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 2026. 9. 6.

“과장 선에서 막혀있다? 알았어” 지금까지의 김승원-양수진 풀스토리

청탁 문자 두 번이 전부라더니, 한동훈이 ‘과장 라인’ 통화까지 공개했다

한동훈 의원이 6일 페이스북에 김승원과 양수진의 통화 내용을 추가로 공개했다. 청탁 문자 두 통이 전부라는 해명이 쉽게 반박된 것이다. 


한 의원이 공개한 통화에서 양수진은 '담당자들 연락은 오는데 과장 선에서 넘어가지 않는다'고 했다. 김승원은 '과장 선에서 막혀 있느냐'고 물은 뒤 알겠다고 답했다. 한동훈 의원에 따르면 이후 김강립 식약처장의 비서가 해당 과장 김모에게 문자를 보냈다는 것이다. 

김승원이 따로 문자를 보냈고, 처장이 챙겨보되 다음부터는 그쪽에서 이런 얘기가 나오지 않게 해달라는 내용이었다.


문장만 보면 단순 민원처럼 들릴 수 있다. 그러나 실무 과장선에서 막혀 있다는 보고를 받은 뒤 처장 비서가 그 과장에게 청탁 사실을 전한 정황이다. 특정 업체 임상 심사를 과장 라인까지 내려가 챙긴 게 김승원과 양수진의 통화때문이라는 주장으로 읽힌다. 


제넨셀 승인까지 2주

사건은 2021년 10월로 올라간다. 제넨셀을 만든 강세찬이 양수진에게 임상시험 계획 승인을 빨리 받아달라고 부탁했다. 양수진은 김승원에게 식약처장 쪽 처리를 요청했다. 

양수진은 김승원을 오빠, 엉아로 불렀다. 김승원은 양수진이 운영하던 유흥주점 근로기준법 사건을 변호하며 친분을 쌓았다.


같은 해 10월 12일 김승원은 김강립 식약처장에게 문자를 보냈다. 생약제제과, 임상제도과, 통계분석팀으로 일이 나뉘어 있으니 실무자들이 빠르게 처리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회사 이름은 제넨셀이라고 적었고 국부 유출 걱정도 붙였다. 처장 쪽에서 실무진에게 전달했다는 답이 오자 김승원은 그 문자를 바로 양수진에게 넘겼다. 같은 달 26일 식약처는 임상시험 계획을 승인했다.


TV조선이 입수한 양수진 육성에는 '정상 절차라면 연말까지도 어려웠을 승인'을 식약처장에게 말해 따냈다는 취지가 담겼다. 그래서 강세찬에게 돈을 받게 됐다고도 했다. 승인 이후 양수진이 후원금 넣는다고 계좌를 묻자 김승원은 후원금 계좌를 알려주며 '고마워'라고 답한 정황이 공소장에 적혀 있다. 그해 후원금 한도가 이미 차 있어 500만 원은 들어오지 않았다.


김승원은 공익 민원을 전달했을 뿐이고 특혜는 없었다고 반박한다. 검찰이 3년간 검사 11명을 투입하고도 기소유예에 그쳤다는 점도 강조한다. 기소유예는 무혐의가 아니다. 혐의는 인정하되 재판에 넘기지 않은 처분이다. 검찰은 강세찬과 양수진을 뇌물공여약속 혐의로 기소하고, 김승원에게는 기소유예를 남겼다. 김승원은 그 처분 조차도 부당하다며 헌법소원을 냈다.


3인 사진, 우연이라는 해명과 녹취

2022년 2월 양수진은 SNS에 김승원, 당시 서울서부지법 영장전담 정모 판사와 함께 찍은 사진을 올렸다. 정모 판사는 2023년 강세찬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같은 영장은 다른 판사에게서 발부됐다. 김승원은 세 사람이 우연히 마주쳤을 뿐이며 정모 판사에게 부탁한 적이 없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인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023년 4월 25일 제43회 장애인의 날 기념행사에서 여성 기업인 양수진씨가 대표를 맡은 회사의 체험 부스에 참석했다. (사진-양수진씨 페이스북)
더불어민주당 의원인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023년 4월 25일 제43회 장애인의 날 기념행사에서 여성 기업인 양수진씨가 대표를 맡은 회사의 체험 부스에 참석했다. (사진-양수진씨 페이스북)

