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 1시간 전
미 대사 입에서 '한미관계 난기류' 표현이 나오다니
미 대사 입에서 '한미관계 난기류' 표현이 나오다니
지난 21일 서울 용산구 몬드리안 호텔. 주한미국상공회의소가 미국 건국 250주년을 기념해 연 오찬 간담회에 기업인 200여 명이 모였다. 연단에는 미셸 스틸 주한미국대사와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나란히 섰다. 스틸 대사는 지금의 한미관계를 이렇게 불렀다. "이것은 우리가 지금 한국과 미국 사이에 겪고 있는 일종의 난기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주재국 대사의 공식 발언은 통상 "그 어느 때보다 굳건하다"로 끝난다. 같은 자리에서 제임스 김 암참 회장이 정확히 그렇게 말했다. 대사가 그 말을 하지 않고 '난기류'를 고른 것은 관계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본국이 공개적으로 인정하기로 했다는 뜻이다. 2019년 해리스 대사가 지소미아 종료에 '실망'을 반복했을 때 외교부는 그를 청사로 불러 자제를 요청했하기도 했었다.

원인으로 지목한 것은 우리 정부의 규제다
스틸 대사는 난기류의 이유를 설명하면서 쿠팡이라는 이름은 쓰지 않았다. 대신 이렇게 말했다. "정말로 큰 장벽들이 있었죠. 압수수색하고 감사하고, 과징금을 물리는 조치가 있었습니다." 개인정보위의 6,246억 원 과징금, 공정위와 경찰의 압수수색, 세무조사를 하나로 묶은 것이다. 이 세 단어는 7월 미 하원 법사위 보고서와 공화당 의원 54명 서한에 나온 목록과 그대로 겹친다. 대사가 미 의회의 논리를 받아 공식 입장으로 확정한 셈이다. 스틸 대사는 한국이 경제가 크게 성장해 더 이상 미국이 보호해야만 하는 나라가 아니라고 했다. 인도태평양에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고도 했다. 브런슨 사령관은 같은 자리에서 "연 2회 연합연습에만 기대서는 안 되고 연중 계속 훈련을 해나가야 한다"고 말했고, 미 해군 함정이 한국 조선소에서 정비를 받고 일찍 복귀하면 그것이 억제력이라고 했다. 주한미군이 "다른 영역에서 다른 작전도 수행해나갈 것"이라는 말도 했다. 중국과 미국 중 중국 편에 확실히 서라도 두 사람이 나눠서 말한 것이다. 브런슨 사령관은 일주일 전 "유엔군사령부의 관점에서 볼 때 대한민국은 그 남쪽 철책선에서 시작된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전작권 전환 조건이 바뀌었다는 발언도 있었다. 민주당은 사과와 철회를 요구했고 한병도 원내대표는 21일 아침 유감을 표했다.
정부와 여당은 서로 다른 말을 하고 있다
국방부는 브런슨 발언을 "유엔군사령관 개인의 견해"라고 규정했다. 여당은 같은 발언을 "영토주권 침해"라고 불렀다. 하나의 사안을 정부는 작게, 당은 크게 다루고 있다. 미국이 보기에 어느 쪽이 한국의 입장인지 알 수 없다. 그리고 여당이 때린 사람은 셋 중 대꾸할 수 없는 군인이었다. 관세를 쥔 트럼프 대통령과 쿠팡 문제를 쥔 스틸 대사에 대해서는 아무 말이 없다.
대통령은 무엇을 하고 있는가
스틸 대사는 난기류 다음에 이렇게 말했다. "동맹은 약해질 수도 있고, 더 강해지는 쪽으로 나아갈 수도 있다. 그것이 바로 브런슨 사령관과 우리 대사관이 하는 일이다." 미국 쪽에는 동맹을 어느 쪽으로 끌고 갈지 결정할 사람이 있다는 말이다. 쿠팡 과징금은 개인정보위가, 전작권은 국방부가, 미국 의회 대응은 외교부가, 브런슨 비판은 여당이 각자 하고 있는 우리 정부에서, 이 난기류를 통째로 맡아 책임지는 사람은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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