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 2026. 7. 30.

코스피 오를 때는 자랑하더니 서킷브레이커 때는 보이스피싱 언급하는 대통령

코스피 오를 때는 자랑하더니  서킷브레이커 때는 보이스피싱 언급하는 대통령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때마다 직접 글을 올려 성과를 자랑하던 대통령이, 이틀 연속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 급락장에서는 보이스피싱 검거 소식만 전했다.


이재명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상승장에서만 적극적으로 언론플레이

2025년 10월 코스피가 3800을 돌파했을 때 대통령은 “진짜 성장은 지금부터”라며 생산적 금융 전환을 강조하는 글을 올렸다. 2026년 1월 코스피 5000 돌파 시점에는 상속세 회피 목적의 주가누르기를 비판하며 신속 개정을 약속했고, 주가 5천 달성을 계곡 정비와 비교하며 “그 어려운 것도 해냈다”고 강조했다. 반도체를 빼고 계산하면 4100에 불과하다는 기사에 대해서는 “반도체 빼고도 무려 4100”이라며 반박했고, 코스피 상승으로 국민연금 고갈이 24년 늦춰졌다는 소식을 공유하며 “주식시장 정상화가 고통 없는 연금개혁의 수단”이라고 평가했다. 상승 국면에서는 거의 예외 없이 직접 언급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패턴이 반복됐다.


급락장에서는 일관된 침묵

반면 2026년 들어 서킷브레이커가 여러 차례 발동된 날들의 기록은 달랐다. 6월 8일 반도체 조정으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을 때 대통령 X에는 유럽 순방과 농어촌기본소득, 필리핀 체포 소식이 올라왔다. 6월 23일과 26일 연속 급락으로 거래가 중단됐을 때는 일한의원연맹 면담, 호르무즈 선박 탈출, 자살자 감소 성과, 베네수엘라 지진 애도 메시지가 주를 이뤘다. 7월 7일 발동 시점에는 NATO 정상회의와 몽골·우크라이나 회담 일정이 채워졌다. 시장이 마비되는 상황에서도 증시 자체에 대한 언급이나 안정 조치에 대한 언급은 찾아볼 수 없었다.


카자흐스탄의 한국인 상대 보이스피싱 일당 검거 소식을 전하고 있는 이재명 대통령 (이재명 X 갈무리)
카자흐스탄의 한국인 상대 보이스피싱 일당 검거 소식을 전하고 있는 이재명 대통령 (이재명 X 갈무리)

이틀 연속 서킷브레이커와 보이스피싱

7월 28일과 29일,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사이드카에 이어 서킷브레이커가 잇따라 발동되며 이틀 연속 급락장이 펼쳐졌다. 그 기간 대통령 X에 올라온 내용은 브라질 룰라 대통령과의 만남, 노동조합 사무실 방문, 재외동포 인사, 칠레 이동 예고, 일본 구마모토 강진 애도, 그리고 카자흐스탄 보이스피싱 일당 검거 소식이었다. “외국에서 하면 잡히지 않겠지 하는 생각은 버리는 것이 좋다”며 관련 공무원들을 칭찬하는 글이 올라온 바로 그 시점에, 국내 증시는 거래 중단을 반복하고 있었다.


대통령은 어디에 있는가

상승장에서는 “주식시장 정상화”와 “대한민국 정상화”를 연결 지으며 성과를 강조하고, 급락장에서는 시장 상황을 아예 언급하지 않는 패턴이 반복됐다. 주가누르기 방지와 자본시장 선진화는 강조하면서도, 실제 시장이 패닉에 빠졌을 때는 관련 언급을 피한 것이다. 대통령이 직접 운영하는 X 계정에서 나타난 이 선택적 태도는, 시장 참여자들에게 정부가 상승 국면의 성과만 취하고 하락 국면의 책임은 외면한다는 인상을 줄 수밖에 없다.


반복되는 패턴이 남긴 질문

임기 초부터 이어진 이 패턴은 앞으로 더 큰 변동성이 닥쳤을 때 어떤 태도로 이어질지 궁금증을 남긴다. 주식시장을 ‘정상화’의 상징으로 내세웠던 대통령이, 정작 시장이 비정상적으로 흔들릴 때마다 다른 주제로 시선을 돌리는 모습이 계속된다면, 그 정상화 선언의 무게는 점점 가벼워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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