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 12시간 전

김정은 또 죽었다… 이번엔 운동화 구경하는 시신

또 도진 김정은 사망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또 죽었다. 이번 사인은 뇌출혈이고 사망 장소는 베이징의 병원이라고 한다. 소식을 전한 사람은 미국에 사는 중국 반체제 인사 셰완쥔이다. 근거는 셰완쥔이 X에 올린 글이 전부다.

사망 특종의 출처는 X 계정 하나였다

셰완쥔은 베이징 연합의과대학병원 의료진이 17일 북한에 파견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북한의 의료 여건이 열악해 김정은이 베이징으로 이송됐지만 치료 도중 숨졌고, 시신은 비밀리에 북한으로 돌아갔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의료 기록도 목격자 증언도 내놓지 않았다. 정보를 어디서 얻었는지도 밝히지 않았다.

셰완쥔은 중국에서 불법단체로 규정된 중국민주당의 주석을 자처하는 사람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사망설과 대역설도 올려온 전력이 있다. 김정은의 사망설이 나온 것도 처음이 아니고, 셰완쥔이 남의 사망설을 올린 것도 처음이 아니다.

영국 더선, 미국 뉴욕포스트, 인도 이코노믹타임스가 이 글을 소개했다. 세 매체는 모두 검증되지 않은 소셜미디어 주장이라는 단서를 붙였다. 사망 소식을 실으면서 본문에서는 증거가 없다고 적은 셈이다.

김정은 또 죽었다… 이번엔 운동화 구경하는 시신

사진=조선중앙TV 캡처

'시신'이 됐다던 김정은은 딸과 운동화를 골랐다

조선중앙통신은 20일 김정은이 전날인 19일 부인 리설주, 딸 김주애와 함께 평양에서 열린 '전국 피복, 신발전시회-2026'을 찾았다고 보도했다. 조선중앙TV는 김정은이 주애가 들어 보이는 분홍색 아동용 운동화를 살펴보는 사진 등 여러 장을 공개했다. 북한 관영매체는 사망설이 번진 지 몇 시간 만에 이 사진을 내놨다.

조선중앙통신 보도가 사실이면, 셰완쥔이 숨졌다고 쓴 김정은이 19일에 평양 전시회장에서 딸과 어린이 신발을 구경한 셈이 된다. 한국 외교·안보 당국자들은 이 사망설에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중국군 9,000명이 왔다는데 증거는 한 줄도 없었다

셰완쥔은 여기에 권력 승계 이야기를 덧붙였다. 중국 병력 9000명이 후계 구도 혼란에 대비해 평양에 파견됐다고도 주장했다. 20일 후속글에서는 딸 김주애 대신 김여정이 실권을 쥐고 있고, 대남 경고 방송과 전술 타격 능력 강화를 검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어느 주장에도 뒷받침하는 근거는 붙지 않았다.

국정원은 지난달 30일 국회에 주애가 후계 내정자로서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국정원이 후계 내정자로 본 딸을 제치고 고모가 권력을 잡았다는 이야기를, 셰완쥔은 증거 없이 올렸다.

140kg 체중은 걱정거리일 뿐 부고가 아니다

국정원은 같은 보고에서 김정은이 140kg대 초고도 비만이어서 심혈관 질환 고위험군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구축함을 시찰할 때 계단을 뛰어오르는 등 동작을 무리 없이 수행하고 전담 의료진이 밀착 관리해 건강 이상 징후는 없다고 판단했다. 국정원은 올해 김정은의 공개 활동이 121회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30% 늘었다고도 밝혔다. 고위험군이라는 평가는 건강을 걱정할 이유이지, 사망했다는 증거가 아니다.

'사망'한 김정은은 2020년에도 20일 만에 걸어서 나타났다

2020년 4월 CNN이 건강 이상설을 보도하자 사망설이 번졌다. 태영호 당시 미래통합당 당선인은 4월 28일 CNN 인터뷰에서 김정은이 스스로 일어서거나 제대로 걷지 못하는 상태라고 말했다. 지성호 당시 미래한국당 당선인은 4월 30일 김정은이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정은은 5월 1일 평안남도 순천 인비료공장 준공식에 걸어서 나타났다. 4월 11일 이후 20일 만의 공개 활동이었다.

사망설은 2012년 2월에도 있었다. 중국 웨이보에서 시작해 BBC를 사칭한 가짜 계정의 트윗을 타고 퍼진, 김정은이 베이징 방문 중 암살됐다는 소문이었다. 김정은은 그 뒤에도 공개 활동을 이어왔다.

사망 소식을 믿기 전에 확인할 것은 하나다. 글을 쓴 사람이 어떤 증거를 내놓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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