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 2026. 9. 2.
경찰, 性피해자 답변 재촉에 일요일 심야 조사까지 '2차 가해' 일상
비대화된 경찰이 수업 시간에 학생의 조사 일정을 잡거나, 일요일 밤 9시에 조사를 시작하는 등 피해자들을 배려하지 않고 있다. 김재련 변호사는 한 피해자의 진술을 독촉하더니 "마라톤 연습을 하러 가야한다"던 경찰의 2차 가해를 언급하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올해 경기도의 한 경찰서에선 성범죄 참고인 조사를 일요일 오후 9시로 잡았다. 피해자의 피해를 구체적으로 진술할 수 있는 중요 참고인이었다. 경찰은 '로테이션 근무'와 '식사 시간'으로 인해 오후 9시에 조사해야한다고 설명했다.
다른 경찰서에서는 학생 피해자의 조사 시간을 일과시간인 이른 오후로 잡았다. 경찰은 '조사실 예약이 어려워서 지금 진술 안 하면 2주 뒤에나 가능하다'라며 낮 시간대 조사를 요구했다.

경찰을 많이 대면한 변호사가 본 현장은 어떨까. 여중생 친부 성폭력 사건에서 피해자를 변호한 김재련 변호사가 오늘 TV CHOSUN 유튜브 '청년내일'에 출연했다.
이 자리에서 김 변호사는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을 꼽아달라"는 청년 패널의 질문에 많은 사건이 기억나서 고민했다면서도, 여중생 친부 성폭행 사건 피해자 변호 당시 경찰의 2차 가해성 수사 태도를 언급했다.
김 변호사는 "중학생 피해자가 조사 받을 때 경찰 수사관이 재촉하고 '빨리 답하라'며 압박했다"면서 어린 피해자가 아버지로부터의 성폭력에 대한 이야기가 쉽지 않아 주저했던 상황을 강조했다.
이후 수사관에게 "'혹시 조사 끝나고 무슨 일이 있으시냐'고 물었더니, '빨리 끝나고 마라톤 연습을 하러 가야 한다'는 답이 돌아왔다"고 했다. 김 변호사는 "피해자가 처음 만나는 경찰 아저씨한테 어려운 일을 이야기하는데, 이 아저씨는 자신의 사건보다 마라톤이 더 중요한 거냐"고 지적했다.
판사 역시 2차 가해성 발언을 했다. 판사는 피해자에게 "증인은 여성이고, 이 다음에 크면 남자친구도 생기고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을 텐데 아빠를 고소한 사실을 후회하지 않을 자신이 있냐"고 했다.
피해자의 "판사의 질문에 너무 큰 상처를 받았다"는 말이 아직도 기억난다며, 과거 미안했던 감정을 털어놓던 김 변호사는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또 수사를 포기한 경찰들에 대해 "들어보셨는지 모르겠는데 수포자라는 말이 있다"며 "보통 우리 수능할 때 이제 수학을 포기한 학생들을 수학을 포기했다며 수포자라 그러는데, 지금 수사를 포기한 수사관이라 그래서 수포자라고 한다"고 언급했다.
현장에서는 "몇 개월만 버티면 인사 이동이 있어서, 그냥 이 기록은 내버려 두고 가면 되면 경찰이 편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지금 제주 사건에서도 그 수사관이 그런 행위(사건 종결)를 한 이유에 대해서 업무가 너무 과도하다라는 이야기를 했다"며 "실제 경찰 업무가 과도한 건 맞으니 효율적으로 국가 자원을 운영해야 되는데 검사의 보안 수사권을 없애면 어떡하냐"고 지적했다.
용혜인 성평등가족부장관 후보자의 "(보완수사권 폐지가) 감개무량하다"라는 SNS 게시글에 대해선 "화가 난다"면서 보완수사 요구권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김 변호사는 "보완수사 요구권을 한 달 이내에 요구를 해서 다시 보내야 하는데, 불가능하다"라며 "한 달 이내에 참고인 중요 참고인 불러서 조사해야 되는데 그 사람이 일정 바쁘다 그러면 체포할 것도 아니고, 한 달 내에 끝낼 수 없다"며 보완수사권 폐지를 탁상행정으로 규정했다.
강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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