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 2026. 8. 28.

이낙연, 사관학교 "미·중·러·북은 나누고, 차베스는 합쳤다"

"차베스도 사관학교를 통합했다"…국방장관 병적기록부까지 거론

생도 91.3%가 반대하는데…"정치 동기로 안보 근간을 흔드나"

국방연은 2+2를 권고했다, 정부는 4년 통합으로 갔다

국방부는 26일 서울 용산 국방컨벤션에서 국군사관학교 창설 공청회를 열었다. 장내는 고성과 욕설이 오갔고, 장외에서는 반대 집회가 열렸다. 이 낙연 전 총리는 공청회가 끝난 지 이틀 만에 유튜브 채널〈이낙연의 사유〉에 ‘안보도 나중에 고치면 되나…사관학교도 실험하나’라는 영상을 올렸다. 이 전 총리는 해박한 군사 지식을 뽐내기라도 하는 듯 해외사례를 들어 이 대통령과 안규백 국방장관의 논리를 박살냈다. 


정부가 육사·해사·공사를 대전 자운대에 묶어 ‘국군사관학교’를 창설하려는 구상을, 검찰·사법 개편과 같은 줄에 올려놓고 정면으로 반박했다. 국방연구원의 2+2 권고를 정부가 4년 통합으로 뒤집었다는 지적, 미·중·러·북의 분리 양성 사례, 전작권과 미군 드론 오인 격추 직전 사례까지 한 번에 엮었다.


유튜브 채널 〈이낙연의 사유〉 28일 영상 장면. 이낙연 전 총리가 사관학교 통합을 비판했다.
유튜브 채널 〈이낙연의 사유〉 28일 영상 장면. 이낙연 전 총리가 사관학교 통합을 비판했다.


“일단 저질러 놓고 나중에 고치는 버릇”

이 전 총리는 말문을 습관 이야기로 열었다.


“한국은 장점이 많은 나라입니다. 그러나 단점도 있습니다. 아주 중요한 정책을 결정할 때 예상되는 문제를 미리 점검하고 문제 소지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일단 저질러 놓고 나중에 고치는 버릇입니다.”


이어 그 버릇이 이재명 정부에서 더 심해졌다고 했다. “검찰 개혁과 사법 개혁을 그렇게 했고, 사관학교 통합도 그렇게 밀어붙이려 한다”는 것이다. 이 전 총리는 그러한 행태를 '개혁이라는 이름의 강박에 파괴의 충동이 뒤엉켜 세상을 휘젓고 있는 것'이라 질타했다. 


대통령은 ‘쿠데타’를 말했고, 국방부는 ‘미래전’을 말했다

이 전 총리가 가장 오래 말한 대목은 이재명 대통령의 8월 5일 국방부 업무보고 발언이다. 이 대통령은 안규백 국방부 장관에게 “쿠데타를 무려 세 번이나 한 중심이 육군사관학교인데, 한 번도 책임을 묻지 않았죠. 앞으로 또 할 수도 있잖아요”라며, “통합하면 이런 가능성이 좀 줄어들지 않겠나”라고 말한 점이 그간 국방부의 공식 설명과 상충된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 전 총리는 “일부 육사 출신이 쿠데타에 협력했다는 이유로 육사를 없애겠다면, 쿠데타 기획과 지시에 관련된 청와대도 없애야 하는 것입니까. 문제가 있었다면 기관 자체를 폐지하는 것이 나라에 최선입니까. 기관의 본래 목적을 살리면서 나쁜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게 하는 것이 최선입니까.”


국방부는 그동안 통합의 명분을 ‘육·해·공 경계가 흐려지는 미래전 대비’와 ‘합동성 강화’로 설명해 왔다. 12·3 계엄 이후 군 안팎에서 나온 ‘육사 지우기’ 의혹에는 선을 그어 왔다. 이 전 총리는 대통령 발언이 그 의혹을 오히려 뒷받침했다고 했다.


미·중·러·북은 나누고, 차베스는 합쳤다

이 전 총리는 해외사례를 들어 명쾌하게 정리했다.

“군사 강국은 사관학교를 분리 운영하고, 병력이 작은 나라는 통합 운영하는 경향이 있다”고 정리했다.


미국은 육사 웨스트포인트(뉴욕), 해사 아나폴리스(메릴랜드), 공사 콜로라도스프링스에 따로 둔다. 해사와 공사 사이만 해도 약 2500㎞다. 중국은 각 군이 수십 개 군사학교를 운영하는 다원 분리 체제에 가깝고, 러시아도 군종·병과별 학교로 초급장교를 키운다. 북한 역시 군종별 교육기관에서 따로 양성하고, 합동성은 동·하계 야외훈련에서 키운다는 것이 이 전 총리의 설명이다.


그는 남북의 전력 격차도 숫자로 붙였다. “북한은 핵무기를 보유하고 병력 120만입니다. 우리는 핵이 없고 미군 해군력에 의존하며 병력은 50만입니다.”


통합 사례로 든 나라는 캐나다(병력 6만7000)와 호주(5만9000)다. 두 나라 모두 당면한 안보 위협이 크지 않고, 통합 체계 아래에서도 병과별 실무 훈련은 각 군이 맡는다는 점을 강조했다. 일본은 방위대학교에서 4년 통합 교육을 받은 뒤 육·해·공에 나눠 임관시키는 구조다. 이 전 총리는 일본이 주일미군 합동사령부와의 연계를 강화하며 안보에 접근하고 있고, 자위대 병력은 24만이라고 덧붙였다.


