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 2026. 7. 30.
[日르포] 다카이치판 지방분권 '부수도', 한국과 무엇이 다른가
![일본 의회. [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api/blob/legacy-cheditor4-2607-10c7ca908abbfae627a43fa67177efd00a2689e1.jpg)
일본 집권 여당인 자민당과 연립 여당 일본유신회가 추진한 일본 '부(副)수도' 설치 법안이 범여권이 76%의 의석을 가진 중의원에 이어 참의원(상원)도 통과했다. 최근 한국에서 거대 여당 주도로 '전남광주특별시'가 수도에 준하는 지위를 가진다는 법안이 속전속결로 통과된 것을 연상시킨다. 하지만 다카이치가 점찍은 오사카가 아닌 후쿠오카, 나고야(아이치) 등 다른 지자체가 급부상하며 판세를 알 수 없게 되었다.
일본 중의원 본회의에서 부수도 설치 법안이 여당과 야당 팀 미라이의 찬성으로 통과했다. 부수도는 지진이나 화산 분화 등 대규모 재해가 발생했을 때 수도권의 정치·경제 기능을 대체하는 기능을 수행하게 되며, 도쿄 수준으로 교육 수준을 끌어올리고 국가 기관과 경제 기관을 일부 분산시킬 예정이다.
일본 정부는 도쿄에서 앞으로 30년 안에 도쿄 인근에서 규모 7급의 대지진이 발생할 확률을 약 70%로 추산하고 있다. 또 후지산이 언제든 분화하게 된다면 도쿄와 수도권을 형성하는 가나가와현, 사이타마현 등이 분진으로 인해 교통과 통신이 마비되는 것은 물론 금융시장까지 마비될 것이란 다카이치의 우려도 담겨있다.
따라서 도쿄와 동시 피해 가능성이 낮고 일정한 인구가 이미 형성된 대도시를 중심으로 경제권을 조성해 도쿄 쏠림 현상도 완화하고, 해당 광역지자체만이라도 저출생을 극복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그 중심이 될 광역지자체를 부수도로 지정하면 도쿄와 동일한 '도(都)'의 지위를 부여받게 되며, 국가의 내진 및 방재 등 인프라 지원을 받게 된다.
법안에는 부수도에 대해 '산업 경쟁력 강화나 경제활동 거점 형성', '교통망이나 도시 기반 시설 정비', '국가기관이나 특수법인의 거점 정비'를 추진한다고 명시했다.
이번 특별국회 후반에는 야당이 반발하는 부수도법 등의 심의를 강행해 국회가 공전하게 했다는 비판도 나왔다. 때문에 찬성과 반대는 고작 2표 차이였다. 그럼에도 오사카부, 나고야시, 후쿠오카현 등이 유치 경쟁에 나서거나 관심을 보이며 급락한 다카이치의 지지율의 반등 포인트가 되고 있다.
당장 중의원에서 법안이 통과된 뒤 7월 24일 오후 9시 50분, 늦은 밤에 아이치현 지사와 나고야 시장이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아이치·나고야가 제대로 제휴해 부수도 지정을 목표로 하겠다"며 전국에서 가장 먼저 부수도 유치전에 뛰어든 가운데 후쿠오카현 역시 부수도를 목표로 하면서 인구 870만(오사카부), 510만(후쿠오카현), 234만(나고야시) 등 대도시들이 줄줄이 경쟁에 뛰어들었다.

후쿠오카가 치고 올라오자 오사카 견제구
K-POP 아이돌들이 일본에 진출하면 일명 '4대 돔' 경기장을 찾는 것이 인기의 지표다. 도쿄돔과 페이페이 돔 후쿠오카, 교세라 돔 오사카, 반테린 돔 나고야 등 4개 돔 경기장이다. 또 한국에서 가까운 덕에 왕복 10만 원대 초반에 비행기 티켓을 구매할 수 있어 관광지로도 각광받는 곳이 후쿠오카다.
일본 내에서 한국을 비롯 미국, 중국, 대만, 베트남, 캐나다, 호주 등 유수 국가들의 총영사관이 후쿠오카에 위치하고 있다는 점도 큰 메리트다. 신칸센 등 고속열차도 후쿠오카까지 이미 개통되어있고, 후쿠오카시와 기타큐슈시가 협력하기로 하면서 삿포로나 사이타마와 같은 후발 주자들에 비해 우위를 점하고 있었다.
