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 2026. 5. 8.

[논설] ‘국민은 모른다’ 는 민주당의 오만, 사필귀정을 예감한다

한 사람의 죄를 지우기 위해 정무적 판단마저 저버린 민주당의 오만

과거 그들이 비판했던 권위주의 세력보다도 더한 오만과 폭주

민심의 무서움을 모르는 세력은 항상 심판 받았다


민주당 박성준 의원. (사진: 시사쇼 정치다 유튜브 갈무리)
민주당 박성준 의원. (사진: 시사쇼 정치다 유튜브 갈무리)

민주당 천준호 의원은 지난 4월 30일 ‘윤석열 정치검찰 조작 기소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법’을 대표 발의했다. 이 법안은 검찰이 기소해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인 대장동·대북송금 사건 등을 특검으로 넘겨, 특검이 사실상 공소취소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담고 있다. 이는 명백히 사법부의 고유 권한인 재판권을 입법부가 침해하겠다는 위험한 발상이다. 이 법안은 ‘누구도 자기 자신의 사건에서 재판관이 될 수 없다(Nemo debet esse judex in propria causa)’는 고전적 법 원칙을 정면으로 부정하고 있다. 여당이 이재명 한 사람의 죄를 지우기 위해 국가의 형사사법 체계를 파괴하고, 정당의 사유물로 전락시키려는 시도다. 야당이 강력하게 반대하고 친 여당 성향의 법조인들조차 '도를 넘은 악법' 이라고 비판하는 이유다. 


그러나 민주당 지도부와 의원들의 태도는 이런 비판을 무색하게 한다. 법안 발의를 주도한 박성준 의원은 5월 6일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와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시민들에게 공소취소가 뭔지 물어보라. 10명 중 8~9명은 그 뜻을 잘 모른다”고 발언했다. 이는 국민을 복합한 법리는 이해하지 못하고 단순한 구도에만 반응하는 무지한 대중으로 취급하는 지독한 선민의식이다. 유권자를 설득의 대상이 아닌 통제의 대상으로 보는 이러한 태도는 민주주의의 주권자인 국민에 대한 노골적인 모독이자, “어차피 모르니 우리 마음대로 해도 된다”는 식의 오만함을 가감 없이 드러낸 것이다. 


언젠가부터 여야 정치권에 ‘정무적 판단’ 이라는 것이 실종됐고, 실언과 오만함이 민주당에서 특히 두드러진다는 것이 국회 취재 기자들의 평가다. 아무리 강력한 여당이라도 통상적으로 선거 전에는 중도층의 민심을 얻기 위해 정치적 논란이 될 사안을 피하고 겸손한 자세를 취하는 것이 기본 상식이다. 하지만 민주당은 사법 파괴 법안과 의원들, 후보들의 망언으로 국민의 지성을 비하하며 폭주하고 있다. 이는 과거 정치사에서 민심을 우습게 여겼던 세력들이 맞이했던 비참한 말로를 망각한 행위다. 


2004년, 의회 권력을 과신하며 노무현 대통령 탄핵을 밀어붙였던 한나라당과 새천년민주당을 보라. 결국 17대 총선에서 민심의 역풍을 맞아 궤멸에 가까운 타격을 입었다. 2016년 총선에서 ‘진박 감별’ 공천을 위한 당내 싸움에만 몰두했던 새누리당은 어떻게 되었던가. 총선에서 대패한 이후 탄핵이라는 역사의 심판을 피하지 못했다. 


지금의 민주당은 어떤가? 그들은 한 때 자신들이 비판해 마지않던 보수정당과 권위주의 세력보다 더 노골적인 독선과 오만에 빠져 있다. 민주당은 '국정조사'를 핑계로 사실상의 재판을 국회에서 열었고 이재명 사건의 검사, 판사들을 국회로 불러 압박하고 모욕했다. 국정원까지 동원해 넘어 없었던 일(연어술파티) 을 있었던 사실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민주, 진보를 자임하며 국정을 운영해야 할 여당이 스스로 사법 시스템의 파괴자가 되었음에도 정의로운 척, 당당한 척 하며 국민을 무지하다고 무시하고 있다. 


국민은 ‘공소취소’라는 단어의 사전적 정의와 맥락까지는 잘 모를지언정, 권력이 자신들의 허물을 덮기 위해 법을 사유화하려는 시도는 본능적으로 꿰뚫어 본다. 민심은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그 배가 방향을 잘못 잡고 도를 넘을 때는 주저 없이 뒤집어버린다. 민심은 이미 두 명의 대통령을 탄핵했다. 민주당은 바다처럼 들이닥칠 민심의 무서움과 사필귀정의 진리를 기억해야 할 것이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