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 2026. 7. 6.
“군무이탈 사실 없다”는 안규백 장관… 김영수 소령 “허위증언” 고발
고발 접수… “국회 증언감정법 위반” 주장
청렴사회를 위한 공익신고센터 김영수 센터장(예비역 소령)은 지난 6월 27일 경찰청에 안규백 국방부장관을 국회 증언감정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고발의 핵심은 2025년 7월 15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열린 안규백 국방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안 장관이 선서 후 “방위병 복무 중 군무이탈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수차례 증언한 것이 허위라는 것이다.
김 센터장은 고발장에서 “안 장관의 병적자료에는 복무기간이 당시 방위병 의무복무 기간인 14개월을 훨씬 초과한 22개월(1983.11.5.~1985.8.31.)로 기재돼 있고, ‘구금 30일’ 처분도 명확히 기록돼 있다”며 “이러한 객관적 기록과 배치되는 증언은 국회 증언감정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안규백 장관의 청문회 발언 내용
안규백 장관은 인사청문회에서 자신의 방위병 복무 경력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그는 1983년 11월 5일 전북 고창군 대산면에서 방위병으로 소집됐으며, 1985년 1월 4일 소집해제(제대) 처분을 받고 제대증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후 1985년 3월 성균관대학교 3학년 1학기에 복학했고, 1985년 6월경 부대에서 연락이 와 “행정 오류로 누락된 며칠이 있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했다.
이에 따라 1985년 8월 방학 기간에 부대로 복귀해 남은 잔여 기간을 채웠고, 1985년 8월 31일 최종 소집해제됐다는 것이 안 장관의 설명이다.
그는 추가 복무 이유에 대해 “1984년 1~2월경 어머니가 예비군 교육을 받는 현역병들에게 점심을 제공한 일로 기무 또는 헌병에 3~4회 조사받았는데, 그 조사 기간이 복무일수에서 제외돼 며칠을 더 채워야 했다”고 말했다.
병적기록과 관련해서는 “사실과 다르게 기재돼 있다. 그래서 병무행정의 피해자”라고 주장하며, 병적자료 제출 요구에 대해서는 “군정과 군령을 관장하는 국방부장관으로서 공개하기 부담스럽다”는 취지로 거부했다. 또한 “방위병 복무 중 근무지 이탈이나 영창 입소는 없었다”고 명확히 부인했다.

병적자료 기록과 발언의 모순
그러나 병무청 병적자료에 따르면 안규백 장관의 방위병 복무기간은 1983년 11월 5일부터 1985년 8월 31일까지 22개월로 기록돼 있다. 당시 방위병 의무복무 기간은 14개월이었다. 또한 ‘구금 30일’ 처분이 명시적으로 기재돼 있다.
고발장은 이 기록이 단순한 행정 착오로 보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안 장관이 주장하는 대로 1985년 1월 4일에 이미 소집해제됐다면, 이후 7개월이 지난 8월에 다시 부대로 불러들여 추가 복무를 시키는 법적·절차적 근거가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다.
더욱이 안 장관은 2016년 세 번째 국회의원 출마 당시 본인 병적기록을 확인했다고 밝혔으나, 이후 단 한 번도 병적기록 정정신청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고발인은 “만약 기록이 실제와 다르다면 2016년 당시 병무청에 정정신청을 했어야 한다”며 “10년 가까이 정정 절차를 밟지 않은 것은 ‘행정 착오 피해자’ 주장과 모순된다”고 지적했다.
“소집해제 후 재복무 절차 자체가 없다”는 고발장 분석
고발장은 안규백 장관의 설명이 병역법령상 성립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먼저, 병역법상 방위병이 소집해제되면 보충역필 신분이 된다. 이미 소집해제된 사람을 수개월 후에 다시 동일 부대로 불러들여 장기간 추가 복무를 시키는 일반적인 절차는 병역법령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 사람에게 소집해제 명령을 두 번 내리는 것도 법적으로 불가능하다.
또한 기무나 헌병 조사 기간이 복무일수에서 제외된다는 규정 역시 존재하지 않는다. 안 장관이 주장하는 “조사받은 며칠 때문에 추가 복무를 했다”는 설명은 법적 근거가 미약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구금 30일’ 기록에 대해서는 더욱 엄격한 해석이 필요하다고 고발장은 강조한다. 구금(영창)은 보통 군무이탈, 구타, 상관모독 등 비교적 중한 사유로 내려지는 처분이다. 30일 구금 후 8개월 가까이 복무기간이 연장된 점을 고려하면, 단순한 단기 조사나 행정 착오로 설명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고발인은 “만약 상당 기간 군무이탈이 있었다면 군형법 제30조에 따라 1년 이상의 징역형이 선고될 수 있는 사안”이라며 “왜 군사재판 절차 없이 30일 구금 후 추가 복무로 끝났는지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1980년대 고창 대산면 방위병 복무 환경
고발장은 안규백 장관이 복무한 전북 고창군 대산면 일대의 당시 상황도 상세히 기술했다.
1980년대 초반은 현역 입영 대상자가 많아 많은 이들이 향토방위병으로 소집되던 시기였다. 고창군 대산면은 육군 제35보병사단 예하 고창대대 대산면 중대 관할 지역으로, 인근 산악지대(태청산, 월랑산 등) 경계 임무를 수행했다.
고발인은 당시 일부 중대장이 농번기나 금전 제공 시 출근을 봐주는 관행이 있었다는 주변 증언을 인용하며, 안 장관 집안이 대산면에서 재력과 영향력이 상당했다는 점도 언급했다. 이러한 배경이 복무 중 특혜나 군무이탈로 이어졌을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다.
“국방부장관 자격 자체가 의심된다”는 고발 취지
고발장은 안규백 장관이 국방부장관이라는 중대한 공직을 수행하면서, 본인 병역 관련 사실을 국회에서 허위로 진술하고 객관적 기록 제출을 거부한 점을 강하게 비판했다.
“분단국가에서 국가안보를 책임지는 국방부장관이 병역의무 수행 당시 상당 기간 군무이탈한 사실을 은폐하려 한 정황이 있다면, 이는 단순한 개인의 과거사가 아니라 국방에 대한 국민 신뢰를 저버리는 행위”라고 고발장은 밝혔다.
고발인은 경찰에 철저한 수사를 통해 사실관계를 명확히 밝히고, 위법 사항이 확인될 경우 엄중한 처벌을 요구했다.
파장과 전망
이번 고발로 안규백 국방부장관의 방위병 복무 시절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인사청문회 당시 “병무행정의 피해자”라고 주장하며 병적자료 제출을 거부했던 태도가 재조명되면서, 정치권 안팎에서 추가 논란이 예상된다.
고발장을 접수한 김영수 센터장은 해군에서 20여 년 복무한 후 소령으로 전역한 인물로, 계룡대 군납비리 내부 공익제보로 보국훈장 삼일장을 수여받았으며, 문재인 정부 시절 대통령 소속 군사망사고조사위원회 조사2과장으로 근무한 경력이 있다. 그의 고발이 단순한 정치 공세가 아닌, 군 관련 전문성을 바탕으로 한 공익 제보로 평가받을지 주목된다.
경찰이 이번 고발 사건을 어떻게 수사할지, 그리고 안규백 장관 측이 어떤 입장을 밝힐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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