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 2026. 7. 12.

조국의 “리센느 전혀 몰랐다”...완전히 거짓인 이유

 조국의 “리센느 전혀 몰랐다” — 두 달간 일베 전쟁의 최전선에 섰던 사람이 할 수 있는 말인가


조국 전 대표가 7월 11일 페이스북에 올린 해명 글의 핵심은 이렇다.

“저는 어떤 글에서도 리센느를 언급하거나 겨냥한 적이 없습니다. 리센느가 일베라고 말한 적도 전혀 없습니다. 솔직히 저는 리센느를 포함한 아이돌 그룹에 대한 지식이 거의 없습니다.”

그리고 “제 글이 리센느와 팬 여러분께 상처를 주는 계기로 활용되어 매우 유감”이라며 돌연 “리센느, 야호!”를 외쳤다.

이게 가능한 일인가. 최근 두 달간 한국 사회를 가장 뜨겁게 달군 이슈는 일베 문화의 일상 침투였다. 그리고 조국 전 대표는 그 전쟁의 한가운데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참전한 인물 중 한 명이었다. 


조국 전 대표 (사진=연합뉴스)
조국 전 대표 (사진=연합뉴스)


1. 5월 스타벅스 5·18 탱크데이 사태-조국혁신당이 가장 강하게 “발본색원”을 외친 사건

5월 18일 스타벅스가 ‘탱크데이’ 마케팅을 강행하면서 5·18을 조롱했다는 거센 비판이 일었다. 일베 커뮤니티에서 즐겨 쓰던 전두환·탱크 밈을 그대로 상업화했다는 것이 핵심이었다. 이 사건은 단순 마케팅 사고를 넘어 “일베 문화가 어떻게 주류 기업까지 스며들었는가”에 대한 전국적 논란으로 확산됐고, 불매운동·CEO 사과·일베 폐쇄론까지 이어졌다.

조국이 이끌던 조국혁신당의 공식 입장은 이랬다. 박병언 선임대변인은 논평에서 이렇게 일갈했다.

“이는 단순히 스타벅스 손정현 대표 해임으로 끝날 일이 아니다.” “이 사태가 어떠한 문제의식도 없이 벌어질 수 있었던 것은 ‘멸공’을 외치며 극우 행보를 해온 정용진 회장이 있는 것은 아닌지 의혹을 보내고 있다.”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든 민주주의 역사를 대기업의 마케팅권한을 동원해 조롱하는 행태에 대해 발본색원할 수 있도록 끝까지 최종 지시자를 찾아 내겠다.”

조국 본인이 직접 페이스북에 쓰지 않았다 해도, 그가 상징하는 정당이 이 정도로 강경하게 “일베식 조롱”을 때려잡겠다고 나선 사건이다. 이 정도 규모의 일베 관련 전국 이슈를 겪고도 “일베 문화에 대한 문제 제기”를 하면서 특정 대상의 맥락을 몰랐다고 말할 수 있는가.


2. 6월 말 배재고 야구부 5·18 조롱 사태-조국혁신당 의원이 직접 나서 규탄한 사건

배재고등학교 야구부가 광주 제일고를 상대로 “스타벅스 가야지”, “탱크데이”를 단체로 외친 사건이다. 스타벅스 탱크데이 논란이 채 식기도 전에 터진, 그야말로 “일베식 혐오의 일상화·학교 침투”를 상징하는 사건이었다.

이 사건에서도 조국혁신당이 최전선에 섰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경숙 조국혁신당 의원은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자료를 제출받고 기자회견을 열어 이렇게 규탄했다.

“청소년들이 꿈을 펼치는 스포츠 경기장에서 발생한, 너무도 참담한 ‘역사 조롱’ 사태를 규탄한다.” “교육 현장의 정의를 바로 세우는 길에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

배재고 학생들의 구호가 스타벅스 탱크데이를 그대로 따라 한 “일베 응원”이라는 프레임을 당이 직접 주도한 것이다. 이 사건이 터진 직후가 바로 7월 초 리센느 논란이다. 같은 “일베 혐오 문화” 프레임으로 연속적으로 공세가 이어지던 시기였다.


