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언 · 1시간 전

추미애 순직 소방관 추모 예산 전액삭감...닷새 뒤 소방관 세상 떠났다

추미애 10월 12일 소방관 순직 추모 예산 0원으로 전액삭감

10월 17일 김진석 소방관 6세 딸과 부인 남겨둔채 순직

장례는 정성껏 추모행사는 돈없다는 경기도

추미애 소방관 순직 추모 전액 이미 삭감했다...소방관 6세 딸 두고 순직해 논란 

10월 12일 추경 통과로 순직 소방관 추모행사 예산 1억원 전액 


삭감 닷새 뒤 부천 공장 화재 진압하던 김진석 소방장 순직 

삭감 닷새 만에 나온 순직 경기도의회는 10월 12일 본회의에서 경기도의 제2회 추경안을 통과시켰다. 추미애 지사가 8월 5일 재정 비상을 선언하고 19일 도의회에 제출한 감액 추경이었다. 이 추경에는 순직 소방관을 기리는 '경기소방 119메모리얼데이' 사업비 1억원을 전액 없애는 내용이 들어 있었다. 그리고 닷새가 지난 17일 0시 50분, 부천소방서 오정119안전센터 소속 김진석 소방장(44)이 순천향대 부천병원에서 숨졌다. 전날인 16일 오전 8시 42분 부천시 오정구 내동의 도장 공장에 선착대로 들어가 불을 끄다가 급격히 번진 불길에 갇혔고, 심정지 상태로 구조된 뒤 끝내 깨어나지 못했다. 추모 예산을 지운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추모해야 할 소방관이 생긴 것이다.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화재 현장을 방문하자 한 소방관이 몸을 돌려 울음을 터트렸다 (KBS 뉴스 화면)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화재 현장을 방문하자 한 소방관이 몸을 돌려 울음을 터트렸다 (KBS 뉴스 화면)


12년 현장 지킨 모범 소방관, 여섯 살 딸 남기고 

김 소방장은 2014년 7월 임용돼 12년을 현장에서 보냈다. 올해 1월 6일에는 부천 원종동 다세대주택 화재를 진압한 공로로 모범 소방공무원상을 받았다. 상을 받은 지 아홉 달 만에 또 다른 화재 현장에서 돌아오지 못한 셈이다. 소방당국은 고인에게 소방위로 1계급 특진을 추서했다. 남은 가족은 배우자와 여섯 살 난 딸이다. 경기도는 장례를 경기도청장으로 치르고 영결식은 19일 엄수한다. 공교롭게도 지난해 10월 19일은 경기도가 처음으로 '경기소방 119메모리얼데이'를 연 날이다. 꼭 1년 전 순직 소방관 30인을 기리며 추모 걷기를 했던 바로 그 날짜에, 경기도는 올해 추모행사 대신 영결식을 치르게 됐다. 


지난 16일 부천 공장 화재를 진압하다 순직한 부천소방서 소속 오정센터 고(故) 김진석 소방장. (부천소방서 제공)
지난 16일 부천 공장 화재를 진압하다 순직한 부천소방서 소속 오정센터 고(故) 김진석 소방장.  (부천소방서 제공)


"매년 이어가겠다"더니 두 번째 행사도 못 열고 0원 

경기소방 119메모리얼데이는 유가족과 동료 소방관, 도민이 함께 순직 소방관을 기억하자는 취지로 지난해 처음 열렸다. 경기도는 당시 해마다 이어가겠다고 했지만 두 번째 행사를 치르기도 전에 예산 전부를 삭감 대상에 올렸다. 소방노조인 미래소방연합노동조합은 김 소방장이 화재 현장에 들어간 16일 성명을 내고 "도민을 위해 목숨을 바친 소방관의 희생을 기억하는 일까지 줄여야 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재정이 어려우면 행사성 사업을 손볼 수는 있지만 순직자 추모와 유가족 예우에까지 같은 잣대를 들이대서는 안 된다는 것이 노조 주장이다. 운영에 낭비가 있으면 고치면 될 일이지 사업비를 통째로 없애는 판단은 이해하기 어렵다고도 했다. 노조는 추모와 유가족 예우 예산을 복원하고 현장 대응에 필요한 소방 예산을 충분히 확보하라고 요구했다. 


장례는 정성껏, 추모행사는 돈 없다는 경기도 

추 지사는 17일 오후 2시 빈소를 찾아 "고인의 마지막 길에 한 치의 소홀함도 없도록 경기도가 온 정성을 다해 예우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런데 닷새 전 도의회를 통과한 추경에서 순직 소방관을 해마다 기억하자던 행사 예산은 이미 사라진 뒤였다. 장례 한 번은 정성을 다하겠다면서 남은 가족과 동료가 해마다 모이는 자리는 돈이 없다며 없앤 것이다. 1억원은 42조원이 넘는 경기도 예산에서 보면 소수점 아래 숫자에 가깝다. 그 돈을 아껴 도 재정이 나아진다고 믿을 도민은 많지 않을 것이다. 순직 소방관 예우가 영결식으로 끝나는 것인지, 아니면 이듬해 추모행사까지 이어지는 것인지 경기도가 답해야 한다. 김 소방장의 여섯 살 딸이 내년 10월 아버지를 기억하는 자리에 설 수 있을지는 이제 경기도의 선택에 달렸다. 한편 추 지사는 최근 소방 예산을 두고 이른바 '소방 재정 빨대' 발언을 해 소방관들의 반발을 사며 비판을 받기도 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