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 2026. 6. 1.
[팩트체크] 정원오 '전통시장 드라이브스루' 조롱이 된 한마디의 실체
더불어민주당 정원오 서울시장 후보의 ‘전통시장 드라이브스루’ 공약이 6·3 지방선거를 이틀 앞두고 최대 논란거리로 부상했다. “차에서 내리지 않고 물건을 받는다”는 한마디에 야권과 온라인에서 “황당하다”, “시장도 안 가봤나”는 비판이 폭주하는 가운데, 실제 내용과 실현 가능성을 면밀히 분석해보니 단순한 ‘말도 안 되는 공약’으로 치부하기엔 아쉬운 지점이 적지 않다.
“차에서 내리지 않고 시장 장보기?” 정 후보가 밝힌 진짜 내용
정 후보는 지난 5월 중순 ‘세금이 아깝지 않은 정책(세아정)’ 26탄을 통해 이 공약을 발표했다. 본인 공식 채널에 직접 게재한 글은 다음과 같다.
“전통시장에 가면 물건은 좋은데 무거운 짐 들고 다니기 어렵고, 주차 걱정 때문에 망설여질 때가 있습니다. 온라인 주문과 새벽배송이 익숙해진 시민들에게 저렴하고 신선한 시장이 점점 외면받고 있습니다. 서울시는 전통시장 온라인 주문과 공동배송 서비스를 강화하겠습니다. 또한, 차에서 내리지 않고 물건을 받을 수 있는 드라이브 스루 서비스도 도입하겠습니다.”
핵심은 시장 골목 안으로 차를 몰고 들어가는 게 아니다. 미리 온라인으로 주문한 뒤 시장 입구나 인근 지정 장소에서 차에서 내리지 않고 물건을 받아가는 ‘드라이브스루형 픽업’ 방식이다. 전체 패키지는 온라인 주문 플랫폼 강화 + 시장 단위 공동배송 + 차량 픽업 존 설치로 구성된다.
그가 직접 근거로 든 사례는 노량진수산시장이다. 2020년 코로나19 때 수협이 시장 남문 쪽에 임시 드라이브스루 부스를 설치해 운영했다. 차를 대고 창문으로 수산물을 사고 최대 20~30% 할인까지 받는 방식이었는데, 당시 매출이 상당히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2021년에는 앱 연계 드라이브 픽업 서비스까지 추가로 도입했다.
“시장 골목에 차 끌고 들어가?”… 비판이 쏟아진 이유
야권과 온라인에서 “황당 공약”이라는 비판이 쏟아진 데는 이유가 있다.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은 즉각 SNS를 통해 “정 후보는 전통시장도 안 가봤습니까? 사람 다니기도 좁은 시장 골목에 드라이브스루를 도입하겠다고 한 것”이라며 강하게 공격했다.
실제로 서울 주요 전통시장(광장시장, 통인시장 등)의 골목 폭은 대부분 2~4m에 불과하다. 차량 진입 자체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고, 보행자 안전·위생 문제도 심각하다. 상인 대다수가 고령인 점도 디지털 주문·공동배송 참여를 어렵게 만드는 현실적 장벽이다. “드라이브 스루형 시장”이라는 표현이 사람들로 하여금 시장 내부에 차가 들어오는 장면을 떠올리게 만든 것이 결정적이었다.

노량진에서 이미 성공한 모델… 숨은 실현 가능성
그러나 공약을 자세히 뜯어보면 완전히 터무니없는 아이디어는 아니다. 정 후보가 말한 ‘드라이브 스루 서비스’는 시장 내부가 아니라 주변 또는 입구에 픽업 존을 만드는 형태로 해석된다. 노량진처럼 도로 접근이 비교적 용이한 시장에서는 이미 검증된 모델이다.
온라인 주문 + 공동배송 + 차량 픽업은 이미 해외 일부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운영 중인 모델이다. 국내에서도 코로나 기간 여러 시장이 임시 드라이브스루나 커브사이드 픽업을 통해 긍정적 효과를 본 바 있다. 기술적으로도 서울시가 통합 앱을 만들고 기존 주차장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단계적 도입이 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D-2 선거판 최대 논란… 정 후보에겐 양날의 검
6·3 지방선거를 이틀 앞둔 지금, 이 공약은 정 후보에게 양날의 검이 되고 있다. 민주당 지지층 일부에서는 “시장 활성화를 위한 혁신”으로 평가하지만, 중도층과 야권 지지층 사이에서는 “현실 감각이 떨어진다”는 인식을 강화하는 결과로 작용했다. 특히 서울 시장 선거가 초박빙 양상인 상황에서 “시장도 안 가봤다”는 프레임은 정 후보 이미지에 적지 않은 타격을 주고 있다.
전문가들은 “방향성은 맞지만 소통에 실패했다”고 지적한다. ‘드라이브 스루형 시장’ 대신 “온라인 주문 후 차량 픽업 서비스”라고 더 명확하게 설명했다면 비판 강도가 훨씬 낮았을 것이다. 또한 구체적인 실행 계획(어느 시장 대상, 예산 규모, 단계적 도입 방안)이 부족한 점도 한계로 지적된다.
말도 안 되는 공약? 미완의 혁신?
정 후보의 전통시장 드라이브스루 공약은 “말도 안 되는 공약”이라기보다는 “잘못 전달된 필요한 아이디어”에 가깝다. 전통시장이 살아남기 위해 디지털 전환과 접근성 개선이 필수라는 점은 분명하지만, 서울이라는 초고밀도 도시에서 전면 적용하기엔 공간·비용·상인 수용성 측면에서 한계가 뚜렷하다. 투자 대비 효율이라는 측면은 따로 분석해야 할 부분이다.
그런데, 정원오 후보는 왜 이에 대해 적극적 해명을 하지 않았을까? 혹시 본인의 공약을 잘 몰랐었기 때문은 아닐까? 그래서 숨기고픈 공약이 되어버렸을 가능성은?
![[팩트체크] 정원오 '전통시장 드라이브스루' 조롱이 된 한마디의 실체](/api/blob/legacy-cheditor4-2606-84072e3399aa5792b386f088f60b08f918fd0eb7.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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