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 2026. 8. 15.
[日르포] 구마모토 강진에 "태풍 차라리 우리동네에" 열도가 기도했다

일본은 동네마다 신사가 있다. 땅, 해, 물, 돌 등 모든 자연물에 영혼이 깃들어 있다고 믿는 애니미즘의 영향이다. 그래서 이번엔 물의 신을 비롯 전국의 신사와 가정에서 강진이 발생했던 "구마모토에는 태풍애 가지 않게 해달라"는 기도가 이어졌다.
지난 6일, 15호 태풍이 발발하자 일본 열도는 긴장에 휩싸였다. 구마모토 지진 이후 아직 복구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태풍까지 지나간다면 피해가 겉잡을 수 없이 커질 것을 우려한 것이다.
그러자 일부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동네 신사에 방문해 "태풍이 차라리 우리 집을 지나가게 해달라"고 빌었고 이것이 알려지자 약 30만명의 기도와 메시지가 이어졌다.
기도가 통했을까. 이번 태풍은 이례적으로 동쪽에서 서쪽으로 일본 열도를 횡단하는 형태의 태풍이었다. 처음 보는 경로의 태풍에 한 X 유저는 "구마모토로는 가지 마, 이쪽으로 오면 상대해 줄게"라고 하는 "전국의 부름에 응답한 것인가"라며 유머러스하게 말하면서도 누구보다 지진과 피해로 고통스러워 할 같은 국민들을 걱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비록 태풍과 하루 강우량 375mm에 달하는 폭우 속 차량에 갇혀 빠져나오지 못한 사망자들이 나오고 있지만, 일본 식의 이타심과 일종의 위로 문화가 각박한 현대 사회에서 많은 울림을 주었다.
한편, 구마모토 지진 현장 복구를 위해 전국 각지에서 자원봉사자가 모이고 있다. 노토 반도 지진의 피해자들은 자신들이 지진을 겪었을 때 시민들이 복구에 나서줬던 것에 대한 은혜를 갚겠다며 구마모토 현장에서 밤을 새며 봉사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이번엔 반려동물도 가족이라는 사회 인식변화에 동물 전문 구조사와 동물 심리 안정을 위한 봉사도 이루어지고 있다고 한다.
강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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