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 2026. 6. 17.
김성태 “이화영이 해외 도피 하라 했다” 법정 첫 증언 충격
김성태 “이화영이 해외 도피 권유했다” 법정 첫 증언
수원지법 형사11부(송병훈 부장판사)는 16일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검사실 술 파티 위증’ 혐의 국민참여재판 7일차 심리를 진행했다. 이날 검찰 측 증인으로 출석한 설주완 변호사(이 전 부지사의 당시 입회 변호인)는 연어 술파티 의혹을 전면 부인했고,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은 자신의 해외 도피가 이 전 부지사의 권유 때문이었다는 취지의 발언을 법정에서 처음으로 했다.
설주완 “술 냄새나 음식 흔적 본 적 없다”
설주완 변호사는 당시 상황에 대해 “1313호 검사실이나 영상녹화실에서 누군가 음식을 먹거나 술 냄새를 풍기는 흔적을 단 한 번도 목격한 적이 없다”고 증언했다. 그는 당일 동선에 대해 “오후 6시 11분께 청사를 나섰으나 추가 조사가 있다는 수사관의 전화를 받고 오후 7시 5분께 청사에 재입장했다”며 “환기가 잘 안 되는 좁은 조사실 특성상 술판이 벌어지거나 연어 등 음식물 냄새가 났다면 절대 모를 리 없고, 매우 이례적인 일이기에 반드시 기억했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화영 측, 설주완이 1시간 머물며 모든 상황 어떻게 아냐?
이화영 전 부지사 측은 설주완 변호사의 증언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변호인은 초 단위 청사 출입 태그 기록을 제시하며, 설 변호사가 당일 1313호 검사실에 머문 시간이 극히 제한적이었다고 지적했다.
변호인은 “설 변호사가 오후 7시 5분께 재입장한 뒤 13층과 15층을 1~3분 간격으로 바쁘게 오갔고, 실제로 1313호에 제대로 머문 것은 오후 7시 35분 이후 1시간 남짓에 불과하다”며 “쌍방울 측 소주 결제 시점인 오후 6시 34분으로부터 한 시간 이상 시간이 비는데, 설 변호사가 그 짧은 체류 시간 동안 모든 상황을 다 파악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이는 설 변호사가 “환기가 잘 안 되는 좁은 방이라 술 냄새가 났으면 반드시 알았을 것”이라고 증언한 부분을 정면으로 겨냥한 것이다. 이화영 측은 설 변호사가 실제로 조사실에 충분히 머물지 않았기 때문에, 술판이나 음식 냄새가 있었더라도 이를 인지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방용철, 박상웅 등 “술 반입·진술 세미나 없었다”
앞서 같은 날 재판에는 김성태 전 회장과 방용철 전 부회장, 박상웅 전 이사 등 쌍방울 핵심 관계자들도 검찰 측 증인으로 출석해 의혹을 일제히 부인했다.
박상웅 전 이사는 편의점 소주 결제 영수증을 근거로 한 위장 반입 의혹에 대해 “술은 수행기사가 구매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조사가 늦어질 것 같아 스트레스를 받아 수행기사에게 소주를 사 놓으라고 지시한 것은 맞다”면서 “해당 소주는 조사를 마치고 귀가하는 차 안에서 마셨을 뿐, 검사실로 가지고 들어갔다는 주장은 터무니없다”고 일축했다.
방용철 전 부회장은 피의자들끼리 모여 입을 맞췄다는 ‘진술 세미나’ 의혹에 대해 “검사 입회하에 광범위한 사건을 조사받다 보니 서로 기억을 되살리는 대화가 오갔을 뿐”이라며 “검사나 수사관 없이 피의자들끼리 방치된 상태에서 회유나 모의가 이뤄진 적은 없다”고 진술했다.
김성태 “이화영이 나에게 해외 나가 있으라고 했다”
김성태 전 회장은 술 파티 의혹을 부인하는 과정에서 이 전 부지사 측과 정면으로 충돌했다. 그는 구취소 접견 녹취록에서 ‘소주라도 한잔 필요하다’, ‘석수 같은 거’라고 한 대목에 대해 “이화영의 진술이 하도 오락가락해 답답한 마음에 한 말일 뿐, 위장 반입을 지시한 암호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변호인이 녹취록을 근거로 ‘이 전 부지사의 자백을 유지하기 위해 측근을 통해 변호사를 관리한 것 아니냐’고 추궁하자, 김 전 회장은 감정이 격해지며 이 전 부지사를 향해 고성을 질렀다.
“내가 돈 백(억원) 날리고 우리 사람 다 구속됐는데 내게 왜 이러느냐. 카드 쓴 거 내가 다 냈는데 왜 남 탓을 하느냐.”
김 전 회장은 이어 “저도 많이 참고 있다. 여기 기자들 와 있는데, 제가 비행기 왜 탔는지 알고 계시지 않냐. 저한테 잠시 해외에 나가 있으라고. 그때 청담식당에서 소낙비는 피하라고 했다”며 자신의 해외 도피가 이 전 부지사의 권유 때문이었다는 취지의 발언을 법정에서 처음으로 했다.
김 전 회장의 감정이 격해지자 재판부는 신문을 중단하고 다음 날 오후 1시께 재개하기로 했다.

17일 8일차 공판에서는 이 전 부지사와 함께 수원구치소에 수용됐던 제소자에 대한 증인신문이 먼저 진행된다. 이후 김성태 전 회장에 대한 변호인 측 증인신문이 마무리되고, 피고인 신문과 양측의 쟁점별 의견 진술이 이어질 예정이다. 18일에는 공소권 남용 심리가, 19일에는 최후변론과 평의, 선고가 차례로 진행되면서 10일간의 국민참여재판이 종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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