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 2시간 전
강선우 구속... 강선우의 주장은 왜 배척됐나
서울중앙지법은 14일 시의원 공천을 대가로 1억 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강선우 무소속 의원에게 징역 2년 6개월과 추징금 1억 원을 선고했다. 강 의원에게 1억 원을 건넨 김경 전 서울시의원에게 징역 1년을, 두 사람의 만남을 주선한 강 의원의 전 보좌관 남모 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검찰은 지난달 16일 결심공판에서 강 의원에게 징역 4년과 추징금 1억 원, 김 전 시의원에게 징역 2년, 남 씨에게 징역 1년을 구형했다.
이 부장판사는 실형을 선고하면서 강 의원과 김 전 시의원에게 증거인멸과 도망 우려가 있다고 보고 보석을 취소한 뒤 법정에서 구속했다. 두 사람은 올해 3월 구속돼 약 6개월 동안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았고, 지난달 22일 구속기간 만료를 나흘 앞두고 보석으로 풀려났다. 법정구속은 석방 약 3주 만이다.

쟁점은 1억이 든 쇼핑백을 강선우가 받았느냐
공소사실에 따르면 강 의원은 지방선거를 앞둔 2022년 1월 서울 용산구의 한 호텔에서 김 전 시의원을 만나 공천을 대가로 현금 1억 원이 든 쇼핑백을 받았다. 당시 강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서울시의원 후보 공천관리위원이었고 강서구갑 지역위원장이었다. 김 전 시의원은 이후 강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강서구에서 단수 공천을 받아 당선됐다. 검찰은 강 의원에게 정치자금법 위반, 청탁금지법 위반, 배임수재 혐의를, 김 전 시의원에게 정치자금법 위반, 청탁금지법 위반, 배임증재 혐의를 적용했다. 이 사건은 지난해 12월 29일 강 의원이 2022년 4월 당시 공천관리위원회 간사였던 김병기 의원과 나눈 대화의 녹음이 공개되면서 불거졌다.
김 전 시의원과 남 씨는 재판에서 공소사실을 인정했다. 강 의원은 김 전 시의원을 만난 것은 맞지만 1억 원이 든 쇼핑백을 받은 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강 의원 측은 남 씨가 강 의원 몰래 김 전 시의원에게서 현금을 받았고 이를 감추려고 허위로 진술한다고 주장했다. 강 의원 측은 강 의원이 1억 원을 받았다는 객관적 증거도 없다고 했다.
보좌관이 몰래 받았다는 주장은 왜 받아들여지지 않았나
재판부는 이 주장을 두 가지 사정으로 배척했다. 첫째, 공천에 영향력이 있는 강 의원이 아니라 남 씨에게 김 전 시의원이 1억 원이라는 거액을 건넬 이유가 없다고 봤다. 둘째, 남 씨가 강 의원 몰래 돈을 받으려 했다면 김 전 시의원에게 호텔로 쇼핑백을 들고 오게 할 이유도 없다고 봤다.
재판부는 강 의원의 지위도 근거로 들었다. 강 의원은 민주당 서울시당 공천관리위원회 구성에 관여했고, 강서갑 지역위원장으로서 후보자를 찾고 공천 심사에서 의견을 낼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 재판부는 강 의원이 김 전 시의원을 만나기 전에 남 씨를 통해 출마 의사와 금품 제공 의사를 전달받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당시 지역구에서 서울시의원 후보를 찾고 있었고 공천관리위원들이 지역위원장의 의사를 중요하게 고려했다는 관련자 진술이 있다는 점도 짚었다.
재판부는 김 전 시의원의 진술을 믿었다. 김 전 시의원은 현금을 건넬 당시 강 의원이 웃으면서 받았다고 진술했다. 재판부는 이 진술이 일관되고, 직접 겪지 않고는 하기 어려울 만큼 구체적이라고 봤다. 재판부는 김 전 시의원과 남 씨의 진술이 일부 엇갈리는 부분을 4년 가까이 지난 시점의 기억 한계로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강 의원이 과거 해명과 국회 신상발언에서 쇼핑백을 전달받았다는 취지로 설명한 점도 근거로 들었다. 그래서 재판부는 강 의원이 1억 원이 든 쇼핑백을 받았고, 적어도 미필적으로는 그 안에 현금이 들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결론 내렸다.
