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 3일 전

김여정 "정동영이도 고백했다"…정동영 발언 들고 지뢰 책임 부인


김여정 "정동영이도 고백했다"…정동영 발언 들고 지뢰 책임 부인

김여정 "정동영이도 고백했다"…지뢰 책임 부인에 통일부 장관 발언 활용

김여정 북한 노동당 총무부장이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국정감사 발언을 끌어다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 책임을 부인했다. 김 부장은 정부가 평양 강동군병원에 보내려는 93억원 규모 의료장비 지원 계획도 "광대극의 제2부"라고 조롱했다. 합동참모본부와 유엔군사령부가 북한군의 의도적 매설로 최종 판정한 지 사흘 만이다.

김여정 "정동영이도 스스로 고백"

김 부장은 8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낸 담화에서 "한국의 관리 정동영이도 이번 '지뢰폭발 사건'을 우리 공화국의 고의적 공격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스스로 고백하였다"고 주장했다.

정 장관은 전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통일부 국정감사에서 지뢰 폭발을 "아직 공격으로 특정할 수 없다"고 답했다. 김 부장은 이 발언을 근거로 남측이 '사고냐 도발이냐'를 두고 "개 싸움질"만 벌이고 있다고 비꼬았다. 북한은 그동안 지뢰 폭발을 '서울의 자작극'이라고 주장해왔고, 이번에는 남측 주무 장관의 입을 빌려 그 주장을 되풀이했다.

군·유엔사는 이미 "北 의도적 매설" 판정

지뢰는 지난달 21일 서부전선 DMZ 군사분계선(MDL) 이남에서 터졌다. 수색 작전에 나선 우리 장병들이 크게 다쳤고 이 가운데 1명은 발목이 절단됐다.

합참은 9월28일 중간 조사에서 북한군 지뢰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발표했다. 유엔사는 30일 정전협정 위반으로 판단했다. 합참과 유엔사는 이달 5일 최종 조사 결과에서 북한군이 의도적으로 매설한 지뢰라고 판정했다.

그런데 정 장관은 최종 판정 이틀 뒤 국감장에서 "공격으로 특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군이 책임 주체를 북한군으로 못 박았는데도 통일부 장관이 그 결론을 흐렸고, 김 부장은 하루 만에 그 발언을 북한의 부인 논리로 가져다 썼다.

정 장관은 앞서 1일 열린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도 외교부가 제시한 대북 독자제재안에 "지뢰 사건과 관련 없는 제재"라며 반대해 조현 외교부 장관과 언성을 높인 것으로 알려졌다. 9월30일 지뢰 사건을 다룬 외통위 현안질의에는 해외 출장을 이유로 나오지 않았다.

93억 의료장비엔 "음흉한 정치적 타산"

김 부장은 담화 후반부에서 정부의 의료장비 지원 계획을 겨냥했다. 정부는 평양 강동군병원에 진단·수술·치료 장비 166종 1431개, 약 93억원어치를 보내기로 하고 지난 5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에서 제재 면제를 승인받았다. 강동군병원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역점 사업으로 추진하는 '지방발전 20×10 정책'의 첫 지방병원이다. 정부는 북한이 받겠다고만 하면 곧바로 집행할 수 있도록 재원까지 마련해 둔 상태다.

김 부장은 이 계획을 두고 "어설프게 조작한 자작극이 예상의 흥행수입을 기대할 수 없게 되자 한국 것들이 급기야 들고나온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정부가 남측의 '선의'와 북측의 거부를 대비시켜 정치적 이득을 노린다며 "음흉한 정치적 타산이 깔려있다"고 몰아세웠다.

김 부장은 "'지뢰폭발 사건'이라는 광대극을 조작하고 우리 국가와의 전면대결을 선포한 주범들이 그 무슨 '인도주의 지원'을 운운한다"며 "한국과는 그 무엇을 주고받거나 엮이울 일이 일체 없으며 마주볼 필요조차 없다"고 못 박았다.

열흘 새 세 번째 퇴짜…"한국과 영원히 마주설 일 없다"

김 부장이 지뢰 사건을 두고 담화를 낸 것은 열흘 사이 세 번째다. 김 부장은 9월29일 담화에서 합참의 중간 조사 결과를 "자작 광대극"이라고 부인했다. 10월2일에는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을 낮추겠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국군의날 기념사를 "광대극의 절정 장면"이라고 조롱했다.

김 부장은 이번 담화를 "한국 것들과는 영원히 마주설 일이 없을 것"이라며 "조한관계의 적대적 성격은 결코 변할 수 없다"는 말로 끝맺었다. 북한은 지뢰 책임을 부인했고 정부가 내민 의료장비도 거부했다. 정부가 제재 면제와 재원을 미리 확보해 둔 지원 사업은 북한이 받지 않는 한 집행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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