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 2026. 7. 9.

[칼럼] '원이 일베설' MBC 김현지, 반박은 차단하고 잠수라니

왼쪽부터 농민·여성노동주의 활동가 '향연'과 경남 MBC의 김현지 PD. = 김현지 PD의 X (@Jee9PD)
왼쪽부터 농민·여성노동주의 활동가 '향연'과 경남 MBC의 김현지 PD. = 김현지 PD의 X (@Jee9PD)

느닷없는 리센느 원이의 '일베' 논란이 1주일이 넘었다. 독자도 원이도 소속사도 피로할 테다. 그러나 이 일을 퍼뜨린 장본인 김현지는 SNS로도, 소속된 회사를 통해서도 공식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자신을 향한 비난에 "그 말(무섭노)에 상처받는 사람이 있다면 사용에 잠깐의 머뭇거림이라도 둘 수 있지 않은지"라는 궤변을 남긴 채.


김현지 PD는 백상예술대상 등을 수상한 스타 다큐멘터리 PD다. 지역 콘텐츠의 한계를 극복하고 트랙터 시위에 나온 인플루언서, 시민들과 성소수자들을 집중 조명한 '남태령'은 영화로 개봉할 목적으로 제작하기도 했다. 예산과 시간에 쫓기는 지역 방송사가 이 정도로 김현지 PD를 믿고 밀어준다는 의미다.


'무섭노, 조명부터 무서운데?' 발언이 혐오표현이라며 속상하다고 주장한 김현지 PD의 게시글이 삽시간에 X로 퍼져나가며 원이는 졸지에 일베 논란에 시달려야 했다. 본인이 연출한 '남태령'에서도 쏜살같이 바이럴 되는 게시글 덕에 시위자들이 '키세스단'이 되어 도로로 몰려나온 것으고 표현한다.


그 작품에선 수 없이 표현되는, 또 강조되는 일명 진보 성향의 '정치 인플루언서'들과, 그들의 조회수와 마음에 들어요 수가 현실에 미치는 영향력인 것처럼 묘사된다. 그렇기에 비주류 정서를 가진 사람에게도 게시글의 조회수나 좋아요 수 등을 화면에 팝업으로 정신없이 띄운다.


김현지는 X 생태계를 잘 알고서 글을 올린 것이다. 그러니 "제가 열어버린 지옥문을 제가 닫을 수는 없다"고 하지 않았나. 경상도를 '쌍도'로 부르고, 경상도 남자 거르기 캠페인 퍼질 정도로 거부 반응을 가진 SNS에 올렸으니, 마침내 원이를 저격한 게시글은 부정적 긍정적 반응을 모두 담고 수 많은 사람들의 타임라인에 도달했다.


'남태령'에서 김현지 PD에게 인터뷰한 인터뷰이들은 뉴스를 보지 않고 ‘에스텔 뉴스계정’이나 ‘김어준 저장소’를 정보를 소비하고 정보를 얻는다고 했다. 해당 계정을 추천하는 이도 있었다. 두 계정 모두 X에서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하며 새로운 계정 생성 시 가장 먼저 추천되는 프로필로, 편향성과 가짜뉴스 유포 및 확산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


김현지 PD와 김수민 前 녹색당 활동가, 現 시사평론가의 SNS 기록 갈무리.
김현지 PD와 김수민 前 녹색당 활동가, 現 시사평론가의 SNS 기록 갈무리.

그렇다고 트위터 안에만 세상이 있는 건 아니다. 김현지가 리센느를 저격한 글을 대중들은 삽시간에 비판했다. 실제 동남권 방언 화자들이 앞다퉈 일베가 아니라 동참했다. (노 전 대통령 혐오 표현이라고 주장한 노무현재단 이사는 논외로 치자.) 그 시각 X의 필터버블에 갇힌 몇몇이 멤버들을 향해 '봉하마을 참배와 회개 먼저 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주장하고 수 많은 숏츠를 양산하며 '일베몰이'에 앞장서고 있었다.


당사자인 원이는 입장을 밝힐 수 없다. 아이돌은 모든 피해를 전 회사 구성원과 나눠져야 한다는 막대한 부담감이 있기에 홀로 어떠한 행위를 결정할 수 없으며, 소속사는 원래 이러한 사안에 입장을 밝히거나 대응하지 않는 것이 정석이다. 반박글을 올리게 되면 정치권은 재차 물어 뜯고, 잘못하지 않았을 때 사과하게 되면 '사과'를 면죄부 삼아 사람들은 더 날카롭게 욕한다. 게다가 개인 SNS 창구도 없는 원이가 어떤 식으로 해명을 할 수 있단 말인가.


김현지는 그 사이 "그 말에 상처받는 사람이 있다면 사용에 잠깐의 머뭇거림이라도 둘 수 있지 않은지", "결국은 선택과 태도", "제게 욕설로 시작해 -노로 끝나는 글을 보내시는 분들은 자신의 말이 무엇을 증명하고 있는지 다시 한번 봐라" 등 원이의 사투리가 '일베'가 아니라는 일반인들을 '일베'로 규정하고 비판에 들어갔다. '-노' 종결어미에 대해 "일본어 잔재 없애는 데도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한 것은 덤이다.


지금까지 쌓아온 정치력 카드도 발동되었다. 김수민 시사평론가는 "리센느는 팬도 있"고, "김현지에게는 그런 게 없다". "혐오 언어가 번져나가고 있다는 평소 문제 의식"을 표출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원이에게는 발언권이 없음에도) 김현지가 소속사도 없이 맨몸으로 싸우는 "피해자"라고 프레임을 전환한다. 민주당의 하헌기도 "허나 김현지PD는 그냥 개인"이라며 "약자"라며 "김PD의 이력 등을 보면 공익적 관점의 고민을 많이 하는 제작자"라고 두둔했다.


출처 = X 유저 문덕금 (@mainepiko)
출처 = X 유저 문덕금 (@mainepiko)

사투리가 일베 표현이 아니라는 사람들은 차단으로 대응했다. X 활동을 접는 그 순간까지' CPTPP 자유무역 협정 반대' 게시글과 '전국농민대회' 참여를 홍보하는 글에 답글을 올렸다. 그러곤 잠적을 감췄다.


김현지가 페미니스트라는 글에 실제로 활동 중인 페미니스트 계정들도 비판에 가세했다. 2004년생 여자 아이를 사지로 내몬 것이 여성주의가 맞냐, 이미지가 생명인 아이돌에게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했다, 논란이 일어난지 9일 째인데 주변의 남자들만 현학적인 말로 옹호하는 것이 맞냐는 등 다수의 비판이 쏟아졌다. 원이의 팀은 이제 갓 대중들의 사랑을 받으며 멜론차트 1위를 처음 달성하는 등 기적같은 역주행을 이뤄내고 있었다.


2004년생 여자 아이돌을 강제로, 비난을 피해 갈 수 없는 링 위에 올리고도 "제가 열어버린 지옥문을" 닫으려는 시도조차 않다니. 너무 무책임해서 더 할 말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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