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회담을 마치고 돌아온 여권의 행보가 기이하다. 대통령 비서실장은 귀국 보고 장소로 공영방송에 앞서 김어준의 유튜브 방송을 택했다. 거기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오해를 풀었고 두 사람 사이가 돈독해졌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그 와중에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는 조국혁신당 김준형 의원이 트럼프 측근들의 입국 금지를 따져 묻고, 외교부 장관은 "검토하겠다"며 신중치 못하게 답했다.
사진 갈무리 : 로라 루머 X에 업로드 된 트럼프와의 사진
이해하기 힘든 풍경이다. 한 나라의 외교가 이렇게 모순적이고 유치할 수 있는가.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는 '역대급'이라 선전하면서, 정작 그의 오랜 친구이자 정치적 동지들을 잠재적 입국 금지 대상자로 올려놓는 것이 과연 정상적인 외교인가. 이는 마치 새로 사귄 친구의 환심을 사기 위해 그의 오랜 친구들을 적으로 돌리는 어리석음과 무엇이 다른가. 시중에서는 "국제 외교를 국내 팬덤 정치 하듯이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현 정권은 트럼프라는 인물의 본질을 제대로 파악하고나 있는 것인지 의문이다. 트럼프는 '립서비스'의 대가다. 자신에게 막대한 투자를 약속한 외국 정상에게 "당신이 당선될 줄 알았다"고 말해주는 것은 그에게 아무것도 아닌 일이다. 그 말 한마디에 취해 마치 모든 문제가 해결된 것처럼 호들갑 떠는 것이야말로 외교적 미숙의 극치다. 진짜는 그 립서비스 뒤에 날아올 냉엄한 청구서다.
더 큰 문제는 이들의 행태가 동맹의 근간을 흔드는 위험한 도박이라는 점이다. 미국이 비자 제한이나 입국 금지 카드를 쓸 때는 분명한 기준이 있다. 테러 지원국이나 적성국 국민, 혹은 미국의 주권을 침해하려는 외국 관리들이 그 대상이다. 지금 우리 정부가 하려는 것은 동맹국의 민간인이 단지 우리 정권에 비판적인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입국을 막겠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가 휘두르는 칼을 우리가 빼앗아 트럼프의 친구를 찌르겠다는 것과 같은 코미디다. 트럼프가 이런 모욕적 행위를 웃어넘길 것이라 생각한다면 엄청난 오산이다.
이미지 : 로라 루머의 x 게시물 그녀는 이어 극우인사를 입국금지 시키려면 트럼프도 해당되는 거 아니냐며 비아냥됐다.
아직도 한국을 '조용한 아침의 나라'쯤으로 착각하는 정치인들이 있다면 정신 차려야 한다. K팝과 K드라마의 시대, 한국 국회에서 벌어지는 일은 거의 실시간으로 지구 반대편에 공유된다. 트럼프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로라 루머 같은 인물은 한국 국회 영상을 태그하며 "한국 좌파들이 나에 대해 이야기한다"고 비웃는다. 국내 지지층만 바라보며 '방구석 여포' 노릇을 하던 시대는 끝났다.

박주현 칼럼니스트 다른 기사 보기
이 기사에 8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이재명보다 1찍은 인간들 이해 못하는 인간들이 더.... 국민성에 어울리는 범죄자라고 생각한다
아부로 세치 혀가 남겠냐. 외교도 ㄷㅅ 경제도 ㄷㅅ 안보도 ㄷㅅ 어구 하늘에서 내려온 이재명이네. 니라를 팔아도 이해 못하니 뭐 이재명이 잘했어 전 국민 찬양하오
처참하군요.
우리나라 어쩌나요...
민주당의 상왕은 누구다? 진짜 수준 참담하네요
강훈식 강준형 상등신 ㅉㅉㅉ
참 기가 막히네요 ㅉㅉㅉ
이대텅을 위해 뇌를 비워 버린 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