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 2026. 8. 14.

법무부 ‘부산 돌려차기사건...경찰은 중상해로 판단했다’ 정정자료 배포

법무부 2025년 발간 자료 '경찰이 살인미수로 송치' 적시

2026년 8월 14일 정정문 '경찰은 중상해로 송치' 자료 배포

실수였나? 아니면 의도가 있었나 법무부 비판 피하기 어려워

법무부 ‘부산 돌려차기사건...경찰은 중상해로 판단했다’ 정정자료 배포


법무부가 뒤늦게 낸 정정문 한 장이 ‘부산 돌려차기’ 사건을 둘러싼 논쟁의 판을 다시 흔들었다.

경찰이 처음부터 살인미수로 검찰에 넘겼다는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는 점이 공식 자료로 확인된 것이다. 법무부는 2025년 12월 발간한 ‘검찰 보완수사 우수사례집’ 에 잘못 적혀 있던 송치 죄명을 바로잡으며, 경찰이 ‘중상해’로 구속 송치한 사건이라고 명시했다. 이 한 줄이 갖는 무게는 매우 무겁다


가해자가 피해자를 쓰러트리고 재차 폭력을 행사하는 장면 (유튜브 영상 갈무리)
가해자가 피해자를 쓰러트리고 재차 폭력을 행사하는 장면 (유튜브 영상 갈무리)

정정문이 확인한 사실

법무부는 사례집 발간 과정에서 송치 죄명을 잘못 기재했다고 인정했다. 사례집에는 경찰이 ‘살인미수 및 성폭력’ 혐의로 송치한 것처럼 적혀 있었다. 그러나 실제로는 경찰이 ‘중상해’ 혐의로 구속 송치했고, 검찰이 구속기간 내에 살인의 고의를 입증하는 증거를 보완해 ‘살인미수’로 기소한 사안이라는 것이다.

이후 항소심 과정에서 피해자 청바지 안쪽에서 가해자 DNA가 추가로 검출되면서 혐의는 ‘강간살인미수’로 다시 변경됐다. 징역 20년이 확정된 것도 이 단계의 결과다. 법무부의 정정문은 바로 이 첫 번째 단계, 경찰에서 검찰로 넘어올 때의 죄명이 중상해였다는 점을 공식 확인한 것이다.


법무부는 2026년 8월 14일 보도자료를 통해 '경찰이 중상해'로 판단했었다고 정정했다
법무부는 2026년 8월 14일 보도자료를 통해 '경찰이 중상해'로 판단했었다고 정정했다


중상해였다면 가해자는 이미 나왔을 수도 있다

중상해죄의 법정형은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이다. 실제 선고형은 사안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수년 안팎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만약 검찰의 보완수사권이 없었다면 가해자는 겨우 30대 중후반에 만기출소하거나 더 일찍 출소할 수도 있었다. 2022년 당시 30대 초반이었던 가해자가 중상해 혐의로만 처벌받았다면 2020년대 중반, 아직 한창 나이인 30대 중후반에 사회로 돌아왔을 가능성이 크다. 김진주 씨가 “보완수사가 없었다면 가해자가 이미 사회로 돌아왔을 것”이라고 반복해서 말해온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검찰 강경 개혁파의 주장이 흔들린 지점

검찰개혁을 강하게 밀어붙이는 쪽에서는 이 사건을 두고 종종 이런 논리를 펴왔다. 경찰이 이미 살인미수로 송치했는데도 검찰이 보완수사 성과를 과장한다는 식이었다. 혹은 경찰 초동수사의 문제를 검찰 권한 유지의 핑계로 삼아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었다.

그러나 법무부가 스스로 밝힌 바에 따르면 경찰 송치 죄명은 중상해였다. 살인미수로 기소한 주체는 검찰이었다. 김진주 씨가 줄곧 주장해온 내용과 일치한다. 피해자는 경찰 단계에서 성폭력 정황이 제대로 다뤄지지 않았고, 검찰의 보완수사가 혐의를 끌어올리는 데 결정적이었다고 말해왔다. 정정문은 그 주장을 뒷받침하는 공식 근거가 됐다.

이로써 김진주 씨가 검찰에 가스라이팅 당한 것이라고 주장하던 진보 변호사들과 네임드 논객들의 주장이 뿌리부터 흔들린 것이고, 김진주 씨가 “제발 자료를 읽어달라”고 외쳤던 이유가 다시금 명확해지는 부분이다. 피해자를 ‘검찰의 입장을 대변하는 사람’처럼 몰아갔던 강경 개혁파가 펼치는 주장의 전제가 무너졌다. 김진주 씨가 수차례 자료를 읽어달라고 호소했던 것은 단순한 감정 표현이 아니라, 이미 기록에 남아 있는 사실관계를 애써 외면하는 이들에게 던진 경고였다.


법무부도 비판을 피할 수 없다

법무부의 책임이 매우 크다. 우수사례집에 핵심 사실관계를 잘못 적은 것 자체가 문제다. 이 사건은 보완수사권 존폐를 둘러싼 논쟁의 상징적 사례였다. 그런 사건을 다루는 자료에서 경찰 송치 죄명조차 틀리게 적었다는 것은 단순한 오탈자를 넘어선다.

사실을 정확히 확인하지 않고 대략적으로 서술한 것인지, 경찰의 과오를 지우기 위해 의식적으로 윤색한 것인지는 알 수 없다. 어느 쪽이든 결과적으로 부실한 자료가 나왔고, 그 자료를 바탕으로 논쟁이 이어졌다. 법무부는 정정문을 내면서 스스로 그 부실을 인정한 셈이다.


논쟁은 이제 끝났다 아니 끝나야한다

정정문 이후 논점은 더 명확해졌다. 경찰이 중상해로 넘긴 사건을 검찰이 살인미수로, 다시 강간살인미수로 끌어올린 과정이 실제로 존재했다는 점이다.  더 이상 “경찰이 처음부터 살인미수로 송치했다”는 전제는 성립하기 어려워졌다. 법무부가 공식 자료로 그 전제를 부정했기 때문이다. 김진주 씨의 주장이 다시 한번 사실로 확인되었으며 자료를 부실하게 만든 법무부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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