 사고로 분명해졌다. 오 시장의 안전 행정은 끝났고 안전 불감증의 끝판왕이라는 말조차 아깝지 않다.”
이 글은 사고 발생 직후 게시됐다가 정치 공방 이용 비판이 쏟아지자 빠르게 삭제됐다. 채현일 의원뿐 아니라 민주당 인사들 사이에서도 ‘오세훈 책임론’이 즉각 제기됐다. 캠프는 자제령을 내렸지만, 정작 지지자 단톡방에서 터져 나온 ‘호재’ 발언에 대해서는 “선거캠프와 관련 없는 대화방”, “처음 본다”, “캠프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 “논평하지 않는다”며 선만 그을 뿐이었다. 강력한 사과나 내부 단속 의지는 보이지 않았다. 심지어 서대문을 지역구로 둔 김동아 의원은 '실실 웃는 장면'도 언론에 노출되었다. '호재'를 맞은 기쁨인가?
이게 과연 ‘일개 지지자의 철없는 일탈’인가. 아니다. 이는 민주당이라는 정당의 문화 문제다. 저들은 불행한 사고를 선거에 이용하거나 정치 프로파간다로 삼아 세력을 확장하는데 너무나 이골이 나 있다.
천성산에 있는 도롱뇽부터 제주의 구럼비 바위까지 감성팔이만 할 수 있다면, 세월호부터 이태원참사까지 대중의 분노만 자극할 수 있다면, 광우병부터 사드까지 허위정보를 통해 대중을 현혹할 수만 있다면 집단적으로 흥분하는 것이 정치투쟁에서 이기는 전략이라는 것이 저 말단의 단톡방 지지자에 이르기까지 너무나 체화되어 있는 조직인 것이다.
후보 캠프의 핵심 인물이 먼저 ‘예고된 참사’ 프레임으로 정치적 공세의 신호탄을 쏘아 올리고, 지지자들은 그 신호를 받아 “피해가 더 커야”라는 극단적 언어까지 '착착'이다. 참으로 '착착'캠프다.
대한민국 정치가 그들 때문에 “더 큰 피해”를 입는다. 이는 오래전 “예고된 참사”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