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 2026. 6. 4.

뻔뻔한 조승래, 선관위 질타. 갑자기?

조승래의 ‘저급 정치’ 프레임, 오히려 제 발등을 찍다

뻔뻔해도, 너무나 뻔뻔하다.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이 4일 “선관위 행정을 책임지는 사무총장 거취까지도 고민해야 하지 않나”라고 했다. 그는 “선거가 마무리된다고 흐지부지 끝나지 않을 것”이라며 “누군가는 분명히 책임을 져야 하고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을 향해서는 “선거가 불리할 것 같으니 개표 중단과 재투표를 요구하고, 유리한 국면으로 개표가 되니까 문제를 슬쩍 흘려버리는 이런 저급한 정치는 안 했으면 좋겠다”고 비판했다.

이 말만 보면 조 사무총장이 원칙과 책임의 대변자처럼 보인다. 그러나 불과 몇 시간 전, 정확히는 6월 3일 밤 그의 발언을 떠올리면 헛웃음이 나온다. 


민주당 조승래 본부장, 지선 현안 관련 브리핑
민주당 조승래 본부장, 지선 현안 관련 브리핑 (서울=연합뉴스)


어젯밤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일축하던 그 입은 어디 갔는가

3일 밤, 조 사무총장은 국민의힘이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이유로 개표 중단과 재투표를 요구하자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국민의힘이 주장하는 개표 중단과 재투표 요구는 일고의 가치가 없다”고 했다. 선관위에 대해서는 “현재 진행 중인 개표가 원활하게 진행되도록” 관리해 달라고 요구했다.


그리고 불과 12시간도 안 돼, 그는 선관위 사무총장 거취까지 거론하며 책임론을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아침이 되자 “사무총장도 고민해야 한다”는 수준으로 태세전환을 한 것이다. 저급한 정치? 이것이 바로 그가 말하는 ‘저급한 정치’의 전형이 아니겠는가.


오세훈 유리 지역구에서 터진 용지 부족, 어제는 왜 그토록 조용했나

투표용지 부족은 주로 서울 송파구(12곳)와 강남·광진 일부 투표소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송파구는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의 전통적 지지 기반이 두터운 지역이다. 


3일 낮부터 오후까지 이 지역 투표소는 아수라장이었다. 유권자들이 1시간 넘게 대기하거나 발길을 돌리는 일이 벌어졌다. 오세훈 후보 캠프는 즉각 “참정권 침해”라며 강하게 반발했고, 오 후보 본인도 “투표 못 한 지역 조치 완료 전까지 개표 중단”을 촉구했다. 출구조사에서 오 후보가 다소 불리하거나 접전으로 보였을 때, 국민의힘은 이 사태를 강하게 물고 늘어졌다.


그때 조승래 사무총장은 어디서 뭘 했는가?

개표가 진행되면서 입장을 바꾼것은 바로 조승래다. 오세훈 후보가 막판 역전승을 거두자, 이제 와서 “유리해지니 슬쩍 흘려버린다”고 국민의힘을 비난하고 있다.


반칙 당한 선수가 재경기를 요구하는 것과, 반칙 쓰고도 진 선수가 재경기를 요구하는 것

스포츠에 비유해보자. 반칙을 당한 선수가 재경기를 요구하는 것은 당연한 권리다. 그러나 반칙을 저지른 쪽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패배했을 때 “재경기 하자”고 주장한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그 순간부터 ‘지는 게임에서는 반칙을 해도 된다’는 신호가 된다. 왜냐하면, 반칙을 해도 지기만 하면 재경기를 요구할 수 있으니까. 공정한 경쟁의 기본 전제가 무너지는 것이다.


이번 사태에서 진짜 ‘반칙’은 선관위의 부실한 용지 관리다. 그로 인해 피해를 본 유권자(특히 송파 등 특정 지역)가 재투표나 보완 조치를 요구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사태를 정치적으로 계산해, ‘내게 불리할 때만’ 재경기를 외치다 ‘유리해지니’ 조용히 넘어가는 행태야말로, 반칙을 저지르고도 패배했을 때 재경기를 요구하는 꼴이다. 그리고 그런 상대를 비난하며 정작 자신은 밤새 입장을 180도 뒤집는 것 또한, 같은 논리로 비판받아 마땅하다.


선관위의 관리 실패는 분명 책임져야 한다. 허철훈 사무총장이 이미 대국민 사과를 했고, “추후 책임질 일이 있다면 책임지겠다”고 한 만큼, 철저한 조사와 제도 개선이 뒤따라야 한다. 그러나 그 책임을 묻는 방식이 ‘선거 결과에 따라’ 달라지는 한, 그것은 원칙이 아니라 정치적 무기일 뿐이다. 조승래 사무총장이 진정으로 ‘저급한 정치’를 비판하고 싶다면, 먼저 자신의 어젯밤과 오늘 아침 사이에 벌어진 입장 변화를 설명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



뻔뻔한 조승래, 선관위 질타. 갑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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