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 2026. 7. 6.

김부장 일베 논란 '부엉이 바위'가 아나리 '락 볼링장'인데...일베와 똑같은 짓 벌이는 진보

집게 손가락을 남섬혐오라고 색출작업 벌이던 일베

일베와 똑같은 짓을 벌이는 진보

연예인 고향 사투리까지 제물로 삼아 공격

착시와 상징의 정치  ‘Rock Owling’에서 ‘집게손’까지


최근 한 유튜브 숏츠가 불을 지폈다. 웹툰 한 장면에서 주인공이 “5분 23초”라고 말하고, 배경 간판에 “Rock Owling”이 보인다는 것이다. 이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일(5월 23일)과 서거 장소(부엉이 바위)를 의도적으로 연상시킨다는 주장이다. “우연일 리 없다”, “기웃거리며 그렸다”는 단정까지 따라붙었다. 그러나 원작을 직접 확인하면 이 주장은 상당 부분 착시와 맥락 왜곡위에 서 있다.


HAN WON ROCK BOWLING (AI로 화질개선)
HAN WON ROCK BOWLING (AI로 화질개선)

간판에 쓰여진  ‘HAN WON ROCK BOWLING’

문제가 된 장면은 네이버 웹툰 «외모지상주의» 533화에 나온다. (몇몇 영상에서 “김부장 원작 웹툰”이라고 한 것은 명백한 오류다.) 실제 간판은 HAN WON ROCK BOWLING이라고 적혀있다. 비판 측이 문제 삼는 “Rock Owling”이라는 표기는 원작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간판이 비스듬하게 그려져 있고, ‘BOWLING’의 ‘B’자가 가려지거나 잘린 탓에 “OWLING”처럼 보이는 착시가 발생한 것이다. 이는 웹툰 작화에서 흔히 나타나는 원근법과 구도 문제일 뿐, 작가가 일부러 “부엉이 바위”를 암시하려고 글자를 숨긴 게 아니다. 그렇다면 왜 ‘rock’인가?


원작에 나온 장면 (출처 네이버 웹툰 외모지상주의)
원작에 나온 장면 (출처 네이버 웹툰 외모지상주의)

해당 컷에는 5분 23초란 자막이 아예 없다 (출처 네이버웹툰 외모지상주의)
해당 컷에는 5분 23초란 자막이 아예 없다 (출처 네이버웹툰 외모지상주의)


“Rock” 또는 “락”이 들어간 볼링장 이름은 한국에 실제로 꽤 많다. GS락볼링장, 팡팡락볼링장, 하비락볼링장, 서해락볼링장, 정석락볼링장 검색만해도 수두룩하게 나온다. “락볼링”이라는 명칭은 2010년대 중반부터 볼링장 리뉴얼 과정에서 자주 등장했다. 암벽등반(볼더링)과 연계하거나, 네온·음악이 어우러진 ‘락’한 분위기를 강조하기 위한 상업적 네이밍이다. 부산 지역 신문에서도 이미 2014년에 “록볼링장”이라는 용어가 기사화될 정도로 낯선 이름이 아니다.


“5분 23초”는 별개의 스토리 요소다

비판 영상에서 자주 등장하는 큰 자막 “5분 23초” 역시 해당 간판 등장 컷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스토리상 캐릭터가 미션 타이밍을 재는 장면은 별도로 존재하지만, 두 요소를 인위적으로 붙여 “5.23 코드”를 완성한 뒤 “의도적 조롱”이라고 단정하는 것은 과도한 해석이다.


‘부엉이 바위’는 봉하마을만의 이름이 아니다

한국에는 봉하마을 부엉이 바위 외에도 전국 각지에 ‘부엉이 바위’, ‘부엉바위’로 불리는 지명이 다수 존재한다. 이름의 유래는 대부분 “부엉이(올빼미)가 많이 살았다” 또는 “부엉이처럼 생겼다”는 단순한 지형적 설명이다. 특정 지명을 맥락 없이 금기시하거나 정치적 조롱으로 해석하는 것은 과잉 반응이다.


