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 2026. 9. 8.

전병헌, 김병기 구속영장 발부에 “이것은 수사인가 면죄부인가”

1년을 끈 뒤 핵심은 덜고 영장만 던졌다

새미래민주당 전병헌 대표는 8일 김병기 무소속 의원에 대한 경찰 구속영장 신청을 “태산을 울려 쥐 한 마리”라고 규정했다. “1년 끌고, 핵심 덜고, 꼬리만 치고… 이것이 수사인가, 면죄부인가”라는 물라며 “사실상 수사 사기 범죄극”이라고까지 썼다. “수사 사기로 국민들과 피해자 우롱”이라 혀를 찼다.


13개 의혹을 1년 들여다보고, 영장에는 알짜는 빼고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공공범죄수사대는 7일 김 의원에 대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과 업무방해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서울중앙지검에 신청했다. 시민단체 고발로 지난해 9월 시작된 수사 이후 약 1년 만이다. 


경찰은 “객관적 증거로 혐의가 소명됐고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고 했다. 영장에 담긴 혐의는 차남의 숭실대 편입·취업 청탁, 강선우 무소속 의원의 1억 원 수수 묵인, 정치자금·호텔 숙박권 수수, 동작구의회 의정활동비 유용 관련 의혹 등으로 전해졌다. 


김 의원을 둘러싼 의혹은 처음부터 13개였다

. 2020년 총선 전 전직 동작구의원들로부터 공천헌금 명목 3천만 원을 받았다가 돌려줬다는 의혹, 배우자 법인카드 유용 내사 무마, 전직 보좌관 인사 불이익 청탁 등이 그 목록에 들어 있었다.


전 대표는 “제기된 13개 혐의 가운데 공천헌금 의혹 등 핵심으로 지목됐던 상당수 혐의는 빠지고 일부 혐의만 영장에 담겼다”고 했다. “이만큼 태산명동서일필(泰山鳴動鼠一匹 )에 딱 맞는 사례도 드물 것”이라며 “태산이 떠나가도록 요란하더니 쥐 한 마리”라고 썼다. “국민이 의심하는 것은 당연하다. 수사인가. 세탁인가. 처벌인가. 면죄부인가. 아니면 수사를 빙자한 ‘국민 사기극’인가.”


증거인멸을 걱정하면서 1년을 기다린 수사

전 대표는 영장 사유의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했다. “이제 와서 증거인멸 우려를 구속 필요성의 근거로 든다면 국민은 묻지 않을 수 없다. 그 증거를 없앨 시간은 누가 벌어줬나. 증거인멸을 걱정했다면 왜 1년을 기다렸나. 1년을 기다렸다면 왜 이제 와서 증거인멸을 말하나.” 같은 날 김 의원 전직 보좌관은 박성주 전 국가수사본부장과 홍석기 현 본부장을 상대로 수사 지연 인권침해 진정을 국가인권위원회에 냈다. 핵심 피의자 소환이 지난 4월에 끝났는데도 처분이 미뤄지는 동안 2차 가해를 당했다는 취지다. 서울경찰청 수사심의위원회는 지난달 25일 한 달 안 처리를 권고한 바 있다.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는 전병헌 대표 (새미래민주당 제공)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는 전병헌 대표 (새미래민주당 제공)

전 대표는 “차라리 경찰이 스스로에게 ‘수사지연·증거인멸 방조 혐의’까지 함께 물었다면 풍자극으로는 조금 더 완성도가 낮았을 것”이라는 문장 뒤에 “웃을 수도 없는 웃픈 코미디” “국민을 우습게 보는 수사” “권력에 맹종하는 충견의 진면목”을 이어 붙였다.


끓어서 식히고 덜어서 줄인 뒤, 영장으로 포장!

전 대표는 한편, “시간은 수사의 편이 아니라 망각의 편이 됐다”고 봤다. “하나씩 잊히게 하고, 하나씩 식게 하고, 하나씩 덜어낸다. 그리고 마지막에 영장 하나 던져놓고 ‘수사했다’고 한다.” “끓어서 식히고, 덜어서 줄이고, 영장으로 포장한다. 수사의 기술이 아니라 면죄부의 기술이라는 의심을 자초하는 이유”라 덧붙였다. 


김 의원은 현역 의원이라 검찰이 영장을 청구해도 회기 중 구속에는 국회 체포동의가 필요하다. 검찰이 영장을 법원에 내지 않을 가능성도 열려 있다.


검찰 보완수사권이 사라지면, 이런 수사를 누가 다시 보나

전 대표는 장윤기 사건과 제주 여성 실종·살해 사건을 “제 식구 감싸기와 불공정, 부실 대응”의 사례라며, 김병기 사건을 “권력을 수사하는 경찰의 의지와 독립성을 시험하는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더 큰 문제는 앞이라고 했다. “검찰의 보완수사 기능까지 사라진다면, 경찰 수사가 이처럼 잘못됐을 때 누가 다시 들여다볼 것인가. 수사권의 집중은 곧 견제의 실종이다.” 라며 중대범죄수사청 출범을 앞두고 검찰 보완수사권이 사라지는 국면을 한탄하기도 했다. 


전 대표는 경찰에 수사권 독점까지 안기는 일을 “개혁이 아니라 견제 장치를 뜯어낸 독점” “개혁의 간판을 단 수사 퇴행”이라고 했다. 김병기 한 사람의 영장 문제가 아니라, 권력 앞에서 작아진 수사가 어떤 참극을 만드는지 보여주는 예고편이라는 진단이다.


전병헌, 김병기 구속영장 발부에 “이것은 수사인가 면죄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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