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 2026. 6. 21.
[칼럼] 청와대 수석 개편의 저의를 묻는다
사법리스크 방어? 개인적 보은, 권언유착의 2기 수석 인사
반개혁적 민정수석 인사, 전문성 미달의 사회수석 인사
2회 연속 언론사 사장을 홍보수석으로 기용하는 청와대의 언론관은?
어제 단행된 청와대의 기습적인 5개 수석비서관 교체 인사는 예고 없는 시점만큼이나 파격적인 인물 구성으로 거센 의구심을 낳고 있다. 이번 개편은 지지율 급락에 따른 대응책이면서 정권 내부의 사법 리스크 방어와 정략적, 개인적 보은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롭기 어려워 보인다. 각 수석 자리에 내정된 인물들의 면면은 이재명 정부가 줄곧 강조해 온 ‘실용’ ‘능력우선’ 의 가치와도 배치될 뿐만 아니라, 향후 당정 관계와 소통 체계 전반에 걸쳐 심각한 파열음을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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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민주당과 문재인정부를 수사했던 검사를 민정수석으로?
한찬식 신임 민정수석은 과거 노무현 대통령 기록물 유출 사건, 한명숙 전 총리 뇌물 사건, 문재인 정부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 등 민주당 계열 정치인들을 겨냥한 수사의 중심에 있던 인물이다. 친문 세력이 주축이 된 조국혁신당에서 이번 인사를 두고 ‘반개혁적’이라며 즉시 반발하고 친여 성향 커뮤니티에서 반대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당장 오는 10월 검찰청 폐지를 앞둔 시점에서, 검찰의 보완수사권 유지를 지지하는 정통 수사검사를 발탁한 의도는 보완수사권 문제에 대한 당정 이견을 조정하지 않겠다는 선언으로 받아들여진다. 또한, 최근 대립되는 친문VS 뉴이재명 구도를 오히려 강화하고 ‘마이웨이’를 가겠다는 뜻으로 읽히기에 충분하다. 더 심하게는 대통령 본인의 재판에 대한 공소취소를 얻어내기 위해 검찰 조직과 모종의 거래를 시도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심마저 들게 하는 인사다. 한찬식 신임 수석은 과거 이재명 대통령의 성남시장 시절, 경기도지사 시절 사법문제를 담당했던 수원지검 출신이기도 하다.
둘째, 성남시의료원 설립운동 노조인사를 사회수석에?
김경자 신임 사회수석은 약사 출신 노동운동가로,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을 지낸 인물이다. 현재 우석대 겸임교수로 재직 중이라고는 하나 이력을 보면 노조인사이며 이 대통령의 성남시 인맥에 가깝다. 김 수석은 인하병원에서 약사로 재직 중 병원 폐업으로 해고된 것을 계기로 노조활동을 시작했으며 이후 성남시의료원 설립 운동을 주도했다. 이 과정에서 이재명 변호사와 인연을 맺었으며 성남시의료원 건립을 위한 주민조례 발의 등을 이끌었다. 아무리 살펴봐도 이재명 대통령과의 개인적 인연, 그리고 특정 진영, 특정 지역의 노동 활동에 치우친 이력을 지니고 있는 인물이다.

사회수석은 보건, 복지, 주거, 교육 등 전 국민의 삶과 직결된 거시적 사회 정책을 조율하는 자리이며 이전 정부에서는 복지, 사회 분야 전문가가 맡아왔다. 결국 노동계 몫이라는 허울 좋은 명분 아래, 전문성은 무시하고 과거 성남시장 시절의 인연을 챙겨준 '코드 인사'라는 추측에 무게가 실릴 수밖에 없다.
셋째, JTBC 사장에 이어 연합뉴스 사장 출신을 홍보수석으로?
성기홍 신임 홍보소통수석 또한 자격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인물이다. 성 신임 수석은 연합뉴스 사장 재직 시절 경영 부실과 후진적인 조직문화로 내부 구성원들로부터 97%에 달하는 극단적인 부정 평가를 받았던 인물이다. 연합뉴스 구성원과 기자들로부터 '최악의 사장', '조직을 망가뜨렸다'는 비판을 받던 인사를, 정권의 입이자 대국민 소통의 사령탑으로 기용한 것은 이 정부 언론관의 부재를 여실히 드러낸다.

과거에도 언론사 사장급 인사들이 홍보수석을 맡는 경우는 종종 있었고(이명박정부 홍상표 수석, 박근혜정부 윤두현 수석) 당시에도 권언유착이라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때문에 이후 문재인정부와 윤석열정부에서는 언론사 고위직 인사의 즉시 발탁은 자제되는 분위기였다. 그런데 이재명정부에서는 이규연 초대 수석(전 JTBC 대표이사 사장)에 이어 연속으로 사장급 인사를 홍보수석으로 기용하고 있다. 비판을 개의치 않고 종편방송사와 국가기간통신사 수장을 지낸 인물들을 연달아 기용하는 이런 인사는 언론의 중립성 가치를 정면으로 훼손하는 행태다.
이번 수석 인사는 지지율 하락에 직면한 이 정권이 국민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노력하기 보다는 대통령 주변에 사법적 방어벽을 구축하고 인맥에 따른 보은을 우선시했다는 점에서 깊은 우려를 자아낸다. 검찰청 폐지와 사회 갈등의 중재, 국민과의 소통이라는 핵심 국정 과제들은 이번 인사로 인해 동력을 잃거나 정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릴 위기에 처했다.
19일 브리핑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하는 일 없이 직함만 있는 자리면 가까운 사람을 능력 관계없이 써도 되겠지만, 일을 해야 하는 자리면 가깝다고 쓰는 게 아니라 능력 있는 사람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맞는 말이다. 그렇다면 이번 수석인사는 대통령 말대로 '능력' 에 의한 인사일까? 청와대와 대통령이 국정 동력을 회복하기 위해 지금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적어도 대통령 개인의 안위를 위한 인사, 과거의 인연에 대한 보은 인사는 아닐 것이다.
카타리나타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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