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 2026. 8. 12.
한국계 프란체스카 홍, 美민주당 경선서 이례적 위기… 개표율 93%(종합)

11일(현지시간) 미국 위스콘신 주지사 후보를 선출하기 위한 민주당 경선 개표가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국내는 물론 미국 정가가 일제히 주목하는 한국계 프란체스카 홍(洪)후보(위스콘신 주의회 하원의원)가 급진적 사회주의 정책으로 당 지도부와 중도층에 외면받으며 데이비드 크롤리 후보에 다소 밀리는 양상이다.
현재 미국의 NBC 등 주요 언론들은 위스콘신 민주당 주지사 후보 경선을 속보로 전하고 있다. NBC에 따르면 개표율 93%인 오후 1시 50분(한국시간) 현재 홍 후보는 39.6% 득표율로 29만 3,279표를 득표해 당 지도부의 지원을 받은 데이비드 크롤리(밀워키카운티 행정관) 후보의 29만 6,208표(40%)에 뒤쳐지고 있다.
홍 후보는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 당선 이후 미국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민주사회주의단체(DSA) 소속이다. 공약도 급진적이다. 이민단속국 ICE 폐지, 고소득층 대폭 증세를 통해 공립학교 확충 및 의료보장 확대, 경찰예산 전액 삭감 및 경찰 폐지, 전과자에 대한 차별 금지 및 투표권 확보, 신규 AI 데이터센터 건설 임기 내 모라토리엄(유예)시켜 전기료 인상 및 수자원 고갈 방지,임금 삭감 없는 주 32시간 근무제 등이다.
여성판 맘다니라며 CNN이 일찌감치 홍 후보를 '유력 주지사 후보'라며 띄워주기 시작하자 이번달 5일 도널드 트럼프가 홍 씨를 공산주의자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하면서 국내에도 이름이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사람은 위험하고, 솔직히 말해 미쳐있다"라며 "경찰은 오직 '백인 우월주의'를 유지하기 위해서만 존재한다고 주장한다"고 홍 후보를 비판했다. 홍 후보가 꾸준히 경찰 예산 완전 삭감 및 경찰 폐지를 주장한 것을 비판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과거 홍 후보가 "추수감사절을 폐지하겠다"고 하거나 단체를 통해 "부유한 사람들을 위한 기관"인 미국 상원을 "폐지하거나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 것들도 알려졌다.
그러나 AP통신에 따르면 현지 민주당 지지자들은 홍 후보의 급진적 정책에 혼란스러워 하는 모습이다. 미국 지방정부에서는 주지사, 주의회 양원, 주국무장관이 중요한데 위스콘신에서는 16년 가까이 민주당이 모든 기관을 독점하고 있었다. 유권자와 당내 인사들 사이에선 2010년 이후 처음으로 위스콘신 주 정부를 완전히 장악 할 기회를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불안감이 커졌다.
매디슨에 사는 전 변호사 존 홀리(68)는 홍 후보가 공화당 후보 티파니를 이기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제 생각이 틀렸으면 좋겠지만, 매디슨과 밀워키 북쪽 지역에서는 그녀가 그다지 좋은 인상을 주지 못할 것 같다"는 것. 반면 니콜 산토스(45)는 "(미국이) 제자리로 돌아오려면 좀 더 좌파적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그녀를 지지했다.
이에 본선 경쟁력을 우려한 민주당 지도부가 당 내 경쟁자인 크롤리 후보를 지원하기 시작했다. 현 토니 에버스 주지사(민주당)의 불출마 선언 이후 가장 적극적으로 주지사 후보로 도전장을 내민 홍 후보는 자신이 "유일한 공화당, 민주당, 무소속, 민주사회주의자들을 하나로 모으는 반란후보"라면서도 전략적으로 민주사회주의단체와 거리를 두면서 경찰 폐지 정책과 전과자 친화 정책에서 한 발 물러섰다.
홍 후보는 수 차례 경찰을 폐지한 뒤 치안 유지용 예산을 지역사회 복지, 정신건강 지원, 교육 및 범죄 예방 프로그램으로 재배분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이번 주지사 후보 토론회에서는 "주지사가 경찰 예산을 임의로 삭감할 수 없다"며 "슬로건이나 구호로 국정을 운영하러 나온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이어 범죄를 예방하는 근본적인 사회 안전망 투자와 경찰 개혁을 병행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프란체스카 홍씨는 1988년 한국계 이민자 부모 사이에서 태어났다. 그녀는 일식집을 운영하며 '아시안 소울푸드'로 일본의 라멘을 내세우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 요식업 종사자 노조 결성을 지지하는 등 진보적 활동을 벌이다 2020년 선거에서 공석이 된 위스콘신 주 의회 제76선거구에 출마해 아시아계의 불모지였던 위스콘신에서 사상 처음으로 아시아계 주의원이 됐다.
홍 후보는 한국계 정체성을 내세우지 않고 있다. 예컨데 두부를 "JAPANESE TOFU"로 표현하는 등 아시아인으로서의 정체성을 더 내세운다. 현재도 요리사이자 바텐더로서 일하는 그녀는 아들을 홀로 키우는 싱글맘이기도 하다. 스스로 "유일한 임금 노동자 후보이자 싱글맘, 세입자" 후보자라며 소개하고 무상급식, 무상 보육 및 공영 식료품점 운영, 아시아 및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역사 교육 의무화를 주장하고 있다.
홍 후보가 당내 경선에서 이기면 오는 11월 본선 상대로 공화당 톰 티파니 연방 하원의원과 경쟁하게 된다. 위스콘신 주지사 선거는 민주당 진보 진영과 민주사회주의 세력의 영향력을 확인할 수 있는 시험대 중 하나로 여겨진다. 반면 공화당 후보인 톰 티파니 후보 역시 트럼프의 지지가 여전한지 확인할 수 있는 지표가 될 전망이다.
이어 본선에서도 당선된다면 위스콘신 최초의 아시아계·여성 주지사이자 한국계 최초의 미국 주지사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한편, 크롤리 후보에 개표 초반부터 뒤지던 홍 후보는 꾸준히 표차이를 줄여가다 개표율 82% 이후부터 84%까지 잠시간 앞서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이후부터 다시 밀리면서 개표가 완료될 때까지 승패를 단정하기 어려워졌다.
강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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