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정부 · 2시간 전
여수 세계섬박람회 10명중 8명이 무료관람이었다
131만 관람객중 84%가 무료 입장
사전 판매 40만 장도 상당수 미사용 상태
당초 목표 300만 달성 불가능
행사장 입구에서 표를 끊어본 사람은 안다
입장권을 사는 순간과 초대권을 받는 순간은 같은 문을 지나도 마음가짐이 다를 수밖에 없다. 돈을 낸 사람은 본전을 뽑으려 한번이라도 더 둘러보고, 공짜로 들어온 사람은 그냥 스윽 돌고 나온다. 그래서 박람회 성적표를 읽을 때 "몇 명이 왔나"보다 먼저 살펴봐야 할 게 있다. 몇 명이 지갑을 열었나.2026 여수 세계섬박람회 조직위원회가 18일 내놓은 자료를 보면 참담하기 그지없다. 15일까지 131만7221명이 다녀갔다. 추석과 개천절, 한글날이 몰린 연휴 덕에 10일에는 개막 36일 만에 100만 명을 넘겼다. 여기까지만 보면 나쁘지 않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분위기가 그 성격이 완전히 달라진다. 11일 기준으로 관람객의 84%가 무료 입장이었다. 열 명 중 여덟 명 이상이 돈을 안 내고 들어왔다는 뜻이다. 심지어 미리 팔아둔 입장권 40만여 장도 상당수가 아직 쓰이지 않은 채로 남아 있다고 한다. 사전 판매분이 대거 안 쓰였다는 것은, 그 표가 정말 가고 싶어 산 사람 손에 있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방 대형 행사에서 기관과 기업에 표를 할당하듯 나눠주고 판매 실적으로 잡는 관행은 오래전부터 지적돼 왔다. 여기에 무료 입장객을 더해 누적 관람객을 세면 숫자는 커진다. 다만 그 숫자로 경제적 효과는 만들 수 없다.

돈 문제만이 아니다
개막 직후부터 먹을거리가 부실하고 공연 운영이 엉성하다는 불만이 쏟아졌고, 급하게 만든 행사라는 말이 따라붙었다. 처음 잡았던 예산은 248억 원이었다. 그게 직접사업비만 713억 원으로 불었고, 도로와 다리까지 얹으면 1800억 원대가 된다. 세 배 가까이 돈을 더 쓰고도 밥상과 무대가 그 모양이었다면, 돈이 어디로 갔는지 묻는 게 당연하다.여수는 2012년에도 세계박람회를 치렀다. 그때는 800만 명 넘게 찾아왔지만, 행사가 끝난 뒤 부지를 어떻게 쓸지를 두고 오랫동안 골치를 앓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숫자는 화려했는데 남은 건 유지비였다. 14년 뒤 같은 도시가 다시 박람회를 열면서 그 교훈을 챙겼는지, 이번 성적표를 보면 자신 있게 답하기 어렵다.
대체 이 행사를 왜 기획한 것일까
폐막까지 18일 남았다. 목표였던 300만 명은 현실적으로 멀어졌고, 조직위도 그걸 모르지 않을 것이다. 남은 기간에 무료 입장을 더 풀어 머릿수를 채울 수는 있다. 그러면 최종 집계는 보기 좋아질지 모른다. 이쯤되면 머릿 속에서 이런 의문이 떠오른다. 대체 무엇을 위해 누구를 위해 이런 행사를 기획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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