한동훈 의원은 5일 2022년 2월 9일 통화 녹취를 공개했다. 김승원은 양수진을 동생이라고 부르며 '보고 싶어서 눈물이 난다'고 했다. 양수진이 '지금 달려가겠다'며 여의도를 향했다. 이어진 통화에서 '김승원이 20, 30분밖에 못 보면 아쉽다'고 하자 양수진은 물건을 잔뜩 챙겨서 가고 있으니 있으라고 했다. 한동훈 의원은 그날 밤 받은 물건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민주당은 지귀연 판사 술자리를 부적절하다고 몰아붙였다. 같은 당 법무장관 후보자가 청탁 당사자, 관련 사건 영장 판사와 한자리에 찍힌 사진 앞에서는 시기와 대가가 다르다고 감쌌다.


내부보고서는 징역 8개월을 검토했다

한동훈 의원은 4일 검찰 내부보고서도 공개했다. 2024년 8월 서울서부지검 수사팀이 김승원을 알선뇌물약속 혐의로 기소하고 징역 8개월을 구형하려 했다는 내용이다. 실제 처분은 그해 12월 말 기소유예였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된 지 약 2주 뒤였다.


한동훈 의원은 2023년 12월 법무부 장관에서 이미 물러난 상태였다. 수사팀과 대검의 결론이 갈렸다는 사실만으로 외압을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3년 수사 끝에 문제가 없었다는 김승원 주장은 내부 구형 검토 문건과 동시에 놓이면 설 자리가 좁다. 


검찰은 기소유예 처분서에 청탁의 위법을 단정하기 어렵다고 적었다고 전했다. 단정하기 어렵다는 문장은 청탁이 없었다는 뜻이 아니다.


페이백과 음주운전

한동훈 의원은 김승원이 민주당 경기도당위원장이던 시절 당직자 급여를 부풀려 준 뒤 일부를 돌려받아 별도 자금을 만들었다는 제보도 공개했다. 일부 당직자에게 실제보다 월 200만 원가량 많이 주고 특정 계좌로 다시 걷었다는 것이다. 


2008년 음주운전 벌금 70만 원 전력도 확인됐다. 

김승원은 용납될 수 없는 잘못이라고 사과했다. 문제는 그 사람이 지금 검찰을 지휘할 법무부 장관 후보자라는 점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고른 법무장관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정성호 전 장관 후임으로 김승원을 지명했다. 판사 출신 재선이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검사 보완수사권 폐지를 주도한 인물이다. 김승원은 이재명 대통령 사건 공소취소 추진 모임 공동대표이기도 하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이재명 대통령 재판 취소에 올인하겠다는 인사라고 했다.


한동훈이 폭로를 주도하는 이유

이번 공세의 중심은 국민의힘 지도부가 아니라 한동훈 의원이다. 그는 지난달 31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제넨셀 수사 사실을 꺼냈다. 이런 사람이 장관으로 와도 되느냐고 물은 뒤, 9월 들어 문자 원문, 통화 녹취, 3인 사진 반박, 내부보고서, 6일 과장 라인 통화까지 살라미 전술로 김승원을 몰아붙이고 있다.


한동훈 의원은 2023년 12월까지 법무부 장관으로서 관련 수사가 진행되던 시기를 직접 겪었다. 문자와 녹취, 내부 문건의 존재 자체를 아는 위치에 있었다. 


한동훈이 풀어내고 있는 것은 법률 용어보다 '스토리텔링'이다. 

보고 싶어서 눈물이 난다는 통화, 물건을 잔뜩 챙긴다는 말, 과장 선에서 막혀 있다는 보고, 처장 비서가 과장에게 보낸 문자, 후원금 넣는다는 말에 '고마워'라고 답한 기록. 민주당이 말하는 국민의 고충이 친한 오빠를 둔 사람에게만 해당하느냐는 질문이 하이라이트다.


여당은 한동훈 의원의 폭로를 검찰 시절 권한을 정치에 끌어쓴다며 비난한다. 자료의 출처와 공개 시점은 따져 물을 수 있다. 그러나 공개된 내용이 거짓이라면 가장 빠른 반박은 원문의 부정이다. 김승원 쪽은 아직 6일 통화와 비서 문자의 존재 자체를 반박 조차 못하고 있다. 




“과장 선에서 막혀있다? 알았어” 지금까지의 김승원-양수진 풀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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