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 1시간 전

김성훈 변호사가 던진 '이실협이 없었더라면'…전창욱 회장 "끔찍하다"

이실협 공식 유튜브 첫 정식 라이브…고문변호사, 형법 '조건설'로 협회 첫해 평가

전창욱 회장 "끔찍하다"…주정차 과태료·청라하늘대교·싱크홀 보험금 들어 화답

김 변호사 "형식은 이륜차지만, 의미는 국가가 방치한 사각지대를 밝히는 일"

"딱 하나만 보면 안다. 이실협이 생기기 전과 후를 비교해 보면 된다."

대한이륜자동차실사용자협회(이실협) 고문변호사인 김성훈 변호사(서우법률사무소)가 협회 출범 첫해를 두고 한 말이다. 이실협이 없었다면 올해 라이더들이 어떤 일을 겪었을지 따져 보자는 것이다. 지난 11월 4일 밤 이실협 공식 유튜브 채널 '대한이실협'의 첫 정식 라이브 방송에서다.

방송은 김남훈 사무총장이 진행했고 전창욱 회장이 함께 출연했다. 지난달 24일 경북 상주에서 열린 '2026 라이더축제' 결산에 이어 협회 활동을 돌아보는 대목에서 이 얘기가 나왔다.

이실협이 없었더라면 끔찍하다고 소회를 밝히는 전창욱 회장 (사진 이실협 제공)
이실협이 없었더라면 끔찍하다고 소회를 밝히는 전창욱 회장 (사진 이실협 제공)


"본질을 지킨 협회는 드물다"

질문은 진행자에게서 나왔다. 김 사무총장은 "협회 전화를 관리하는 운영실장에게 들으니 이륜차 관련 사건이 터지면 다 그리로 연락이 온다더라"며 "짧은 기간에 존재감을 알린 건 다른 단체와 비교하면 유례를 찾기 힘든 일 아니냐"고 물었다. 최근 광양 신축이음장치 사망사고 때는 MBC가, 이륜차 주정차 과태료 문제로는 교통방송이 이실협에 인터뷰를 요청했다.

김 변호사는 "대부분의 단체는 형식적으로 활동하는 경우가 많다"고 답했다. "원래 본질은 A였는데 막상 만들어지면 비슷비슷하게 흘러가거나, 안에서 내분이 생기면서 형식적으로 흘러간다"는 것이다.

그는 이실협이 다른 길을 간 이유로 출발점을 꼽았다. "처음부터 본질을 지키자는 공감대를 유지하면서 협회 설립까지 갔고, 그게 쭉 동력이 되고 있다"며 "구색만 갖춘 게 아니라 진짜 뭘 해야 할지 고민하고 행동해 왔기 때문에 짧은 기간에 영향력도 생기고 인지도도 올랐다"고 말했다.

"변수는 이실협 하나"

김 변호사가 내놓은 잣대는 단순했다.이실협이 생기기 전과 후를 나란히 놓고 보자는 것이다. 그는 "올해 한 해, 1년이라고 하지만 이륜차 영역은 완전히 다른 흐름이었다"며 "그러면 변수가 뭐냐. 이실협이 생겼다는 것 말고 마땅한 새 변수가 있느냐"고 되물었다. 

법률가다운 설명도 덧붙였다. 그는 "법적으로 '조건설'이라고 하는데, 요인 하나를 덜어냈을 때의 차이를 보는 것"이라며 "그 차이가 존재감이다. 이실협의 존재감은 지금 그 정도라고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건설은 '그 행위가 없었다면 그 결과도 없었을 것'이라는 관계가 성립하면 인과관계를 인정하는 형법 이론이다. 이실협을 빼고 올해를 다시 그려 보자는 제안인 셈이다.


좌측부터 김성훈 변호사, 전창욱 회장, 김남훈 사무총장 (사진 이실협 제송)
좌측부터 김성훈 변호사, 전창욱 회장, 김남훈 사무총장 (사진 이실협 제송)


전창욱 회장 "만약 우리가 없었다면...끔찍하다"

김 사무총장이 김 변호사의 가정을 받아 전 회장에게 답을 청했다. 이실협이 없었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겠느냐는 물음에 전 회장의 첫마디는 "끔찍하다"였다.

