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 2025. 8. 17.
[에세이] "나 이재명 싫다는데 자꾸 왜이래"
이재명이 왜 싫으냐며 나를 설득하려는 지인들과의 대화
왜 싫으냐 묻길래 이유를 백개 말해줘도 똑같은 대화의 반복
그들은 못 알아듣는 걸까 이해를 못하는 걸까
![[에세이] "나 이재명 싫다는데 자꾸 왜이래"](/api/blob/legacy-cheditor4-2508-60f64799630a9990096da97d830a7571b2cd7a3b.jpg)
대선 전후로 지인들과 정치이야기를 할 때, 답답한 상황이 자주 있었다. 먼저 이야기를 꺼내지도 않았는데 갑자기 시국토론을 하며 나에게 이재명을 찍으라고 설득하는 지인들 때문이었다.
나도 민주당에서 할 거 다 해본 사람이다. 10년 넘게 민주당 권리당원이었고 박근혜 탄핵 촛불집회에 개근했으며 '우리 이니 하고 싶은 거 다해' 를 외치며 문재인정부 출범에 기뻐했다. 우리동네 민주당 지역위원회 활동에도 참여했으며 문재인정부 내내, 대통령이 등장하는 국경일 행사를 생방송으로 시청했고 선거 때는 식구들 밥해 놓고 자원봉사도 뛰었다. 독서모임에서 김대중 자서전을 필사했고 민주당 굿즈도 집에 한 가득이었다.
나는 열성적인 문파였고 참여하는 민주당원이었으며 그런 내가 자랑스러웠다.
그러나, 그랬던 나조차도 '이재명' 만큼은 도저히 지지할 수 없었다.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그래서 지역위 활동을 서서히 끊고 당 활동하는 지인들과의 접촉도 자연스럽게 줄였다. 단톡방도 몰래 나왔다. 정치적 신념은 토론으로 바뀌지 않는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기 때문에 그들과 굳이 언쟁하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십년 넘게 이어진 관계들이 한 번에 끊어지지는 않았다. 동네와 일터에서 만나게 되는 민주당원들은 하나같이 나를 붙잡고 설득하려 했다. '그래도 민주당인데', '내란세력을 찍을 수는 없지 않냐', '네가 민주당 안 하면 어딜 할 거냐', '이재명 정도면 유능하고 괜찮다'. 그들은 각양각색의 논리와 스토리로 나에게 '다시 민주당의 따뜻한 품으로 귀순하라' 고 두팔 벌려 설득했다. 내가 고개를 저으면 '너는 왜 그렇게 이재명을 싫어하냐' 라고 집요하게 물어왔다. 그를 싫어할 이유가 전혀 없는데, 내가 괜한 선입견에 빠져있어 걱정된다는 식의 안스러운 표정으로 몇 번이고 물어왔다. "너는 왜 이재명이 그렇게 싫은데?"
왜냐고? 나는 이렇게 말해줬다.
"민주당 대선후보가 부도덕할 수 있다는 게 싫다. 성남시, 경기도에서 측근을 부정채용하고 인허가권을 남발해 사업자들 이익을 몰아준 그의 비리가 싫다. 개인비리로 재판 받으면서 당을 이용해 방탄해서 민주당을 시궁창으로 몰아넣은 이기적인 인성이 싫다. 성남시 무상교복, 경기도 계곡정비. 이미 시행 중이거나 남의 사업을 가로채 공치사하는 그 뻔뻔함과 얍삽함이 싫다. 성남시 관용차로 시장와이프 태웠던 것도 말도 안 되고 경기도 법인카드를, 각 부서 것을 꼼꼼하게 유용한 것도 용납할 수 없다. 샌드위치 하나, 샴푸 한 통까지도 법카로 샀다는 게 말이 되냐. 성남시장 시절 판교에서 환풍구 사고 났을 때 처음에는 책임없다고 빠졌다가 뒤늦게 나타나서 유족들 기자회견 시간 다 빼먹고 혼자 실실 웃으며 공치사한 것을 아냐? 나는 그 장면을 라이브로 봤는데 너무 소름끼쳤다. 자기 밑에서 일했던 사람들이 수사받다 자살했는데도 아무 양심의 가책도, 미안함도 못 느끼는 태도도 인간같지 않다. 