그런데 후쿠오카현의회에서 금품수수 의혹이 불거졌다. 의회 의장 및 부의장에 선출되기 위하여 자민당 간부들에게 거액의 현금을 전달해 온 관행적 뇌물 수수가 같은 당 소속 요시마츠 히로아키 현의원이 녹음 파일을 폭로하며 수면위로 오른 것이다. 이 녹음 파일에는 '금액이 크니까 잘 관리해야 한다'는 대화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직 후쿠오카 시장마저 현의원으로부터 5천만 엔의 금품을 요구받았다, 집을 팔아서라도 마련하라는 압박을 들었다고 폭로하자 한 후쿠오카 시의원은 "이런 상태에서는 일본 국민들에게 후쿠오카가 부수도에 어울린다고 인정받을 수 없는 것이 아닌지"라며 부수도 지정에 대한 악영향을 걱정했다.
급기야 24일 요시무라 히로후미 일본유신회 대표 겸 오사카부지사가 "후쿠오카는 부수도가 될 수 없다"며 "의장이 되려고 거액의 현금을 주고받는 옛날식 비리가 자행되는 곳이 어떻게 일본의 성장을 이끄는 부수도가 될 수 있겠느냐"고 발언해 지역감정으로 비화되었다.
후쿠오카시 다카시마 소이치로 시장은 "수도의 백업 기능이라고 하는 말이라면 이것은 후쿠오카는 바로 최적지라고 생각하고 있다"면서 "난카이 트로프(지진)를 상정했을 때 도쿄와 동시 재해의 리스크가 가장 적은 대도시라고 하면 이것은 일본해측의 후쿠오카시"라고 밝히며 부시장 직속 프로젝트 팀(PT)을 설치해, 후쿠오카현이나 기타큐슈시와도 제휴해 부수도 지정을 요구하고 있다. 또 후쿠오카현과 현의회에게는 "발목을 잡지 말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다카이치는 오사카 강행할듯
부수도 설치 법안은 오사카를 정치 기반으로 둔 연립 여당 일본유신회가 주도한 법안이다. 공명당 대신 자민당과 연립여당이 된 요시무라 히로후미 일본유신회 대표는 오사카부 지사를 맡고 있다. 유신회는 현 오사카시를 폐지하고 도쿄와 유사한 형태의 특별구를 설치하는 '오사카도 구상'을 실현하려는 목표로 이번 법안을 추진했다.
명실상부 제2의 도시였던 오사카는 최근 수도권 집중현상으로 인해 가나가와현에 인구가 밀린지 오래다. 도쿄와 같은 수준의 대대적 투자와 함께 오사카부와 오사카시가 비슷한 행정 업무를 중복해서 처리하는 문제를 해결하면 세계적 도시가 될 수 있다는 구상이다.
27일 닛폰TV의 아침 교양프로그램 에 출연한 배우 카즈레이저는 오사카도를 비롯 후쿠오카도 구상의 폐해가 적지 않다고 지적한다. "거론되고 있는 도시들은 이미 이미 발전하고 있어, 이미 지방 안에서 그 주위의 지역으로부터 인구라든지 자원, 자산을 빨아들이고 있는" 지역인데 부수도로 지정되면 집중의 폐해가 더 심해질 것이란 지적이다. 이에 오사카 인근 지역은 인구 고령화가 심각한 상태여서 자치단체의 소멸이 잇따르게 될 수 있다는 기사까지 나왔다.
다카이치는 일본 유신회와 연정수립 문서에 서명한 이후로 꾸준히 부수도 정책을 추진해왔다. 법안에는 특정 도시가 명시되진 않았지만, 일본에서 도쿄가 동일본의 상징이라면 오사카는 서일본의 상징으로 양 지역의 문화 차이를 TV 프로그램에서부터 찾아볼 수 있을 정도로 오사카는 독립적으로 문화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가 있는 도시다.
다른 지역방송에 비해 오사카의 '준키국(키스테이션에 준하는 규모의 방송국)'의 규모가 최대 7-8배가량 큰 만큼 보도도 끊임 없이 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도쿄의 NHK 방송센터가 재난으로 마비될 경우 NHK는 오사카 방송국이 전국 방송을 맡고, 사이타마 방송국이 수도권 재송출을 맡기로 내부적으로 지침을 정해놓은 상황이다.
한국의 지방이전 및 전남광주특별시와 무엇이 다른가
한국과 달리 완전한 공공기관 이전이 아닌 기능을 분산하겠다는 구상이기 때문에 공무원들과 직원들의 주거지 선택의 자유 등 거주권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일본은 한국에 비해 47개 도도부현이 합쳐지거나 나눠지지 않고 오랫동안 고착화되어왔기 때문에 부수도 지정을 통한 지역 발전에 기대가 큰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한국처럼 '오직 전남광주통합'만을 위한 법이 아닌, 오사카가 아닌 다른 지자체에도 부수도 지정에 똑같은 기회가 돌아갈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강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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