먼저 주정차 과태료를 꼽았다. 경찰청은 지난 6월 이륜차 불법 주정차에 일반지역 3만 원, 어린이보호구역 9만 원 등의 과태료를 물리는 도로교통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이실협은 7월 경찰청·청와대 앞 집회와 8월 국회 정책간담회를 거치며 주차 공간부터 만들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8월 19일에는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단속에만 치중하면 '탁상행정'이 될 수 있다며 개선안 마련을 주문했다. 이실협은 강제 시행을 일단 막아냈다고 보고 있다.

전 회장은 "그대로 시행됐다면 우리는 다 딱지 떼고 벌금 내고, 주차 자리를 두고 주민들과 마찰이 생겨 서로 다투고 신고하는 일이 벌어졌을 것"이라고 했다. 김 사무총장도 "스쿠터 세워 놓고 편의점에 다녀왔더니 누가 신고해서 3만 원짜리 딱지가 날아와 있었을 것"이라고 거들었다.

두 번째는 청라하늘대교다. 올해 1월 개통한 청라하늘대교는 자동차전용도로인 기존 연륙교들과 달리 이륜차도 다닐 수 있는 일반도로로 열렸다. 그전까지 이륜차가 영종도에 가려면 배를 타야 했다. 개통 뒤 주민 소음 민원이 이어지자 인천 중구가 공동주택 주변 등에서 95데시벨이 넘는 이륜차의 야간 운행을 막는 고시를 내놓기도 했지만, 통행 자체를 막는 데까지 가지는 않았다. 이실협은 개통 당시 이륜차 통행을 환영하는 성명을 냈다. 또한 라이더의 안전운전, 모범운전을 촉구하는 현장 캠페인 활동을 했으며 당시 모 정당의 구청장 후보가 '이륜차 통행금지'를 공약을 내놓자 이에 항의하기도 했다. 해당 후보는 경선에서 탈락했다.

라이브 방송후 김성훈 변호사의 의견을 경청하고 있다 (이실협 제공)
라이브 방송후 김성훈 변호사의 의견을 경청하고 있다 (이실협 제공)

전 회장은 "주민 반대에 구청장이 '통제하겠다'며 막아 버렸다면, 우리는 다리를 눈앞에 두고 다시 배를 타거나 '여기는 가지 말자, 반겨 주는 강화로 가자'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 번째는 싱크홀 사고다. 지난해 3월 서울 강동구 명일동 대형 땅꺼짐(싱크홀) 사고로 오토바이를 타던 30대 운전자가 숨졌다. 고인이 10년 넘게 보험료를 낸 보험사는 '오토바이 사고는 보상할 수 없다'며 사망보험금 지급을 거부했다가 올해 3월 지급을 결정했다. 이실협은 라이더유니온, 네이버 바이크튜닝매니아 등과 협력해 온라인 및 오프라인 시위를 진행했다.

전 회장은 "지금은 유족분들이 보험금을 받았지만, 협회라는 이름이 없었다면 내가 개인으로 혼자 돌아다니며 서명 몇천 명을 받아 냈다고 누가 거들떠나 봤겠느냐"고 했다.

금융감독원을 찾았을 때의 경험도 털어놓았다. 그는 "방송 카메라와 동행했는데도 '카메라는 들어오지 마세요' 할 만큼 강압적이고 권위적이었다"며 "개인으로 갔다면 '뭐 하러 오셨느냐', '민원 내러 왔다', '그럼 민원 내고 가시라'로 끝났을 것이다. 답변이나 제대로 줬겠느냐"고 말했다.  "이게 이실협의 존재감"이라고 정리했다.

