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 2026. 8. 4.
[사설] 보완수사권 폐지, 대통령이 거부권 행사하지 않는다면
국민 10명 중 6명이 검사 보완수사권 폐지법에 대해 이재명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 숫자는 국민이 대통령에게 보낸 경고다.
개혁신당 개혁연구원이 3일 전국 1천1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긴급조사 결과다. 거부권 행사 59.6%, 그대로 공포 34.0%였다. 18∼29세 67.9%, 30대 65.0%로 젊은 층이 가장 높았다. 60대도 61.3%를 찍었다. 40대 52.6%, 50대 57.8%로 주력층까지 과반이 넘었다. 광주·전라를 제외한 모든 권역에서 과반이 나왔다. 수사환경이 나빠질 것이라는 응답은 64.0%였다.
이미 확인된 민심의 궤적
법안이 통과되기 전부터 여론은 늘 같은 방향을 가리켰다. 한국갤럽 조사에서 보완수사권 유지 의견이 61%였다. 다른 조사들에서도 55∼64%대가 유지됐다. 민주당 지지층 안에서도 유지 의견이 폐지 의견을 앞선 경우가 반복됐다. 경찰 부실수사 논란이 터진 뒤에도 “검사가 직접 나서야 한다”는 응답이 65%를 넘겼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지난달 31일 재석 178명 중 175명의 찬성으로 법안을 통과시켰다. 검사의 직접 수사와 보완수사권을 통째로 없앴다. 경찰에 보완수사 '요구'만 할 수 있도록 바꿨다. 70년이 넘는 형사사법 체계의 틀을 하루아침에 갈아엎은 것이다. 대통령이 그대로 공포한다면, 민심의 철퇴가 어디로 향할지는 자명하다.

밀어붙이면 무엇이 남는가
수사·기소 분리 원칙 자체는 논의할 수 있다. 그러나 국민이 우려하는 수사 공백과 피해자 구제 공백을 외면한 채 강행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64%가 수사환경이 나빠질 것이라고 본 상황에서, 보완책만으로 메울 수 있다는 정부의 기류는 안이하다. 법안을 그대로 공포해야 한다고 답한 사람 중에서도 24.3%가 수사환경 악화를 인정했다.
이 법안이 그대로 시행되면 생기는 문제는 수사 현장의 혼란에서 끝나지 않는다. 민심과 정면으로 충돌한 입법이 정권의 지지 기반을 잠식하기 시작하는 지점이 된다. 특히 2030세대와 중도층, 그리고 민주당의 주력층으로 여겨지던 40·50대에서조차 거부권 요구가 과반을 넘긴 현실은 가볍게 넘길 숫자가 아니다.
대통령에게 남은 선택
공은 이제 온전히 이재명 대통령에게 넘어왔다. 헌법이 부여한 재의요구권은 바로 이런 순간을 위해 존재하는 권한이다.
여당 핑계로 빠져나갈 때가 아니다. 여당의 책임은 지지율 하락으로 지면 그만이지만 종이 한 장으로 막을 수 있는 입법재앙을 방치한 최종선택은 분명히 대통령에게 남는다.
![[사설] 보완수사권 폐지, 대통령이 거부권 행사하지 않는다면](/api/blob/legacy-cheditor4-2608-b1833ff3a453b055ed44535495cafa79e710dcc9.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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