리센느 몰랐다 (조국 페이스북 갈무리)
리센느 몰랐다 (조국 페이스북 갈무리)

3. 7월 5일 조국 본인의 페이스북 포스팅-바로 리센느 논란의 한복판에서 쓴 글

리센느 원이의 “무섭노” 발언이 일베 말투 논란으로 폭발한 것은 7월 1일 김현지 PD의 문제 제기 이후다. 이미 며칠째 전국이 “사투리냐, 일베식이냐”로 들끓고 있던 상황에서, 조국 전 대표는 7월 5일 이렇게 글을 올렸다.

“노무현 대통령을 조롱하는 차원에서 일베가 의문문 문장 끝에 ‘노’를 붙여 사용하는 것을 옹호하며 부산/영남에서도 그렇게 쓴다는 사람들이 있다. … 일베는 표준말 뒤에 기계적으로 ‘노’를 붙여 사용한다.”

이 글은 누가 봐도 당시 가장 뜨거운 “무섭노” 논란(리센느)을 염두에 두고 쓴 것이다. “부산·영남에서도 그렇게 쓴다”는 반론에 대한 반박으로 “구별법”을 제시한 것 자체가, 리센느를 옹호하던 측의 주장을 정면으로 겨냥한 행위다. 이걸 “나는 리센느를 전혀 몰랐고, 어떤 글에서도 언급·겨냥한 적 없다”고 말할 수 있는가. 정황을 알고 뛰어든 사람이 할 말이 아니다.


4. 바로 다음날(7월 6일) 드라마 ‘김부장’ 원작 웹툰 일베 논란 개입

조국 전 대표는 7월 6일에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김부장’ 원작 웹툰에 등장하는 “Rock Owling”(부엉이 바위) 논란에 대해 “‘Rock Owling’(부엉이 바위)이 아니라 ‘Hanwon Rock Bowling’(한원 락 볼링장)”이라고 직접 해명하면서, “억울한 일베 오해는 바로잡아야 한다”고 했다. 동시에 “5분 23초” 표현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즉, 리센느 “노” 논란에 뛰어든 바로 다음 날, 또 다른 일베 코드 논란(부엉이 바위)에 직접 개입해 “이건 볼링장이다”라고 사실상 사과·해명 모드로 전환한 것이다. 일베 감별사 모드로 연이틀 연속 문화 콘텐츠를 들여다보고 있던 사람이, 그 전날 가장 핫했던 아이돌 사투리 논란만 몰랐다고 말할 수 있는가.


  • 5월 스타벅스 탱크데이 (조국혁신당이 “정용진 배후 의혹”, “발본색원” 외침)
  • 6월 배재고 탱크데이 응원 (조국혁신당 의원이 “참담한 역사 조롱” 규탄)
  • 7월 초 리센느 “무섭노” (조국 본인이 직접 “구별법” 제시)
  • 7월 6일 김부장 부엉이 바위 (조국 본인이 “볼링장” 해명)

이 네 가지가 불과 두 달 안에 연속으로 터진, 2026년 상반기 한국 사회의 가장 뜨거운 “일베 문화 전쟁”이다. 조국 전 대표는 이 전쟁의 최전선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일베식 ‘노’ 사용을 근절해야 한다”고 외친 사람이다.

그 사람이 “리센느를 포함한 아이돌 그룹에 대한 지식이 거의 없다” “어떤 글에서도 리센느를 언급하거나 겨냥한 적이 없다”

라고 말하는 것은, 논란이 커지자 역풍을 피해 도망가려는 전형적인 정치적 발뺌일 뿐이다.

일베 문화를 비판하는 것은 얼마든지 할 수 있다. 그러나 “나는 그 논란의 주인공을 전혀 몰랐다”고 거짓말까지 하면서 발 빼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정치인이 자신의 문제 제기가 어떤 맥락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질지조차 예상하지 못했다면, 그건 무능이거나 거짓말이다. 둘 중 하나다.


처음 이슈를 발화시켰던 PD같은 사람이 다수였다면 리센느 원이는 일베 딱지가 붙었을 것이고 ‘배제고 사례’(최소한 경기를 뛰던 주전선수들은 응원구호를 외치지 않았지만 함께 징계를 받았다)에 따라 나머지 4명도 모두 함께 일베가 되어 출연정지를 당하거나 위약금을 물게 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정의’라고 외쳤을 것이다. 이런 걸 모르고 이 이슈에 참전했다는 것을 믿으란 말인가.


조국 전 대표는 리센느, 야호! 라고 외치기 전에, 먼저 자신의 정치적 책임부터 야호 하는 게 맞지 않을까.


조국, 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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