"이슬비에 옷 젖듯"…전용도로도 뚫을 수 있다

김 변호사는 이런 성과들이 결국 한 방향으로 모인다고 봤다. 그는 "가장 크게 의미를 두는 건 라이더 권익을 위한 활동이 조금씩 쌓이고 있다는 점"이라며 "전용도로도 권익의 연장선에 있다. 이슬비에 옷 젖는다고, 지금 하는 활동이 쌓이면 전용도로도 당연히 뚫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실협은 지금도 진행형의 존재감을 뿜어내고 있다"고 했다.

이실협의 뿌리는 이륜차의 자동차전용도로 통행 허용 운동이다. 지난해 가을 이를 요구한 국회 국민동의청원이 5만 1,669명의 동의를 얻어 상임위원회에 회부됐고, 이 운동이 올해 4월 협회 창립으로 이어졌다. 전용도로 통행은 아직 허용되지 않았지만, 협회는 그사이 주차·보험·도로 관리 문제로 활동 폭을 넓혀 왔다.


김보승 부회장이 이륜차 차검제도의 개선점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 이실협 제공)
김보승 부회장이 이륜차 차검제도의 개선점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 이실협 제공)

"전용도국가가 방치한 사각지대를 밝히는 일"

방송 후반부, 전 회장은 지난 1년을 돌아보며 "해 보니 행동으로 보여 주지 않으면 안 들어 준다. 사실 그게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 걸 하기 전에 행정적·제도적으로 개선이 돼야 선진국이고, 나라가 점점 살기 좋은 나라가 되는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그는 "이륜차와 관련된 것들은 그동안 소외되고 외면당하고 차별받고 버려져 있었다"며 "'왜 바이크를 타세요, 자동차 타시면 되지'라는 얘기를 들으면 바이크 타는 사람이 죄인이 된 느낌"이라고 했다. 이어 "내가 하고, 안 되면 그다음 사람이 하고, 그렇게 계속해서 다음 세대에는 더 좋은 대한민국이 되도록 하는 것이 나라를 살기 좋게 만드는 길"이라고 덧붙였다.

김 변호사는 이 말을 받아 이실협이 하는 일의 성격을 다시 짚었다. 그는 "이실협이 라이더 권익을 위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이 나라가 방치해 놓은 사각지대를 스스로 찾아가 밝히고 있는 것"이라며 "형식은 이륜차지만 의미는 국가의 사각지대를 밝히는 일이고, 국가 관리를 우리가 대신하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그는 "선진국이라는 건 사각지대에 법과 제도가 들어가는 것"이라며 "이륜차 영역이 이렇게까지 방치되고 소외돼 있는 줄은 나도 몰랐다. 국가도 몰라서 그런 것도 있고, 악의적으로 그런 것도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실협이 그걸 하나하나 알려 주고 밝혀 가고 있기 때문에 명분에서 앞선다"며 "앞으로의 활동은 사회적 지지를 받으면 받았지 평가절하되거나 비판받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름만 올린 자문 아니다"

김 변호사는 협회 설립위원회가 꾸려진 지난해 11월 '이륜차 선진화법'을 제안하며 설립 논의에 참여했고, 지금은 고문변호사를 맡고 있다. 그는 마무리 발언에서 "어디에 법률 자문하는 것에 크게 의미를 두지는 않는다. 대부분 형식적으로 이름만 올려놓는 경우가 많다"며 "그런데 이실협에서는 나도 많이 배우고 감동도 받는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의 본질을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계속 방향을 잡고, 고민하면서 실행하고 있다. 같이 하고 있다는 게 자랑스럽다"며 "라이더들에게 법적으로 어떤 도움이 될 수 있을지 계속 고민하고 있다. 앞으로도 동지로서 함께 가겠다"고 했다.

이륜차 면허(2종 소형)는 언제 따느냐는 김 사무총장의 질문에는 웃으며 고민을 털어놓았다. "거리를 두는 게 더 객관적이지 않을까 하는 고민이 있다"며 "밖에서 '너도 라이더니까 팔이 안으로 굽는다'고 보는 걸 막는 효과가 지금은 있다"는 것이다.

이날 방송은 이실협 유튜브 채널 '대한이륜자동차실사용자협회'에서 다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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