그 다음 문장이 영상의 가장 날카로운 한 줄이다.

“베네수엘라 독재자 차베스는 군의 충성을 확보하려고 사관학교를 통합했습니다.”


국방부의 네 가지 명분을 이낙연이 모두 박살냈다


(1) 합동성 VS 전문성

국방부는 미래전에서 육·해·공 공동 대응이 더 중요해졌으니 초급장교 단계부터 통합 교육으로 합동성을 체질화해야 한다고 한다. 

이 전 총리는 각 군 특성이 다른 만큼 초급 단계에서는 전문성을 먼저 만들고, 합동성은 합참 교육이나 합동훈련에서 키우는 편이 맞다는 것이다. 


이 전 총리는 “미국이 세워 온 철학도 각 군의 전문성을 먼저 확립한 뒤에 합동성을 키우는 것”이라강조했다. 육사를 서울에서, 해사를 바다에서, 공사를 활주로에서 떼어내면 우수한 장교가 나오겠느냐며 한탄하기도 했다.


(2) 우수 인력

학령인구 감소로 지원자와 입학 성적이 떨어지니 학교 규모를 키우고 교육의 질을 올려야 한다고 한다는 국방부의 주장에 대해서도, 이 전 총리는 “장병 처우가 나쁘고, 장성과 고위 장교가 정치 바람에 쉽게 흔들리니 위상과 사회적 안정이 더 중요하다”며 반박했다. 

또한, 12·3 계엄 이후 국방부가 약 180명에 조치를 취했고, 당시 국방장관과 장성 등 현역·예비역 7명이 구속된 사실도 꺼냈다. “대통령과 상관의 지시를 따른 경우도 적지 않을 것”이라며, 서울 육사를 대전으로 옮긴다고 더 좋은 인재가 모이겠느냐고 물었다.


참고로, 지난해 말 국방부 자료를 보면, 육사 임관 기수 자퇴율은 정원 330명 중 77명(23.3%)까지 치솟았고 경쟁률은 전년 44.4대 1에서 26.2대 1로 반 토막이 났다. 공사도 경쟁률이 48.7대 1에서 22.9대 1로 떨어졌다. 


(3) 조직문화

국방부는 군별 분리에서 나오는 파벌, 폐쇄성, 자군 이기주의를 줄이려면 통합이 필요하다고 한다. 이에 대해 이 전 총리는, 각 군 정체성이 희석되고, 생도를 억지로 섞는 과정에서 갈등이 더 커질 수 있음을 우려했다.


(4) 행정 효율

국방부가 중복 교육과 분산 운영을 줄여 예산·인력을 아끼겠다는 주장에 대해 이 전 총리는 “절감액이 크지 않고, 교육체계를 다시 짜는 비용과 혼란이 더 클 수 있다”고 반론했다. 


전작권은 당기고, 훈련은 줄이고, 사관학교는 합친다

이 전 총리는 “전방에서 빈 총으로 방어하라는 이상한 군단장도 있었고, 후방 보안을 민간에 맡기겠다는 국방부 발표도 있었다”고 했다. 한미동맹은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방위비, 연합훈련 문제로 흔들린다고 봤다.


이 전 총리는 “정부는 군사 훈련은 줄이면서 전시작전권은 빨리 가져오겠다고 합니다. 미군 드론을 한국군이 오인해서 격추할 뻔한 일도 있었습니다. 안보에 대한 국민의 불안이 큽니다. 이런 시기에 정부는 사관학교 통합을 속전속결로 해치우려 합니다.”라며 개탄하기도 했다. 


이 전 총리의 질타는 안규백 장관에게로 향했다.

“그런 움직임의 한복판에 국방장관이 있습니다. 안규백 국방장관은 방위병 출신으로 탈영 의혹까지 받는데도 병적기록부를 내놓지 않아 군 안팎의 신뢰를 잃었습니다. 그런 국방장관이 사관학교 통합을 추진한다면 국민이 선뜻 믿고 따라줄까 의문입니다.”


한 번 옮기면 되돌리기 어렵다

“안보 정책은 특히 무너지는 것은 순간이지만 회복에는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사관학교 부지를 이전하고 시설을 합치면 되돌리기가 극히 어렵습니다. 요즘 말로 불가역적입니다.”라며 이 전 총리는 

“사관학교 통합을 졸속으로 밀어붙이지 말기 바랍니다. 전문적 견해를 다양하게 듣고 장단점과 보완책을 신중히 검토해서, 후회가 남지 않을 결정을 내리기를 당부합니다.”


정부 쪽 시계는 반대로 간다. 국방부는 공청회 의견을 검토한 뒤 10월 세부 계획을 발표하고, ‘국군사관학교 설치법’ 제정을 서두르겠다는 입장이다. 이 대통령은 이미 두 차례, 8월 5일과 18일, 속도를 주문했다. 이 전 총리의 28일 영상은 그 속도에 제동을 걸려는 가장 정확하고 빈틈없는 공개 반박이다. 


원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1Yd3iuQgSOc



이낙연, 사관학교 "미·중·러·북은 나누고, 차베스는 합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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