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 2026. 8. 17.

[칼럼] 보완수사권의 대안들? 야비하거나 멍청하거나

장윤기 사건은 경찰 수사의 부실과 내부 유착 의혹을 크게 드러냈다. 마침 이 사건은 검사의 보완수사권이 폐지되는 형사소송법 개정 과정에서 발생했다. 

보완수사권이 없어지면 경찰 수사에 대한 외부 견제 장치가 사실상 사라지게 된다. 그 공백을 메우기 위해 경찰과 여권이 내놓은 대책들의 실효성을 살펴보자. 


검찰의 보완수사권은 온갖 쇼를 다 동원해도 대안을 마련할 수 없다 (AI생성 이미지)
검찰의 보완수사권은 온갖 쇼를 다 동원해도 대안을 마련할 수 없다 (AI생성 이미지)

경찰은 사건 이후 여러 내부 통제 방안을 발표했다. 가족사건 상피제, 내부비리수사대 신설, 수사감찰 기능 이전, 수사개혁위원회 출범, 순환인사제 확대, 감찰부서 인력 증원 등이 대표적이다.


가족사건 상피제는 경찰관 직계가족과 배우자가 관련된 사건을, 해당 경찰관이 현재 근무하거나 최근 3년 이내 근무했던 관서에 접수될 경우 다른 관서로 이관하는 제도다. 이 제도는 '가족 관계에만' 한정된다. 같은 지역 출신이거나, 동문 관계, 오랜 인맥으로 연결된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실제 경찰 조직에서 유착 문제는 직계가족보다 지역 연고와 인맥을 통해 더 자주 발생하는데, 상피제는 그 범위를 다루지 못한다.


내부비리수사대는 국가수사본부 산하에 설치된다. 같은 경찰 조직 안에서 비리를 조사하는 구조를 누가 믿는다는 말인가. 그 조직내에서 뭘 만든들 달라지겠나. 수사감찰 기능을 인권감사실로 옮기는 방안 역시 경찰청 내부 조직에 머무르는 수준이다. 그저 눈 가리고 아옹이다. 


수사개혁위원회는 경찰 수사에 대한 국민 신뢰를 높이기 위해 출범한 기구다. 그러나 장윤기 사건에서 드러난 부실 수사와 조직적 은폐 의혹에 대해서는, 특별수사단의 최종 수사 결과가 나온 뒤에야 제도 개선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사건이 아직 수사 중이라는 이유로 구체적인 개혁안 제시를 미루고 있는 것이다. 


순환인사제 확대는 경감까지 적용 범위를 넓히는 내용이지만 현장 반발이 크고, 전체 인력 증원 없이 추진되면서 조기 퇴직 우려가 나온다. 


감찰 인력 증원도 경찰 내 다른 부서에서 인력을 빼오는 방식이어서 수사와 치안 현장의 공백을 초래할 수 있다.


이 대책들은 사건으로 떨어진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급하게 나온 성격이 강하다. 결국 외부에서 경찰을 실질적으로 견제하는 장치는 없는 셈이다. 


여권은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전면 폐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을 추진해 처리했다. 그 공백을 메우기 위해 정부와 여당이 검토하거나 추진 중인 대안들은 다음과 같다.


첫째, 보완수사요구권 강화다. 이행 기한을 1개월로 두고 미이행 시 징계나 직무배제를 요구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이다. 이는 형소법 개정 과정에서 함께 논의된 방안이다. 직접 수사권이 아니라 요구만 가능하다. ‘정당한 이유’라는 모호한 조항이 남아 있어 강제력이 약하다. 장윤기 사건처럼 고의적 증거 누락과 은폐가 이뤄진 경우, 요구만으로는 단서를 잡거나 한정된 구속 기간 안에 실체를 밝히기 어렵다. 과거 이행률과 지연 통계를 봐도 실효성을 믿을 수 없다.


둘째, 경찰 수사심의위원회 상설화와 확대다. 외부 전문가 중심으로 운영하고 일부 검사·판사 파견을 검토하는 방안으로, 당정 협의와 여당 내부에서 거론된 수준이다. 심의와 권고 기구에 가깝다. 인용률이 낮고, 위원 위촉과 운영에 경찰 영향이 남아 있으며, 강제력과 독립 조사권이 없다. 솔직히 무슨 의미가 있나 싶다.


셋째, 국가경찰위원회 권한 강화와 산하 민간 조사기구 설치다. 약 100명 규모로 차관급 감찰관을 두고 권역 출장소를 두는 내용으로, 행정안전부가 장윤기 사건 이후 공식 발표한 개혁안에 포함돼 있다. 인권침해, 부실수사, 보완수사 요구 미조치 등을 조사한다고 한다. 그러나 그래봐야 행안부나 총리실에 속해있다. 조사 결과는 결국 위원회 심의 후 경찰에 징계와 인사 요구를 하는 수준이다. 직접 수사·기소권이 없고, 정치적 임명 구조에서 통제 수단으로 변질될 위험이 지적된다. 영국 IOPC와 같은 완전 독립·강제력 있는 기구가 아니다. 


이 외에도 사회적 약자 범죄 전담 소위 운영, 인력 재배치, 수사심의계 보강 등이 함께 거론되고 있다. 대부분 행정 준비나 당정 협의 단계에 있다.


공통적으로 외부 독립 견제를 내부나 준내부, 정치적으로 연결된 기구로 대체하는 방향이다. 아니면 민간인들 데려다가 조언이나 듣겠다는 수준이다. 


장윤기 사건에서 드러난 조직적 은폐와 유착을 실제로 뚫어낸 것은 검사의 보완수사였다. 그 권한을 경찰 내부, 기껏해야 정부, 아니면 민간인들의 잔소리 정도로 넘어가겠다는 것이다.


... 그만 살펴보자.

보완수사권을 다시 살려놔라. 



[칼럼] 보완수사권의 대안들? 야비하거나 멍청하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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