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 2시간 전
닥터X 이번엔 "머리에 박힌 친형 뼈"… 환영이 아닌 혼령이었나

이쯤 되니 올 초 방영된 '닥터신'의 후속작 줄거리를 읊어놓은 것인지 헷갈린다. 닥터X- 하얀 마피아의 시대(이하 '닥터X')는 7회에서 두 회 연속으로 보여준 5·18 운동 이야기와 환각이 "환자의 머릿속에 형님이 들어있어서 보인" 환영으로 결론냈다. 시청자들은 다소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앞서 닥터X는 수술 장면에서 의학적 고증이 맞지 않는다며 일부 의사들에게 지적받았다. 처음부터 '뇌체인지'라는 SF를 내건 닥터신과 달리 원작인 일본 드라마 닥터X는 의학 드라마로서 어떻게든 특수 환자를 살리는 다이몬 미치코의 모습을 보여준다. 시청자들이 기대한 것도 이러한 의학 드라마로서의 면모일 테다.
지난 6회부터 방영된 에피소드는 형을 잃고 트라우마에 빠진 오상범(하성광 役)의 이야기였다. 오상범은 5·18 운동 당시 자신을 온몸으로 막아 지켜주며 총상을 당한 친형을 그리워하며 환각 증세에 시달렸다. 무려 46년간 고통에 시달리던 오상범은 5·18 운동에서 미성년자를 비롯한 민간인들이 피해를 입은 것을 입증하고자 머리에 박힌 총알을 꺼내려 했다.
그러나 계수정(김지원 役)이 단호하게 수술이 끝나면 친형이 보이는 환각 증세가 사라질 것이라 말하자 오상범은 자해행위나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는 불안 증세를 보였다. 7회에서 계수정은 이 총알을 꺼내려는 수술을 수락한 이유도 일종의 자해로 봤다. "도대체 어떻게 하면 수술을 하겠다고 할까" 생각했다며 "죽으려고 사는 이 사람을, 어떻게 하면 데려갈 수 있을까? 실패할 수술에 내 손으로 끝낼 수 없는 삶을 누군가를 대신해 살고 있는 삶을 던지신 걸 알고 있다"라며 오상범에게 삶을 포기하지 말라고 설득해 나갔다.
의사들은 오상범을 찾으러 광주로도 가고, 계수정은 연극을 전공했었다는 김성진(허준석 役)을 불러 오상범 앞에서 46년 전 5·18 운동에서 헬기 사격이 일어났던 현장을 재현했다. 김성진은 새벽 4시 사격 현장에 12살의 상범, 20살의 형 승범, 식당 사장과 형제의 삼촌, 그리고 승범의 야학 동기가 있었다며 어린 오상범을 구하기 위해 친형 승범 뿐만이 아니라 모든 이들이 몸으로 막아줬다고 추측했다.
계수정은 오상범의 수술을 재차 설득하기 위해 "병원에 계실 때 계속 무겁다고 했었는데, '어쩌면 어린아이의 몸에 형의 무게만 실린 게 아닐 수 있겠구나...' 알고 계셨어요?"라고 물었다. 이어 수술에 대해 "기필코 성공할 거다"라며 "살아 있을 가능성에서 도망치게 둘 수 없다"라고 했다.
그러나 수술 결과 머리에선 총알이 아니라 뼛조각이 나왔다. 계수정은 총알이 박혔다는 전제하에 병원으로부터 수술을 동의받았기 때문에 뼛조각을 숨기고 '총알'을 제거한 것처럼 행동했다.
부승권 병원장은 "계 선생이 한 거짓말 곧 다들 알게 될 겁니다"라고 경고했지만 계수정은 "세상을 움직이는 데에는 관심도 없다"며 "저는 네도 아니고 아니요도 아니고 그냥 왜라고 말할 뿐"이라 말했다.
해당 뼛조각은 친형 승범의 뼛조각이 오상범의 머리뼈에 박혔던 것으로, 지금까지 상범의 눈앞에 있던 환영들도 전부 "그동안 머리에 있던 건 형님이었다"며 유독 승범의 모습만 기억했던 이유도 뼛조각과 관련이 있다고 암시했다.
극 중 뉴스에선 "항쟁 마지막 날, 헬기 사격을 받았다는 증언이 있는 광일빌딩 8층 한 공간에서 수백 발의 총알구멍이 발견됐다"라며 "5·18 진상규명위원회에서 탄흔과 당시 계엄군 작전 일지를 대조하는 조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는 말이 흘러나왔다.
계수정은 박태경(김우석 役)에게 빈 검체 용기를 던지며 병원 사람들을 따돌린 뒤 숨겨둔 뼛조각을 조원진(이진희 役)에게 넘겨 장희숙(이정은 役)이 보관하게 되었다. 이 '비밀'이 부승관 원장이 쥔 계수정의 약점이 되면서 앞으로의 전개에도 만만치 않은 파장을 낳을 전망이다.
한겨레 서정민 기자는 드라마 전개에 대해 불편하다는 시청자들에게 "그 저의는 5·18의 배경에 북한이 있다는 둥, 시민들이 먼저 군인들을 공격했다는 둥의 거짓된 주장을 펼쳐 사람들을 헷갈리게 하고, 진실을 환기하는 창작자들을 겁박해 재갈을 물리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오늘자 포털사이트 댓글엔 자신을 의사라고 지칭하는 한 누리꾼이 "의사들을 수술도 안 하고 한 환자 잡으러 전국을 돌아다니는 한가한 집단"으로 묘사했다고 지적했고, 다른 시청자 역시 "두 회나 끈 사건의 결말이 결국 혼령이었냐"고 지적했고 "왜 환자의 사정을 두 회차 넘게 봐야 하는지 모르겠다"라는 반응을 내놓았다.
원작에서는 환자를 그저 '돈'이 되는 상대로 묘사된다. 또 한 환자의 이야기는 한 회 내에 마무리짓고, 미치코가 환자를 어떻게 살리느냐에 에피소드를 집중했다. 병원의 비리와 부조리에 맞서는 것도 잊지 않았다. 한국의 닥터X는 과연 어디로 갈지 시청자들의 이목이 쏠린다.
다니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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