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 2026. 6. 17.
[목격담] 올림픽공원, 시민 자원봉사자들의 헌신이 빛난 민주주의 현장
올림픽공원, 시민 자원봉사자들의 헌신이 빛난 민주주의 현장
2026년 6월, 서울 송파구 잠실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일대는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촉발된 시민들의 집결 장소가 되었다. 재선거와 참정권 수호를 외치는 목소리가 이어지는 가운데, 가장 돋보인 것은 자발적으로 모인 자원봉사자들이었다. 본인피셜 놀러 왔다가 합류한 청년들, 더위와 밤을 이겨내며 시민들을 챙긴 봉사자들, 손수 만든 태극기와 피켓을 나눠주며 현장을 지킨 이들의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누가 시켜서 온 것이 아니다
올림픽공원 현장에서는 “놀러 왔다가 자원봉사 중”이라는 20~30대 청년들이 두드러졌다. 특정 단체나 조직 소속이 아닌, 현장에서 ‘자원봉사자 구함’이라는 팻말을 보고 즉석으로 합류한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이들은 손으로 직접 태극기를 그리고, 재선거 구호가 적힌 피켓을 제작해 시민들에게 나눠주었다. 더위 속에서도 물과 간식을 배부하며 참가자들을 안내하고, 퇴장 시 태극기 반납을 요청하는 등 질서 유지를 위해 애썼다.

대학생 A씨(19)는 “시험 기간이지만 참정권이 침해된 상황에서 자원봉사라도 하고 싶었다”며 현장을 지켰다. 전기설비 일을 한다는 B씨는 업무가 끝나자마자 달려왔다고 한다. 이곳에서 그는 시민들에게 생수 보급과 화장실 안내를 하고 있었다. 만삭 부부, 가족 단위 시민들, 교대 근무를 마치고 온 직장인들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모여 ‘시민 의식’을 보여주었다. 정치적 구호를 자제하고 태극기 중심으로 움직이며, 지나가는 경찰관에게 박수를 보내는 품격 있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상호 배려와 헌신의 현장
시민들의 자발적 헌신은 현장 청결과 상호 지원에서도 빛났다. 창원에서 올라온 한 청년은 “쓰레기를 줏으러 왔다”고 밝혔으나, “너무 깨끗해서 줏을 게 없다”고 말했다. 쓰레기통 주변에서는 시민들이 종이, 플라스틱 등을 철저히 분리수거했고, 자원봉사자들은 무릎까지 꿇어가며 세밀하게 분류 작업을 진행했다.

청소업체 대표는 “사람들이 많이 모였으니 화장실을 청소하겠다”며 직접 나섰고, 그의 SNS에는 “나도 돕겠다”는 시민들의 인증샷과 댓글이 줄을 이었다. 음식 지원도 이어졌다. 자신의 차량에 닭곰탕, 김밥, 햄버거를 가득 싣고 온 시민들, 대형 리무진 버스를 쉼터로 제공한 이들까지. 기업 후원 없이도 전국 각지에서 물, 간식, 생필품이 꾸준히 도착하며 현장 시민들을 따뜻하게 챙겼다.

다양한 재능을 가진 시민들
체조경기장에서 티켓링크 아레나 오른편으로 내려가는 쪽 공터엔 무려 ‘과외존’이 생겼다. 중고등학생 학업 지도를 비롯해 AI 실무 상담등 학계나 현업에 있는 전문가들이 시민들에게 도움을 주겠다고 모인 것이다. 뿐만 아니라 퍼커션, 키보드, 바이올린 등 각자 연주할 수 있는 악기들을 가지고와 자칫 긴장감만 치솟을 수 있는 시민 연대의 현장에 활력소를 제공하기도 했다. 혹서에 사람들이 많이 모인 곳이다 보니 시민들의 안전이 걱정되기도 했는데 어디선가 홀연히 의사, 약사, 간호사, 치과의사에 반려동물을 위한 수의사 까지 총등장해 입구부터 참가자들을 맞이했다.

이처럼 각자 할 수 있는 방식으로 물품 배분, 재능 기부, 전문 서비스를 자발적으로 펼쳤다. 사흘째, 나아가 일주일 이상 이어진 기간 동안 자원봉사자들은 교대로 자리를 지키며 안내, 현장 정리, 건강 챙김 메시지 전달 등 보이지 않는 노력을 이어갔다.
왜 올림픽공원이 특별했나
올림픽공원은 단순한 집회 장소가 아니라, 자발적 민주주의의 상징이 되었다. 조직적 동원이 아닌, 개개인의 자발적 참여와 상호 배려가 만들어낸 공간이었다. 투표용지 부족이라는 초유의 사태에 분노한 시민들이 모여, 피켓 하나, 태극기 한 장, 한 병의 물, 한 번의 청소, 한 곡의 연주, 한 번의 과외로 서로를 응원했다. 이는 “극우”라는 두 글자로 단순히 분류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성숙한 시민 의식의 표출이었다. 민주주의 위기 앞에서 시민들이 어떻게 자발적으로 움직이고, 서로를 챙기며 공동체를 지키는지. 이 헌신이야말로 진정한 민주주의의 힘이며 진정한 ‘빛의 혁명’인 것이다.
이렇게 모인 시민들을 ‘극우’로 단순 규정한다면, 앞으로 이재명 정부가 국민의 신뢰를 받을 기회는 단연코 전혀 없을 것이다.
김남훈 기자
heavy1@of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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