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 2026. 6. 4.
이낙연 “대한민국 수준 처참해져… 투표용지 부족은 헌법 위반”
새미래민주당 이낙연 상임고문이 6·3 지방선거 본투표 과정에서 벌어진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듣도 보도 못한 사태”로 규정하며 대한민국의 제도적 수준과 국가기관의 안이함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이를 단순한 행정 실수가 아닌 헌법 위반으로 보고, 선거의 4대 원칙(보통·평등·직접·비밀선거) 가운데 최소 3개가 훼손됐다고 주장했다.

“사전투표에서는 권력자들이 투표내용을 공개했다… 본투표에서는 투표용지 부족 사태”
이낙연 상임고문은 자신의 SNS에 올린 글에서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우리가 자랑스러워하던 대한민국의 수준이 처참해졌다. ‘투표용지 부족’으로 투표를 제대로 못하는, 듣도 보도 못한 사태에까지 이르렀다. 사전투표에서는 권력자들이 투표내용을 공개했다. 그러더니 본투표에서는 투표용지 부족사태가 드러났다. 이승만 시대에도, 전두환 시대에도 없던 일이 2026년의 대한민국에서 벌어졌다.”
그는 과거 권위주의 정권 시절에도 발생하지 않았던 일이 민주화 이후 30년이 넘은 지금 벌어졌다는 점을 특히 강조했다.
“중앙선관위는 몹시 안이하고 태평하다… ‘혼란과 심려’ 사과 자체가 한심”
이낙연 상임고문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대응을 강하게 질타했다.
“그런데도 중앙선관위는 몹시 안이하고 태평하다. 선관위 사무총장은 국민께 ‘혼란과 심려’를 드렸다고 사과했다. 이 사태가 ‘혼란과 심려’ 정도의 문제라는 인식이 한심하고 뻔뻔하다. 중앙선관위원장은 선관위의 ‘권한의 한계’ 뒤에 숨으려 하고, 청와대는 ‘선관위가 할 일’이라고 떠넘긴다. 모두가 사태의 심각성을 모르는 것 같다.”
그는 국가기관, 특히 헌법기관인 선관위가 사태의 중대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태도가 문제의 핵심이라고 봤다.
“헌법 4대 원칙 가운데 적어도 3개를 깨뜨린 헌법위반”
이낙연 상임고문은 헌법 조항을 직접 인용하며 이번 사태의 위헌성을 분석했다.
“헌법은 41조 국회의원선거 조항, 67조 대통령선거 조항에서 선거의 4대 원칙을 분명히 규정했다. 보통, 평등, 직접, 비밀선거의 원칙이다. 보통선거는 일정한 연령을 넘으면 모든 국민이 투표권을 갖는다는 뜻이다. 평등선거는 누구나 1인1표의 투표권을 갖는다는 의미다. 직접선거는 유권자 본인이 직접 투표해야 한다는 것이다. 비밀선거는 투표내용이 공개돼서는 안 된다는 원칙이다. 이번 사태는 선거의 4대 원칙 가운데 적어도 3개를 깨뜨린 헌법위반이다. 투표용지 부족은 보통선거, 평등선거의 원칙을 위반했다. 기표내용 공개는 비밀선거 원칙에 어긋난다. 이렇게 위중한 위헌사태 앞에서 국가기관, 그것도 헌법기관들이 안이하고 태평한 태도를 보이는 것. 그것이 투표용지 부족보다 더 처참한 대한민국의 수준이다.”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경과
6월 3일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본투표일, 서울 송파구를 중심으로 강남구·광진구 등 최소 14개 투표소에서 투표용지가 동나 투표가 일시 중단되거나 수십 분에서 수 시간 대기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선관위는 높은 투표율(최종 잠정 61%)로 인해 일부 투표소에서 준비한 용지가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송파구 일부 투표소에서는 전체 유권자 수 대비 50% 정도만 용지를 인쇄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관위는 용지를 긴급 이송하고, 마감 시각(오후 6시)을 넘기더라도 대기 유권자가 모두 투표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일부 투표소는 오후 10시경에야 투표가 종료됐다.
허철훈 중앙선관위 사무총장은 같은 날 저녁 대국민 사과를 하며 “공정한 선거 관리에 대한 국민 신뢰를 훼손한 데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선관위는 이후 “이번 사안은 공직선거법상 선거 연기나 재선거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개표를 계속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민의힘은 사태의 심각성을 들어 개표 중단과 진상규명, 책임자 문책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시민 항의 시위가 이어졌다. 선관위는 재발방지 대책 마련과 철저한 조사를 약속했으나, “재선거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낙연 상임고문의 비판처럼, 투표용지 부족 사태는 단순한 물량 부족을 넘어 유권자의 참정권 행사와 선거의 신뢰성을 흔든 사건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선관위의 준비 부족과 대응 미흡이 불러온 결과가 어디까지 파장을 일으킬지, 향후 진상조사 결과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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