체포동의안이 두 번이나 올라왔는데 그걸 피하려고 단식하는게 말이 되냐. 오죽하면 비서실장이 '더이상 정치하지 말라' 고 유서를 썼겠나. 하나같이 인상이 칙칙한데다 경력이 불투명한 그의 주변 사람들도 미심쩍고 싫다. 어떤 일이 있었다 해도, 형이 더 심한 욕을 누군가에게 했다고 해도 형수님에게 그런 욕을 하는 건 사람이 아니다. 당신들은 '불행한 가족사' 니 '문제없는 집구석 없다' 느니 하며 그런 일이 흔한 것 처럼 쉴드치는데 형제도 아니고 형수님같은 윗사람한테 그런 쌍욕을 하는 집구석은 없다. 이재명 측이 주장하는 맥락을 백번 수용해도 인면수심의 행위다. 형님이 교통사고 났다고 형수님이 말하자 이재명과 김혜경 부부가 낄낄대며 욕하는 음성도 들었는데 내가 본 그 어떤 호러영화보다 더 무섭더라. 내가 인정하는 가장 무서운 영화인 '샤이닝'의 잭 니콜슨도 그렇까지 소름 돋진 않았고, 나의 영화인생에서 가장 큰 충격을 줬던 에일리언의 체스트버스터 등장 씬도 그렇게 까지 짜증나진 않았다. 그 집 아들이 성매매하고 썼다는 후기를 보면 참 원인 없는 결과 없고, 콩 심은데 콩난다 싶더라. 집안 꼬라지가 그런데 어떻게 정치를 하냐. 게다가, 말로는 정치보복 안 한다면서 비명계들 전부 숙청하고 그걸 지 입으로 했다고 자백한 것도 어이없다. 결정적으로, 결정적으로 나는 얼빠라 이재명 못생겨서 싫다. 내가 문재인 대통령을 좋아한 이유 중 하나는 품위있게 잘생겨서였다. 지금이야 안타까운 점도 있지만 대통령 현직 때 이니 멋있었다. 그런데 이재명은 못생김의 차원을 넘어 사람이 좀 소름끼치게 생겼다. 행사 때 짓는 표정도 부자연스럽고 소름이다. 일단 눈동자가 안 보여서 뭘 보고 뭔 생각을 하는지 짐작할 길이 없다. 그는 인상도 몸매도, 키높이도 뽕머리도. 모든 것이 나쁘게 생겼다. 나도 못생겼고 다른 사람 외모 갖고 까는게 옳지 않다는 거 잘 않지만 난 내가 못생이라 그런지 외모가 반듯하고 멋진 사람을 좋아하고 싶다. 내 눈에도 보기 싫은데 어떻게 그의 생각과 정책을 지지하고 어떻게 투표를 하냐. 내가 좋아했던 민주당 대통령 중에는 그런 와꾸 절대 없었다. 디제이는 여사님이 '잘생겨서 결혼한다' 고 인정한 미남이었고 노통도 미남은 아니지만 씩씩하게는 생겼었다. 부도덕하고 무능하고, 부패 의혹이 너무 많고, 당을 자기 방탄에 이용하고, 지인들도 이상하고, 인성이 파탄난데다 외모마저 안 좋게 생긴 그런 사람이 나는 싫다. 이제 됐냐."
좌중은 조용해졌고 몇몇은 어이가 없다는 듯이 나를 뚫어져라 쳐다봤다. 미친 사람, 아니면 하늘에서 떨어진 신기한 물건 보는 것 같은 표정으로 한참동안 아무 말이 없었다. 나도 짜증나서 내 앞의 물잔을 훌렁 들이켰다. 아차, 물이 아니라 소주였다. 기침이 터지고 소주가 코와 입으로 나왔다. 내가 휴지를 찾는 동안 내 앞의 누군가가 이렇게 말했다.
"너는 그냥 이재명이 싫은거네."
아무 말도 못하고 잠잠히 있던 이들이 갑자기 뭐라도 붙잡은 듯이 말꼬리를 이었다.
"그러네, 쟤는 그냥 이재명이 너무 싫은거네." "맞네, 그냥 싫은거." "00야, 그럼 내란당 찍을거야?"
와. 왜 이재명을 싫어하냐고 물어봐서 실컷 말해줬더니 내용엔 집중 안 하고 똑같은 소리 반복하며 엄청난 정당성이라도 찾은 것 처럼 호들갑인 그들. 벽에다 대고 이야기 한 것 같은 허무함. 나는 입을 닦고 조용히 술집을 나왔다. 그것으로 민주당과도 정말 안녕이었다.
카타리나타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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