국경을 넘는 비슷한 착시

이런 시각적 과잉 해석은 국경을 넘어서도 반복된다. 한때 일본 극우 세력 일부에서는 NHK 등 주요 뉴스 스튜디오의 배경 장식이나 특정 패턴을 두고 “태극 문양 같다”, “이미 한국에 포섭됐다”는 주장을 펼치곤 했다. 시각적 디테일 하나를 정치적 음모로 읽어내는 습관은 시대와 국경을 가리지 않는다.


일베의 집게 손가락 사냥과 똑같다

2015년 메갈리아가 엄지와 검지를 가까이 오므리는 ‘집게손가락’을 로고로 사용하면서, 이 제스처가 “한국 남성의 성기를 조롱한다”는 상징으로 굳어졌다. 이후 이 동작이 등장한 광고, 게임, 홍보 영상은 즉각 “남성혐오” 논란에 휘말렸다. 그러자 일베 회원들은 이 집게손락을 찾는데 광적인 집착을 보였다. 스마일게이트는 ‘로스트아크’ 아바타 아이콘을 논란 직후 삭제하고 사과했다. 에픽세븐 홍보 영상도 집게손가락 지적에 삭제됐다. 르노코리아는 사내 영상 논란에 직원과 회사가 모두 사과문을 냈다. LG전자는 공식 광고 영상에 해당 동작이 나오자 영상을 조용히 내렸다. 작은 물건을 표현할 때 쓰는 바디 랭귀지를 가지고 ‘작은 남자 성기’를 떠올린다니 정말 황당한 일이었다. 그런데 지금 진보진영이 똑같은 짓을 벌이고 있다. 


던전앤파이터의 선계 시네마틱 영상 (던전앤 파이터 유튜브 영상 갈무리)
던전앤파이터의 선계 시네마틱 영상 (던전앤 파이터 유튜브 영상 갈무리)


웹툰속 간판 “Rock Owling”을 보고 부엉이 바위 코드를 읽어내는 것, NHK 스튜디오 배경에서 태극 문양을 찾아내는 것, 광고 속 손가락 포즈 하나를 남성혐오 상징으로 단정하는 것. 이 모두 보고 싶은 것만 보고, 연결하고 싶은 것만 연결한 뒤 정치적 의도로 포장하는 동일한 메커니즘이다.


탁현민 전 의전비서관은 저서에서'예술은 과잉을 시전하는 것' 이라고 했다 (사진 예스24 홈페이지 갈무리)
탁현민 전 의전비서관은 저서에서'예술은 과잉을 시전하는 것' 이라고 했다 (사진 예스24 홈페이지 갈무리)


사실을 확인하지 않고 “우연일 리 없다”고 외치는 순간, 우리는 이미 정해진 결론을 뒷받침할 증거만 골라보는 확증편향의 포로가 된다. 창작자와 기업이 먼저 몸을 움츠리고 이어 평범한 사람들도 눈치를 살피게 된다. 어느 아이돌 그룹의 멤버에게 MBC PD가 일베 용어를 쓴다고 하자 정치인 조국이 사투리 감별사로 힘을 실어주었고 온라인 진보셀렙들이 ‘이제 연예인들도 조심할 것’이라며 의기양양해하고 있다.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저서 «말할수록 자유로워지다»에서 ‘예술은 과잉을 시전하는 것’이라 정의한 바 있다. 창작자들이 본인의 고향 사투리 조차 맘 편하게 못하는 세상이 만들어지면 평범한 보통 사람들은 더 움츠려들고 공론장에서의 발언이나 가벼운 유희조차 즐기지 못하는 세상이 만들어 질 것이다.


민주진보 인사들이 말하는 ‘표현의 자유’란 결국 본인들이 상대방에게 언제어디서나 자유롭게 즐겁게 린치를 가할 때만 보장되는 것이 아닐까? 내일부터 발효되는 정통법 개정안 이른바 ‘온라인 입틀막법’이 그 시험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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