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 2026. 6. 25.

[칼럼] 민주당 멸칭 전쟁, ‘37년 만에 처음’이 아니라 이제 시작일 뿐이다

우원식, 문조털래유 vs 새똥돼주길 멸칭 개탄

2021년 수박과 똥파리라고 공격당했던 이낙연

더 큰 도파민 분비를 위해 멸칭대전은 더 거세질 것

민주당 멸칭 전쟁, ‘37년 만에 처음’이 아니라 이제 시작일 뿐이다


우원식 전 국회의장이 CBS 라디오에서 민주당 내부의 ‘문조털래유’와 ‘한강새똥돼주길’ 멸칭을 두고 “37년 정치 인생 중 처음 본다”고 개탄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경쟁이 과열되면서 문재인·조국·김어준·정청래·유시민을 엮은 조롱과, 한준호·강득구·김민석·이동형·김용민·이언주·송영길을 비하하는 저급한 합성어가 지지자들 사이에서 퍼지자 당 중진들이 연달아 우려를 표했다. 이재명 대통령까지 “원수처럼 싸우지 말라”고 경고했지만, 현실은 이미 조롱과 증오가 난무하는 ‘멸칭 내전’이다.


민주당 당사 앞에서 수박깨기 행사가 벌어졌다
민주당 당사 앞에서 수박깨기 행사가 벌어졌다

그러나 우원식 의장의 “37년 만에 처음”이라는 말은 역사 앞에서 설득력이 없다. 불과 5년 전인 2021년 민주당 대선 경선 때, 이미 ‘수박’과 ‘똥파리’라는 표현이 이재명 후보 지지자들 사이에서 이낙연 후보 지지자들을 향해 일상적으로 사용됐다. ‘수박’은 5·18 광주 희생자들의 머리가 계엄군에 의해 깨진 장면을 조롱하는 일베식 혐오 표현에서 유래했다는 비판이 제기됐지만, 당시 당 지도부는 이를 제대로 제지하지 않았다. 일부는 “그냥 겉과 속이 다른 정치인을 비유한 것”이라는 변명으로 넘겼다.


더 중요한 차이가 있다. 2021년 경선 당시 이낙연 측은 지지자들만 있었을 뿐, 대형 유튜버도, 우호적인 패널도, 유명 셀럽의 지원도 거의 없었다. 그저 일방적으로 당하는 처지였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 양 진영 모두 전직 대통령을 비롯해 대형 유튜버들이 잔뜩 포진해 있다. 한쪽이 멸칭을 던지면 다른 쪽이 더 강한 멸칭으로 응수하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일베의 혐오용어인 '수박'
일베의 혐오용어인 '수박'


이제 민주당의 멸칭 문화는 ‘시작’이 아니라 ‘확산 단계’에 들어섰다. 현재는 특정 정치인과 유튜버 이름을 딴 수준이지만, 더 큰 도파민 분비를 위해 더 잔인하고 저급한 표현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온라인에서 더 자극적인 콘텐츠가 더 많은 조회수와 후원을 부르기 때문이다. 2021년에는 한쪽이 일방적으로 당했지만, 지금은 양쪽이 무기를 들고 서로를 향해 겨누고 있다.


이 상황은 미국과 구소련의 냉전과 닮았다. 각각이 갖고 있는 전력은 핵무기와 다름없다. 어느 한쪽이 처절하게 파괴되거나, 양측 모두 심각한 피해를 입고 끝날 확률이 높다. 한쪽이 완승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결국 민주당 전체가 국민의 신뢰를 잃고, 정책 경쟁 대신 증오 경쟁만 남는 파국으로 갈 위험이 크다.


민주당의 미래는 어둡다. 우원식 전 의장이 진정으로 당을 걱정한다면, “37년 만에 처음”이라는 허튼 한탄 대신 2021년의 사례를 먼저 돌아봤어야 했다. 그리고 지금이라도 “멸칭 경쟁은 승자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어야 했다. 


지금 민주당에 필요한 것은 더 센 멸칭이 아니라, 멸칭 자체를 부끄러워하는 문화다. 그렇지 않으면 2026년 전당대회는 ‘누가 더 창의적으로 상대를 비하했는가’를 겨루는 경연장이 될 뿐이다. 그 결과는 민주당 전체의 자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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