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 2026. 8. 12.
호주 총리, 다카이치 선물 '멜론'에 여성 가슴 연상… "멜론 2개 아름다워"

호주 노동당 소속의 앤서니 앨버니지 총리가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에게 받은 선물 '크라운 멜론'과 관련해 가슴을 묘사하는 동작을 취하는가 하면 진행자와 "멜론 2개가 아름다웠다"거나 세관을 통과할 때 미국 배우 "파멜라 앤더슨 같았겠다"고 말해 일본 정가에서 논란이 됐다. 파멜라 앤더슨은 서구권에서 큰 가슴으로 유명하다.
지난 달 3일 방영된 코미디 팟캐스트 '부시 딥(BushDeep)'에 출연한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사회자 오스본과 선정적 손동작은 물론 성적 뉘앙스를 담은 발언을 주고 받았다.
오스본이 앨버니지 총리에게 "해외 나들이에서 받은 것 중 가장 시시한 선물(crapgift)이 뭐냐"고 묻자 앨버니지는 "최근에 여기서 받은 것인데, 처음엔 꽤 이상하긴 했다"면서 "일본 총리가 여기 갖고 온 로열 멜론(실제로는 크라운 멜론)이었다"고 말했다. 앞서 다카이치 일본 총리는 5월 초 호주를 방문했다.
앨버니지는 자신의 가슴 앞에서 두 손으로 멜론 모양을 만들며 "she"라고 표현했다. 그러자 오스본은 "여자가 가져왔군요"라며 "그럴 줄 알았다"고 양 손으로 가슴을 부각하는 듯한 동작을 취했다. 이어 "두 개 갖고 왔죠?"라는 물음에 앨버니지 총리는 "그녀는 멜론 두 개를 갖고 왔죠. 뭐, 그렇잖아요"라며 비슷한 손 동작을 취했다. 이어 "아주 아름다웠다(beautiful)"고 중의적으로 표현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오스본은 일본 다카이치 총리에 대해 "들어올 때에 파멜라 앤더슨 같았겠다"고 말했다. 파멜라 앤더슨은 90년대 미국에서 큰 가슴을 강조해 'SOS 해상 구조대' 시리즈로 서구권에 이름을 알린 배우겸 모델이다. 진행자 오스본은 노골적으로 멜론이 아닌 여성의 가슴을 겨냥한 성적 농담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해당 발언은 야마가미 신고 전 주(駐)호주 일본대사가 호주 일간지 '디 오스트레일리안'에 기고한 기사를 계기로 외교적 파장으로 번졌다. 야마나기 전 대사는 10일자 지면에서 진행자를 비판한 것은 물론 "총리의 성차별적인 멜론 농담은 무례할 뿐만 아니라 양국의 긴밀한 유대를 저버렸다"고 비판했다.
이어 보수 야당인 자유당을 중심으로 야권 성향의 일부 방송인들은 "무례하다", "상스럽고 입이 험하다(foul-mouthed)", "천박하고 품위없다(grubby)"며 몰아붙였다. 자유당 대표 역시 공개적으로 총리에게 사과를 요구했으나 앨버니지 총리는 어제(11일) "(성차별 농담이라는) 주장을 거부한다"며 사과를 거부했다. 이어 진보 매체들은 일제히 보수 야권이 성적으로 보수적이란 프레임을 씌웠다.
결국 일본 정부에서는 앨버니지 총리의 발언과 손동작에 대해 "악의적인 의도는 없었다고 생각한다"고 이미 7월에 외교 전문을 보냈으며 해당 외교 전문에는 "언론에서 (재점화하여) 일이 커졌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일본 내에서 총리가 피해를 입었음에도 '메이와쿠(迷惑) 문화'탓에 피해자가 수습하는 것이 답답하는 반응도 나왔다.
피해 당사자인 일본 정부의 수습에 앨버니지 총리는 호주와 일본이 군사부터 경제까지 다방면으로 과거 어느 때보다도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한 야당 의원은 "왜 그런 얘기는 팟캐스트에서 하지 않았느냐"고 따졌다.
앨버니지 총리의 실언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배우 카일리 미노그와 니콜 키드먼, 론다 버치모어 등 세 명의 여성 배우를 나열하며 성관계와 결혼, 데이트하고 싶은 상대를 골랐는데 "결혼 생활이 망가진다면"이란 전제하에 "카일리"라고 잘라 말하며 "성관계, 결혼, 데이트 모두 다 하고 싶다"며 "매우 멋지다"고 말했다.
다카이치에게 사과하지 않았듯 이번 사태 역시 무성의하게 수습했다. 총리실을 통해 "그 발언에 대해 명백히 사과한다"고 한 문장의 사과문을 냈을 뿐 직접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총리실 뒤에 숨었다.
강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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