돈을 받은 뒤 공천 심사에서 김경을 직접 도왔다
재판부는 강 의원이 돈을 받은 뒤 김 전 시의원의 공천을 도운 점도 유죄 판단의 근거로 삼았다. 강 의원은 2022년 4월 김 전 시의원과 통화하면서 공천관리위원들이 다른 후보자들에게 한 질문을 알려주고, 질문사항을 미리 준비해 전달하는 등 여러 조언을 했다. 강 의원은 심사에서 김 전 시의원을 적극 지지한다는 의견도 밝혔다.
재판부는 공천 과정에서 벌어진 일도 고려했다. 공천관리위원회가 여성·청년 전략공천 방안을 논의하자 김 전 시의원이 남 씨를 통해 항의했고, 그 뒤 강 의원이 김 전 시의원을 단수 후보로 추천하자는 의견을 냈다.
직접 돌려줬다는 강선우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강 의원 측은 남 씨에게 돈을 돌려주라고 지시했지만 남 씨가 돌려주지 않아 2022년 8월 강 의원이 직접 김 전 시의원에게 돌려줬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 주장을 믿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김 전 시의원은 당선 때까지 강 의원을 여러 차례 만났는데도 반환 사실을 전달받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남 씨는 강 의원에게서 반환 지시를 받은 적이 없다고 진술했다. 강 의원은 2022년 8월 서울 종로구의 한 호텔 지하주차장에서 김 전 시의원에게 1억 원을 돌려주며 "이제야 편히 만날 수 있다"고 말했을 뿐, 남 씨가 돌려주지 않아 대신 돌려준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강 의원이 1억 원을 반환한 사실도 오히려 돈을 받았다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정황이라고 지적했다.
1억은 임대차보증금이 됐다…양형에서 불리하게 본 세 가지
재판부는 강 의원이 받은 1억 원을 개인적으로 썼다고 인정했다. 재판부는 강 의원의 당시 임대차 계약과 자금 흐름을 검토해 1억 원이 주거지 임대보증금을 마련하는 데 쓰였다고 판단했다. 강 의원은 앞서 전세금은 2022년 3월 시아버지 상으로 들어온 조의금으로 충당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양형 이유에서 강 의원에게 불리한 사정으로 세 가지를 들었다. 1억 원이라는 거액을 받은 점, 범행을 부인하며 반성하지 않는 점, 받은 돈을 개인적으로 쓴 점이다. 재판부는 불법 정치자금 수수와 공천을 둘러싼 문제를 엄벌해야 한다는 사회적 합의가 이뤄진 지 오래됐는데도 강 의원이 거액을 받아 비난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지적했다.
이 부장판사는 정치자금법이 정하지 않은 방법으로 돈을 주고받는 행위가 후보자 추천 과정을 왜곡한다고 설명했다. 이 부장판사는 공직을 맡을 자격이 없는 사람이 정당 추천 후보로 결정될 가능성이 있어 선거 공정성과 국민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한다고 밝히고, 죄책에 상응하는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경은 징역 1년, 남씨는 집행유예…자백은 유리하게, 당선은 불리하게 봤다
재판부는 김 전 시의원이 범행을 인정한 점을 유리한 사정으로 고려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김 전 시의원이 돈을 건넨 뒤 실제로 공천을 받아 당선된 점을 불리하게 봤다. 재판부는 남 씨가 범행을 자백했고 직접 얻은 이익이 없는 점을 고려해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강 의원 측 변호인은 선고 직후 항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강 의원은 선고 공판 전 서울중앙지법에 모습을 드러내 취재진에게 재판 과정에서 객관적으로 성실히 소명했다며 재판부의 판단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다른 피고인들이 자백했는데도 여전히 무죄를 주장하느냐는 질문과, 1억 원을 보관한 것이 전 보좌관의 개인 일탈이라는 주장을 유지하느냐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강 의원은 지난달 보석으로 풀려날 때에도 어떠한 돈도 받은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강 의원과 김 전 시의원은 이 사건과 별도로 쪼개기 후원 혐의로 추가 기소돼 오는 30일 첫 재판을 앞두고 있다. 검찰은 김 전 시의원이 2022년 지방선거 이후 수십 명 명의로 1억 3천여만 원을 강 의원에게 후원했고, 공천헌금 1억 원을 돌려받은 뒤 여러 사람 명의의 후원금 형태로 다시 강 의원에게 전달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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